휴가

올해도 중3 지관이와 함께 둘이서만 휴가여행을 떠납니다. 고2인 재관이와 김여사한테 매우 미안하지만 어쩔수 없네요.

작년에는 제주도 자전거 여행을 했는데 여행을 다녀오니 너무 럭셔리했다는 자체평가가 우세하여 올해는 좀 더 저렴하고 웬만해서는 부러워하기 힘든 여행을 하기로 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속초(1박, 지관이 친구집, 숙식과 식사 1끼 해결^^) - 울진근처(2박) - 부산(3박) - 청주(4박, 지관이 친구집) - 서울로 돌아오는 한반도 한바퀴가 아닌 반바퀴 코스로 정했습니다. 처음에는 7박 8일로 더 길게 돌아볼까 했는데 학원을 내내 빠질수 없다는 태클이 들어와서 월요일 출발, 금요일 도착하는 스케줄로 바꿨습니다. 여유가 있으면 중간에 비키니가 많은 해수욕장에서 느긋하게 놀다올 수도 있겠지만 이번에는 짬이 별로 없어서 대충 구경밖에 못하겠습니다.


전체 거리가 1000km고 하루에 200km씩 이동. 시간당 20-25km로 달리면 하루에 8시간 - 10시간이면 충분히 가능하겠네요. 남자둘이서 심심한데 뭐하겠어요. 낮에는 열심히 잔차타고 중간에 해수욕장 지나면 몸좀 식히고 저녁에는 영어 단어 외우고....^^


조심해서 건강하게 다녀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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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투 런, Born to run

이야기의 시작은 슬프게도 한번 걸리면 진짜 고치기 힘들다는 '족저근막염'에서 시작됩니다. 구조가 아름답다고 감탄한 사람이 다빈치였던가요? 사람의 발은 아치 구조로 이루어있고 아치에 탄력을 주는 힘줄이 발뒤꿈치와 발바닥을 연결시켜주는 족저근막입니다. 하지만 여기에 한번 통증이 시작되면 정말 잘 낫지 않고 오래간다고 합니다.(저는 안결려봐서 잘 모르겠는데 최근 이걸로 고생하고 있는 김여사를 보니 참 아파하더군요.)

종군기자로 온 세상을 돌아다니며 취재를 하던 저자는 달리기를 시작하면서 각종 부상에 시달리게 됩니다. 그러던 차에 취재를 하다가 우연히 험준한 협곡에 숨어살면서 일생을 달리면서 살아가는 타라우마라(Tarahumara)족의 기사를 읽게되고 그들과 소통이 가능한 블랑코라는 사내를 만나면서 달리기에 대한 비밀에 접근해 가기 시작합니다.

그 비밀은 거칠고 황량한 코퍼 캐니언을 샌들하나 신고 거침없이 달리는 투라우마라 부족은 다리부상에 시달리지 않지만 각종 첨단 운동화로 무장한 현대인들은 오히려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는 아이러니입니다. 운동화가 비쌀수록 더 많이 부상에 시달리고 맨발에 가까운 신발이 오히려 발을 보호한다는 사실. 더군다나 나이키는 이 사실을 알고 있었고 가능하면 부상을 막아준다는 포장을 위해 노력을 끊임없이 해서 각종 기능을 추가하는 새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합니다.

여기까지면 몇년전에 화제가 되었던 독일 장관 요쉬카 피셔의 '나는 달린다'부터 시작하여 최근의 마라톤 열풍에 기대는 또하나의 책에다가 다국적기업의 비밀을 폭로하는 것을 덧붙이는 것으로 끝났겠지만 이책의 미덕은 거기서 끝나지 않고 문명세계의 울트라 마라톤 주자들과 원시세계의 타라우마라족의 달리기 경기를 생생하게 보여주며 인간 진화의 최근 학설까지 동원하여 인간이 왜 달려야만 하는가? 달리기에 얼마나 잘 진화되었는가? 달리기를 그만두었기 때문에 폭력, 비만, 질병, 우울, 끝없는 욕망 등 인간의 모든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합니다.

인간의 외모 - 털없는 원숭이 -는 친척 유인원들과 98%의 유전자를 공유함에도 아주 많이 다른데 그중 설명하기 힘는 난제가 털가죽을 포기하고 전신에서 땀을 흘리는 땀샘을 보유하게 된 이유입니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인간은 도구의 발달에 의해 사냥을 하게 된것이 아니고 달리는 능력을 진화시켜 사냥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초식동물을 지칠때까지 추적하여 열사병으로 쓰러지게 하는 방식으로 사냥을 하게 되었다는 것인데 이런 장거리 달리기의 능력은 아킬레스건(다른 영장류는 없다고 합니다)과 땀을 통한 효율적인 체온조절 기능때문에 가능하다는 설명입니다. 실제 이 학설을 발표한 연구자가 아프리카의 부시맨(쿵족)의 도움으로 실연해 보았다고 하네요. 즉 인간을 유인원이 아닌 인간이게 하는 중요한 이유가 '달리기'라는 주장이지요. 현생인류인 호모 사피엔스가 훨씬 더 건장하고 근육질인 네안데탈인을 멸종으로 이끈 이유도 달리는 능력 때문이라고 합니다. 또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마라톤 주자들은 19세부터 매년 점점 빨라지기 시작해서 27세에 정점에 이른 뒤 천천히 쇠퇴하는데, 이들이 다시 19세와 같은 속도로 달리는 나이가 놀랍게도 64세라고 합니다.

"우리는 늙어서 달리기를 그만두는 것이 아니라, 달리기를 그만두기 때문에 늙는다!"

제가 자출 하면서 3-4년 정도의 짧은 라이더 경력을 통해 얻은 달리기에 대한 몇가지 선입견은 1. 달리기는 참 힘들다.(그쵸?) 2. 저렇게 달리면 분명히 관절염 생긴다. 3. 달리기는 잠시도 쉬지 못한다.(심지어 내리막에서도^^)  4. 달리기는 물도 맘대로 마시기 힘들다.(자전거는 배낭을 안매도 기본 물통 2개 1.5리터의 물을 장착할 수 있습니다)   였습니다. 그래서 달리기에 심정적으로 동의는 하면서도 실행에 옮기는 것에는 거의 관심이 없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인간을 인간이게 만든 이유가 달리기라면 한번 달려보고 싶다는 생각 불현듯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엇그제 점심시간에 잠깐 시험삼아 뛰어봤더니 40분 정도 거리 5km 남짓인데도 불구하고 놀랍게도 매일 4시간씩 안장에 앉아있어도 생기지 않던 근육통이 그정도 자극에 엄청난 근육통이 생겼습니다. 계단을 오르내리기 힘들 정도군요. 정말 오랜만에 겪는 기분 좋은 근육통....^^  이래서 몸이나 정신이나 익숙하지 않은 자극을 주는 것이 중요한가 봅니다.

네 그래요. 이런 사유로 마라톤 풀코스에 나가기로 했습니다. 10월 10일 강화도 해안도로에서 열리는 마라톤 대회에 참가 신청을 냈고 일단 목표는 거창해야 하니까 1. 서브쓰리  2. 네시간 이내  3. 좀 비겁하지만 6시간 이내에 들어가 회수차량에 실리지 않는것으로 정했습니다.^^ 거의 매일 자출하니까 따로 달리는 시간을 내기는 힘들어서 오늘처럼 비가 내려서 자전거를 타지 못하는 날이 집중적으로 연습하기 좋은 날이군요.

"사랑하는 능력과 달리는 능력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다는 생각이 비질의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원리는 명백하다. 이 둘은 욕망을 따르려는 마음을 완화시켜주고, 원하는 것을 한쪽에 밀어놓고 가진 것에 감사하고 인내하고 용서하고 너그러운 사람이 되도록 해준다. 사랑과 속도는 대부분 공생관계에 있으며 우리의 DNA 가닥들만큼이나 서로 닮았다. 우리는 사랑 없이 살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또한 달리기 없이는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이 두 가지 중 한 가지를 통달하게 되면 다른 쪽도 통달하게 된다고 해서 놀랄 일은 아니다."
- '본 투 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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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6월 결산 - 달려라 자전거









@ 총 자출 거리 : 1224km
@ 마일리지 1km당 200원씩 적립해서 24만 4800원이 적립되었습니다.
@제가 3개월간 합한 거리가 3517km로 제가 잔차로 달리는 1km당 17원씩 도와주시기로한 '엽기레고'님은 3517km * 17 = 5만 9789원
@ 15원씩 도와주시기로한 '앤디'님은 3517*15 = 5만 2755원 씩이되었습니다.
제가 쪽지로 살포시 계좌번호 보내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고래가 그랬어"에는 모두 합해 35만 7344원을 기부했습니다.
( http://www.goraeya.co.kr/new3/)


지난 달에 드디어 차를 팔았습니다. 김포살다가 목동으로 이사를 가면서 제가 출퇴근에 쓰는 차 말고 집근처에서 아이들이나 살림살이용으로 쓰는 차를 한대 더 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승용차를 두대씩이나 가지고 있다는 건 참으로 놀랍고도 부끄러운일이었는데 자전거로 출퇴근을 한다고 해도 가끔씩 날씨가 나쁘거나 몸이 안좋거나 하면 차를 가지고 다녔기에 두대가 있어야되겠더군요. 그러다가 제가 1년전에 풀타임 자출을 결심하고 나서 김여사한테 차를 한대 팔자고 했더니 그랬다가 다시 자출못하겠다고 하면서 또 새차 사달라고 그러면 어떻하냐며 일단 일년간 실천하면 그러겠다고 하더군요. 뭐 그동안 제가 저질러 온 일들을 보면 당연한 반응이었습니다.^^ 

작년 5월부터 12개월간 자전거로 9200km를 자출했고 (아쉽게도 1만km는 달성하지 못했군요) 나머지 9000km는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했습니다. 단 하루도 승용차를 가지고 다니지 않았습니다. 대단한 자랑거리는 아니지만 중년남자에게 중형자동차는 이동 수단 말고도 많은 역할을 하기에(뭘까요?^^) 그래도 상당히 기특한 결심입니다.

제가 목동에서 강화까지 자출을 한다고 이야기 하면 대부분의 반응은, 1. 얼마나 걸려요?  2. 설마 매일?  3. 그러고도 업무가 가능합니까?  4. 위험하지 않아요?  5. 하루 4시간 자전거 타기는 운동과다 아닙니까?   6. 그렇게 운동하는 데도 아직도 배가.....OTL  등등이 대부분의 반응입니다. 물론 대놓고 말은 못하지만 (미친거 아냐?) (뭔가 애정결핍이 심하군!) 뭐 이런 반응도 있겠지요.

사람의 몸은 정말 천차만별이어서 배가 만삭으로 나와있고 운동이라고는 숨쉬기 밖에 안하는데도 당뇨와 무관하게 살고 있는 분이 있는가하면(물론 그런 사람은 대사질환에 아주 취약합니다.) 엄청나게 몸관리, 식사관리를 하는데도 병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분들도 계시지요. 하지만 어쨌든 내가 물려받은 유전자는 어쩔수 없는 나를 한정하는 둘레이고 취약한 울타리가 있다면 잘 보듬고 어르면서 주어진 삶을 살아갈 수 밖에 없습니다. 그 무엇보다 제일 중요한 것은 모든 것이 시작되고 끝이 나는 '몸'이니까요.

그런면에서 저는 별로 좋은 유전자는 아니었습니다. 20대에는 64kg정도의 몸무게가 거의 변하지 않았으나 팔다리가 가늘고 근육량이 적은 몸이었고 결혼하고 중년이 되면서 체중이 10kg 정도 불어나 팔다리 가늘고 배만 멜롱 나오는 '이티형 또는 올챙이형' 체형이 되었습니다. 그랬더니 최근 검진결과에서 공복혈당이 98(100이하가 정상이고 낮을 수록 좋습니다.) 정도 나오고 콜레스테롤은 220(200이하가 좋습니다), 3개월간 혈당의 평균치를 나타내는 당화혈색소가 5.9였습니다.(6.0이하가 정상이고 낮을수록 좋습니다)  이게 자전거를 3000km타서 겨우내 불은 체중을 4kg 감량하고 나서의 결과이니 아직도 멀었다는 겁니다. ㅠ.ㅠ  만약 제가 운동을 안해서 뱃살이 계속 늘어난상태를 방치했다면 몇년내에 당뇨약, 콜레스테롤약을 먹게 되겠지요. 그래서 제 운동목표는 4kg을 더 감량해서 66kg에서 유지하는게 되겠습니다.

위 질문에 대답을 해보면
1. 편도 46km를 1시간 40분 정도에 달리고 하루에 3시간 30분 정도 안장위에 있으며 자동차로 출퇴근 하는 거에 비하면 30분 정도 더 시간을 소모합니다.
2. 자전거이기 때문에 매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대부분의 에너지를 출퇴근에 쏟아야합니다.
3. 처음에는 다리가 후둘거리지만 다 적응됩니다.
4. 일반도로 주행은 위험할수 있습니다. 조심하고 또 조심하고 운전자의 호의에 기대야합니다.
5. 4시간 타고도 뱃살이 남아있으니 아직도 먹는양이 소모량보다 많다는 거죠. 지나치게 많이 먹고 살고 있다는 거에 반성합니다.
6. 그러게 말입니다. ㅠ.ㅠ

자! 결론은 도대체 왜 그렇게 (미친듯이) 운동하느냐? 라는 질문에 대답은 1. (가지고 있는 자산중 제일로 소중한 자산인 몸을 유지해서) 잘 살기위해서  2. 즐거우니까   3. 약간은 잘난척 할 수 있느니까    정도가 되겠습니다.^^

다음에는 '하버드 의대가 당신의 식탁을 책임진다(원제 : Eat Drink and Be Healthy)'라는 책을 기초로 어떻게 먹고 마시고 운동은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아보는 기회를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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