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자들의 향연

요리에 대해서 전혀 관심없이 해주는 음식만 낼름널름 받아 먹기만 하다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겁도 없이 한번 배워보겠다고 나서서 백화점 문화센터 요리강좌를 듣기 시작한지 3달이 지났습니다. 10회의 강좌중에 배운 요리가 한번에 두개씩 20가지에다가 올리브 TV나 푸드채널을 보고 배우고, 각종 요리책을 섭렵하면서 배운 요리까지 더하면 거의 서른가지쯤 배웠네요. 몇가지 인기있는 요리는 여러번 복습을 해서(유채나물과 앤쵸비를 넣은 스파게티, 헝가리안 굴라쉬, 봉골레 스파게티, 강황-사과 돼지고기 구이, 게살-새우 그라탕) 레시피를 안보고도 만들수 있게 되었답니다. 어찌나 스스로도 기특한지 모르겠어요.

처음에는 같이 강습하는 삼십여명의 주부들의 눈초리가 괜시리 집중되는 거 같아서 조금 어색했지만 이제는 거의 아줌마가 되어 어디서 장보는지 어디가 싸게 팔고 어디에 가면 구하기 힘든 재료를 구할 수 있는지 수다를 편하게 떨게 되었습니다. 입맛 까다로운 남편이나 자식들 흉도 함께 보구요.^^

일단 한번 빠져들면 엄청나게 집중하는 버릇은 여전해서 당직날 병원직원들 저녁식사도 몇번 만들어주고 작은 아이 생일상도 차려주고 처가식구들 모두 모아놓고 음식 대접도 했고 '고래가 그랬어' 사무실 직원들을 위해 요리하러 가기고 했고 사진모임에 요리사를 자청해서 서른명의 손님들을 부르스타 두개로 간단한 토마토-새우 푸실리를 요리해보기도 했습니다. 해보니 요리라는 건 참으로 힘들고(심지어는 의사일보다 힘들어요^^) 많이 에로틱하고(오죽하면 춘향전에도 사랑가에 먹고 먹여주는 대목이 많아요) 더군다나 아름다운 일이더군요. 사랑하는 이들의 입속으로 내가 만든 음식이 맛나게 들어가는 모습이라니!!!! 모든 생명체는 먹이활동이 젤로 중요하니까요.

요리의 시작은 일단 칼을 들고 칼질을 시작하는거라 참 재미있는 감각의 축복이더군요. 사각사각, 통통통, 탕탕탕, 또각또각, 착착착.... 도마소리 경쾌하고 냄새는 또 얼마나 유혹적인지. 손끝으로는 날카로운 칼날이 살과 살 사이를 저미고 뼈와 살을 떼어내고 세포벽을 깨뜨리면 안에 들어있던 각종 알칼로이드 등등의 분자가 확산되고 그 분자들이 공기분자와 이리저리 부딪히며 브라운 운동을 하다가 코의 후각세포 수용기에 결합하고 이 자극이 역치를 넘어서면 신경세포막 사이에 이온들이 넘어들어오면서 활성전위가 발생, 결국 냄새로 연결되는 이 감각의 잔치...... 정말 분자들의 향연입니다.

그동안 잠깐 어깨너머로 배운 나름대로의 팁을 몇가지 알려드릴께요.


1. 이태리 요리는 대부분 양파와 마늘을 다지는 걸로 시작합니다. 칼질이 미숙하다보니 속도도 느리고 고르고 잘게 다져지지도 않을 뿐더러 가끔은 손가락을 자를뻔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어찌나 눈물이 펑펑나는지 엄청 맵더군요. 처음에는 어떻하면 눈물이 나지 않을까 고민하기도 했지만(누가 알려준 방법은 파를 입에 물고 양파를 자르라고 하던데 이건 뭐 말도 안되고, 차라리 얼음물에 양파를 담그라는 건 좀 이해가 됩니다. 최선은 방독면이나 물안경을 쓰고 하라는 거군요.^^) 이제는 그냥 펑펑 눈물을 흘려버립니다. 중년남자가 남들이 있는 곳에서 울기는 정말 어려운 일인데 아주 편하게 울수 있으니 좋군요. 다질때 제일 향이 좋은 건 샐러리, 당근이고 파슬리, 로즈마리, 타임, 오레가노, 넛맥, 후추, 케이퍼, 올리브 등등등 어찌나 향이 좋은게 많은지 참 재미납니다. 피망은 생긴게 오묘해서 비슷한 크기로 자르려면 약간의 창의력이 필요합니다. 양파는 어떤 요리를 하느냐에 따라 굵게 다지기도 하고 - 이를 테면 서양 육계장이라고 할 수 있는 '굴라쉬', 아주 잘게 다지기도 하는데 - 라자냐에 들어가는 볼로네제 소스등에 들어갈때는 잘게 다져야 소스에 잘 어울리겠지요.

2. 알 덴테 : 파스타는 듀럼밀이라는 노리끼리한 경질밀로 만드는데 예전에는 이태리 사람들도 다들 푹 삶아서 먹었답니다. 그런데 백년전쯤에 어떤 미식가가 살짝 덜 익혀서 이빨에 씹히도록(이게 알 덴테) 먹으니 더 맛있다는 걸 소문내서 이제는 알 덴테가 아니면 아주 촌스런 게 되었습니다. 물론 불어터진 라면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꼬들꼬들한 면발을 사랑하는 사람도 있으니 기호의 문제이기는 하지만 요리사의 입장에서는 이 알 덴테가 참 오묘하게 어렵습니다. 면발을 잘라서 가운데 바늘만큼 심이 있으면 되다는 말도 있고 (하지만 노안이 와서 안보입니다. 젠장!) 심지어 벽에 던져본다는 황당한 말도 있던데(그건 누가 치우냐?) 나중에 소스에 면을 넣고 익힐 때 살짝 더 익기 때문에 매번 시계를 보면서 일정한 시간에 꺼내는 게 요령일 거 같습니다. 하지만 맨날 스파게티만 먹는 건 아닐거고 링귀네나 텔리아텔레, 푸실리 등등은 어쩔건가하는 맘도 있네요.^^ 뭐 일단은 설명서에 써 있는데로 해보는게 좋겠습니다. 잊지 말아야할 것은 파스타 삶는 물에 소금을 꼭 넣어야한다는 건데 물 1리터당 10그램이 적당하다고 합니다. 파스타에 간도 되고 소금이 끓는 점을 높여서 더 잘 익히다는 설명이 있습니다.

3. 간하기 : 요리를 처음하는 사람이나 숙련자나 간하기가 정말 어렵게지요? 간만 잘 맞으면 반은 성공이니까요. 제가 배운 요령은 소금간은 한방에 끝내려고 하면 안되고 중간에 조금씩 간을 보면서 요리를 하다가 맨 마지막에 음식을 내기 전에 마지막으로 간을 보고 내보내면 실패가 적습니다. 버섯이 들어가면 버섯을 볶을 때 살짝 간을 하고 소스에도 살짝 간을 하고 파스타에도 간이 되어 있으니 전체적으로 맛이 어우러 지겠죠. 소금은 이것저것 비싼 소금도 많고(프랑스 게랑드 소금인가 하는 건 정말 눈나오게 비싸더라구요) 다양한게 많지만 저는 기본적인 간보기용은 토판염(염전에서 바닥을 전통적인 방식은 흙을 다져서 만든 바닥에서 만든 소금, 요새 대개는 장판같은 걸 깔아둔다고 합니다.)을 쓰는데 천일염은 입자가 굵어서 간보기 용으로 쓰기위해 미리 절구에 곱게 갈아둡니다.

4. 봉골레 : 해감이 잘 되어있는 바지락이나 모시조개를 구하는 게 제일 중요한데 싱싱한 조개를 골고루 살짝 익힐수 있는냐에 거의 모든 결과가 좌우되더군요. 팬 위에서 조개를 뒤집는 기술이 필요합니다.(드라마 파스타에서 공효진에 동전으로 연습하는 장면^^)

5. 소스에 들어가는 밀가루는 박력분 : 버터를 녹이고 밀가루를 넣어 볶는 방법이 나오는데(베사멜 소스) 꼭 글루텐이 적은 박력분을 써야 잘 됩니다. 레시피에는 버터와 밀가루를 같은 무게를 넣으면 된다고 나오지만 저울이 없는 관계로 버터를 먼저 녹이고 밀가루를 조금씩 넣으면서 잘 섞어주면 됩니다. 이때 계란 거품기로 섞어주면 좋아요.

6. 올리브유하고 마늘만 넣고 만드는 '스파게티 알 알리오 올리오'는 얇게 썬 마늘을 노릇하게 잘 볶는 게 중요합니다. 갈색이 나기 바로 직전(이게 뭐람!)에 불을 끄고 팬을 내려야 성공합니다. 불을 꺼도 빨리 안건져 놓으면 계속 익어서 타버립니다.

7. 버섯 볶는 법 : 버섯은 물에 씻고 바로 건져놔야 물을 적게 흡수합니다. 한참 물속에 놔두면 볶을때 물이 한도끝도 없이 나와요. 그리고 가능한 센불에 볶지 않으면 기름을 몽땅 흡수하기만 하고 물이 계속 나와서 노릇하게 볶아지지 않습니다.

8. 오븐에 생선을 구을 때 잘 익었는지 확인하려면 생선의 제일 두꺼운 부분을 젖가락으로 찔러서 맑은 물이 나오고 부드럽게 들어가면 잘 익은겁니다.

9. 라자냐(판떼기처럼 넓은 파스파)를 삶을 때는 너무 여러개를 한꺼번에 넣으면 저어줘도 밑에 깔린 게 붙어버려 찢어지게 됩니다. 귀찮아도 10개 이하씩만 삶는게 좋고 건져서 찬물에 씻고 깨끗한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 놓는게 좋습니다.

10. 파파론치노 (맵고 작은 고추)는 맵고 단맛이 적어서 자주 쓰이는 재료인데 매운 걸 좋아해서 매번 양조절에 실패하곤 합니다.^^ 고추수는 N인분 -1 로 하는 게 실패가 적습니다.

11. 홍합이나 조개로 요리할때 (홍합찜이나 봉골레 파스타) : 의외로 짠물이 많이 나와서 간 맞추기에 실패할 가능성이 많으니 조개에서 나온 국물을 따라내고 소스와 섞으면서 농도와 간을 맞추는게 좋습니다. 그래야 맨 나중에 소스농도와 간을 맞추기 좋더군요. 처음부터 모두 넣으면 물이 너무 많이 나와서 한강이 되거나 너무 짜게됩니다.

12. 와인 비네거는 그냥 와인 식초(레드 와인 비네거와 화이트 와인 비네거가 있음)고 발사믹 비네거는 이태리북부에서 특별히 양조한 향이 강한 와인 식초입니다. - 발사믹이 더 비싸지만 용도가 틀립니다. 발사믹은 주로 샐러드 드레싱용으로 씁니다. 시실리섬의 채소요리인 카포나타 레시피에는 발사믹이 아닌 와인 비네거를 넣으라고 되어있습니다.

13. 리조또 (이태리 쌀 요리) : 사랑과 정성이 없으면 거의 불가능한 요리더군요. 씻은 생쌀(미리 불려두는게 좋습니다)을 볶으면서 미리 덮혀놓은 육수를 조금씩 넣으면서 계속 저어줘야하는데 아주 힘들어요. 현미로는 하지 마세요.^^

14. 쭈꾸미, 오징어 등 해물은 살짝 익히는 게 중요한데 여러번 볶게 되므로 처음부터 충분히 볶아버리면 아주 질겨집니다.

15. 오븐 : 전기 오븐 또는 가스 오븐이 있으면 요리를 하는 사람도 미리 그라탕이나 라자냐같은 오븐음식을 넣어놓고 함께 식사를 즐길 수 있어서 좋습니다. 요리를 하기 전까지는 음식하는 사람의 이런 애로사항을 전혀 몰랐습니다.

16. 설겆이 : 미리 씽크대를 비누로 닦은 다음 설겆이를 시작하고 그릇말리는 개수대를 미리 정리해서 비워놓고 시작하는게 일을 빨리 끝낼수 있습니다. - 당연한 건데 ....^^

17. 식용유 : 옥수수와 콩기름이 너무나 널리 쓰이기 시작하면서 오메가-3와 오메가-6의 균형이 심각하게 무너져 있습니다. 가능하시다면 오메가-3가 풍부한 들기름, 올리브유, 카놀라유, 아마씨유, 호도씨유를 많이 드시는게 좋습니다.


About this entry


이태리 요리 도전기

그동안 요리라고는 전혀 관심도 없었고 라면이나 겨우 끓이던 아저씨(대한민국 중년남을 칭하는 참 편한 용어였는데 원빈때문에 좀 껄끄럽군요^^)가 어느날 뜻한 바가 있어 요리를 배우기로 결심했습니다. 모든 행동에는 이유가 있을터이니 아무생각없이 저지른 건 아닙니다.


최근 여러가지 상황에 견디지 못하고 몇주전에 결심하기를,
1. 채식주의 : 여기서 채식에 주의를 붙이는 것이 적당한 말인지에 대해서는 말이 길기 때문에 맘에 안들어도 일단 채식주의라 하지요. 고기를 엄청 좋아하는 제가 왜 이런 결정을 했는 지에 대해서는 다음에 글을 따로 써보겠습니다.
2. 한 달에 한번씩 금식 : 마지막주 토요일 저녁부터 월요일 아침까지 5끼
3. 먹는 것의 소중함을 체감하기위해 요리배우기

이렇게 세가지를 실행에 옮겨보기로 정했습니다. 처음에는 일단 한번 해보지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막상 해보니 쉽지 않네요. 채식과 단식은 나중에 쓰기로 하고 우선 재미난 요리강습이야기입니다.
칼질을 못하는 저로서는 우리음식은 아무래도 너무나 험한 길일 것이라 제일 처음으로 제외했고 몇가지 생각해보니 이태리음식 말고는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흰밀가루, 흰쌀 같은 도정한 곡물을 먹지 말자는 생각이고 게다가 수입한 밀가루로 만든 파스타국수를 좋아하지 않지만 자전거와 달리기를 하면서 즐겨먹었기 때문에 그나마 차선책이었습니다. 짧은 생각에는 무엇보다 쉽게 배우고 칼질 많이 안하고 아이들한테 생색내기 좋고....^^   마침 현대백화점에서 주부들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센터 팜플렛을 보니 '박주희의 웰빙 이탈리아 요리'라는 코너가 이번에 개강이었습니다. 서른명의 주부와 함께 강의를 들어야 한다는 부담이 좀 있었지만 일단 지르고 말았습니다.
지난주 금요일 오전 10시, 떨리는 마음으로 강의실에 들어가니 순식간에 꽂히는 60개의 눈빛!  자리에 주섬주섬 앉고 보니 저는 앞치마도 안가지고 왔더군요. 한조에 6명씩 앉아서 일단 선생님의 강의를 듣고나서  조별 실습에 들어갔습니다.


박주희선생님과 그녀의 조수, 위쪽에 거울이 있어서 어떻게 하는지 볼 수 있게 되어있더군요.



실습을 하는 조원들. 강의를 들을 때는 쉽게 할 수 있을줄 알았는데 경험있는 주부들도 막상 실습에 들어가니 레시피에서 눈을 떼지 못합니다.^^


첫번째 요리는 유채, 앤쵸비 소스의 스파게티(Spaghetti Con Cime Di Stupro E Gamberi)




두번째 요리는 쇠고기 루꼴라, 버섯, 발사믹 소테(Straccetti Di Manzo Con Ruccola)




이렇게 두가지를 만들어서 각자 조별로 테이블에서 시식을 하고 설겆이를 하는 걸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저는 잘 먹고(채식주의를 하느라 두번째 요리는 구경만) 남는 게 힘이라 설겆이를 자청해서 점수들 좀 땄습니다.

강의가 끝나고 나서 바로 백화점으로 가서 재료를 구입했습니다. 저녁에 식구들에게 아빠가 배운걸 실습하기로 약속했거든요. 집에 있는 건 올리브유, 파스타국수, 발사믹, 버터정도 밖에 없으니 이것저것 많이 필요하더군요.

쇼핑 목록은 : 유채나물 한봉지, 말린 홍고추, 케이준 스파이스(향신료), 화이트 와인 1병, 생크림 500cc 한통, 파슬리 가루, 엔쵸비 병조림, 쇠고기 600그램



말린 홍고추, 파슬리 가루(강의에서는 생파슬리를 썼는데 구하기 힘들어서), 엔쵸비




캘리포니아 와인인데 직원한테 요리에 쓸거라고 말해서 추천받았습니다. 14000원. 아주 괜찮은 선택이었습니다.
집에 오자마자 우선 유채나물을 다듬고 씻었습니다. 나물을 다듬기 전에 우선 나물을 데칠 물을 냄비에 올려놓으면 시간 절약이 됩니다. 나물 데친 물에 파스타를 삶을 예정이기 때문에 나물데칠 물에는 소금을 한숫가락 넣습니다. 그래야 간도 맞고 비등점이 높아져서 파스타도 잘 삶아 진다고 합니다.



새우를 다듬어서 3등분하고 케이준 스파이스를 뿌려 버무립니다.




팬에 올리브유를 넣고 새우를 살짝 볶은 후, 화이프 와인과 파슬리를 넣고 수분이 거의 없어질때까지 볶다가 생크림을 넣고 2분간 끓이면서 후추를 넣어줍니다. 맨 나중에 파스타에 올릴 거니까 따로 보관.


첫번째 요리의 꽤 중요한 등장인물인 앤쵸비 - 에스파냐바스크어로 건어물을 뜻하는 안초바(anchova)에서 온 말이다. 생선을 묽은 소금물로 씻어서 포화식염수에 7∼8시간 담근 후, 머리와 내장을 제거하고 소금을 뿌려서 무거운 것으로 누르고 뚜껑을 덮어서 수개월 동안 냉암소에 저장한다. 이 때 월계수나, 후추 ·정향 등의 향신료를 넣기도 한다. 다 익은 후에 꺼내어 배를 갈라 뼈를 제거하고 둘둘 말아서 병 같은 그릇에 꼭꼭 채우고 올리브유를 부어 꼭 싸매 둔다. 이대로 오르되브르(애피타이저)로 쓰기도 하며, 안초비소스도 만든다.  (출처 : 네이버 백과사전)

양파, 마늘을 다지고 말린 홍고추는 작게 자른후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양파가 투명해질 때까지 볶다가 앤쵸비를 넣고 1분 정도 더 볶습니다. 유채를 넣고 볶으면서 수분이 부족하면 육수를 넣어주거나 유채삶은 물을 넣어줍니다. 맨 나중에 소금, 후추로 간을 해야합니다.

유채를 볶으면서 파스타를 삶기 시작하는게 좋습니다. 유채 삶은 물에 7분간 파스타를 삶아줍니다. 1인분에 100g씩해서 400g을 삶아서 유채볶은 거하고 다시 볶아줍니다. 나중에 다시 파스타를 볶기 때문에 살짝 덜 익히는 게 요령입니다.


제일 처음에 만들어둔 새우를 다시 데워서 접시에 담은 파스타위에 올리고 파슬리 가루를 뿌려주면 완성.



두번째 요리인 쇠고기 요리. 설명하느라 따로 쓰지만 두가지가 동시에 나가야 하기 때문에 첫번째 요리와 동시에 진행합니다. 처음이라 머리가 핑핑 돌더군요.^^


먼저 쇠고기에 소금, 마늘, 후추, 올리브오일, 파인애플 주스를 넣어서 주물러 놓고 15분간 재워둡니다. (업계용어로 마리네이드 시킨다^^) - 유채나물 데칠때 같이 준비해둬야죠.


양송이버섯을 4등분해서 올리브유에 충분히 볶아둡니다.


팬에 고기를 넣고 갈색이 될때까지 볶다가 와인인을 넣고 밀가루를 입힌 버터를 넣어 와인이 반으로 졸면 미리 볶아둔 양송이 버섯, 발사믹 비네거와 꿀(!)을 넣습니다.  이때 와인의 향과 발사믹 비네거의 향이 아주 일품이었습니다.




밀가루를 입힌 버터 - 왜 밀가루를 입히는지는 까먹었네요.

접시에 야채(배울때는 '루꼴라'라고 하는 야채를 썼는데 이것도 구하기 어려워 대충 비슷한 걸로 대체)를 깔아놓고 그 위에 볶은 쇠고기를 올리면 완성입니다.


아이들에게 미리 식탁에 그릇을 세팅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진정한 이태리요리엔 피클따위는 없습니다.^^  대신 올리브와 앤쵸비를 반찬으로 준비.





과연 아이들의 평가는?



잠시뒤에 완판되었습니다.^^


첫 요리지만 극찬을 받았고 (워낙에 열흘 굶은 거지 수준의 위를 가지고 있는 청소년들이라 공신력은 좀 떨어집니다.^^) 요리하고 남은 와인을 홀짝 거리면서 식구들과 왕수다를 떨며 한끼의 식사를 마치니 너무나 뿌듯하고 행복했습니다.

이런 글을 쓰면 가뜩이나 바쁘고 지친 가장들에게 또 하나의 스트레스를 주는 것 갈아 참으로 미안하지만 우리에게 과연 소중한게 무엇인지, 먹는 것을 나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즐거운 일인지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결정적으로 요리를 할 줄알면 여자 꼬시는데 엄청난 이점이 있다고 들었는데 과연 그럴수 있을지 참으로 궁금합니다.^^

금요일 오전에 배우고 오후에 재료준비하고 저녁을 준비했고 반응이 너무 좋아 (아무래도 좀 수상하기는 하지만) 일요일 아침에도 혼자서 모든 요리를 준비해서 다시 한번 복습했습니다. 두번째는 레시피를 안보고 했더니 미묘하게 빼먹은 게 있더군요. (맨 마지막에 꿀을 넣거나 파슬리를 뿌리거나 하는 것들)
다음은 제가 좋아하는 봉골레 파스타네요.



About this entry


함민복 시인 결혼식 참관기




2011.3.5 오후 2시, 여의도사학연금회관 2층

결혼식에 좀 늦어서 신랑,신부 입장은 못봤고 하객들로 넘쳐나는 예식장에 들어섰을 때 성혼낭독을 하고 있었습니다. 곧이어 궁금하던 김훈선생의 주례사. 나즈막한 목소로리로 조근조근 말씀을 하셨는데 주례사 내내 하객들의 웃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먼저 신랑, 신부는 62년생 동갑으로 둘의 나이를 합하면 100살! 신부는 5남5녀의 막내, 함시인은 5남매의 막내, 신부의 어머니가 90세 호호 할머니셨고 주례가 몇년전 돌아가신 함시인의 어머니를 말씀하실때는 돌아가시기 며칠전 전주로 병문안가서 뵈었던 곱게 늙으신 함시인의 어머니(아들의 설렁탕 뚝배기에 국물을 더 부어 주시던)가 생각나 저까지 눈물이 났습니다. 돌아가시기 전에 함시인이 신부를 어머니께 인사시켜드렸더니 '참 이쁘다. 이쁘다'하시면서 '그대도 내 아들이 더 이쁘다'하셨다네요.

신부의 10남매는 음성의 모 국민학교 동창생인데 그 모든 형제의 학창생활을 알고 계시는 선생님이 아직도 고향에 계시고 형제 모두가 결혼식장에 왔는데 제일 큰 오빠(70세)만 건강이 나빠서 참석하지 못했다합니다.

2년전부터 함께 살고 있었는데 신부가 초지대교 건너편에서 인삼을 팔고 있다고 합니다.(제가 너무 무심했어요. 모르고 있었습니다)  함시인이 가끔 가게일을 도와주는데 6개월간 함시인이 딱 10만원의 매출을 올렸답니다.^^ (한명은 카드를 내밀었는데 함시인이 이러시면 서로 이윤이 박하니 현금을 달라고 했는데 그건 참 잘한 일이리라고 김훈선생이 칭찬해서 또 웃이 터졌어요.) 앞으로 열심히 고쳐보겠다고 주례한테 약속을 했다고 하는데 저도 가끔 가서 인삼좀 팔아줘야되겠네요. 시집 몇권 사서 돌려봐야 소금 한되박 인세밖에 안되니 이게 좀 낫군요.

식이 끝나면 둘이서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가는데 함시인은 비행기를 한번도 타보지 못해서(놀이동산 비행기도 타보지 못했다는....) 처음으로 설레고 있다고 해서 또 웃음^^

김훈선생은 이 결혼의 주례사를 하기위해서 양가의 가족을 만나보고 다니던 학교 선생님까지 만나보셨다봅니다. 조근조근 차분한 목소리의 주례사가 끝나고 두명의 축가가 있었습니다.

첫번째 가수는 젊은 여성이었는데 이름을 못들었네요. 기타를 치면서 '나는 사랑에 눈이 멀었어요. 눈이 멀고서야 비로소 당신이 제대로 보입니다'하는 가사가 참 아름다웠습니다. 두번째 축가는 안치환씨. 그때 함시인이 신부대신 부케를 들고 있는걸 지적하면서 참 신기하다고 해서 또 웃음바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부르는데 가사를 바꿔서 '민복이는 꽃보다 아름다워'로 불러서 미소짓게 했습니다.

시인의 결혼식이니 당연히 축시가 있었는데 이정록시인이 청첩장 3장을 잇대어 직접 시를 써서 액자에 넣어왔습니다.

마지막으로 강화군수님이 보내오신 축전까지 읽어주면서 또 웃음바다....
동영상은 아래 링크에서 보세요
결혼식후 독서클럽 회원들과 근처의 이태리 요리집으로 이동

낮술의 주인공 글렌모린지

창밖이 어둑해질때까지 수다수다 .....^^
참 오랜만에 아주 즐거운 결혼식에 다녀왔습니다.


About this entry



<< Previous : [1] :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32] : [33] : .. [103] : Next >>

Calendar

<<   2025/11   >>
S M T W T F S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H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