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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듯 어려운 듯 - 스파게티니 알리오 올리오

몇달전까지 이런 파스타가 있는 줄도 몰랐습니다.

동네 스파게티집 가면 크림소스나 토마토 소스 파스타에 피자를 먹는 게 제 이태리 음식 경험치였으니까요.

좀 특이하다고 하면 매드포갈릭에서 매운 홍합찜 정도?


그러다 공부 시작하면서 전혀 관심도 없던 드라마 파스타를 정주행 했고 거기서 공효진이 눈물 찔찔짜면서 만들던 알리오 올리오라는 걸 봤습니다.

워낙 단순한 요리라 뭐 별거 있겠나 싶었는데 막상 만들어 보니 재료가 너무 적어서 오히려 힘들더군요.

뭔가 강한 소스가 있으면 앞에서 좀 실수를 해도 막판 역전이 가능하겠는데... 이건 그럴수가 없어요.


이름처럼 스파게티니 - 스파게티보다 얇은 파스타, 강한 맛이 없는 소스에는 가는 파스타가 좋습니다. 보통 스파게티가 10분이상 삶는데 이건 4-5분

알리오 - 마늘

올리오 - 올리브유


이렇게 딱 세가지에 기호에 따라 페페론치노 라고 하는 매운 고추, 앤쵸비를 넣기도 합니다.


오리지날 알리오 올리오를 구경해보지 못했지만 상상컨데 마늘은 찧어서 올리브유에 향만 입히고 건져내 버리고 올리유만 있는 뻑뻑한 파스타일거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는 팍팍해서 먹기 힘들죠. 이태리 사람들은 항상 와인과 함께 식사를 하기 때문에 국물이 없어도 뻑뻑한 음식을 잘 먹는다고 합니다. 와인이 우리의 국 역할을 하는 거죠.


제가 배운 레시피는 상당히 한국화된 거라고 생각하는데(모든 전래음식은 결국 현지화가 되겠죠. 정도 차이겠지만) 마늘 듬뿍, 페페론치노 넣고, 닭육수나 파스타 삶은 물을 넣어서 살짝 자작하게 만듭니다.


오늘의 주인공 햇마늘. 제주도 대정마늘이 출연해 주었습니다. 마늘을 골고루 익히려면 고르게 저며야 하는데 칼질이 아직 많이 서투네요.

소금을 넣은 물에 스파게티니를 삶습니다. 시간이 얼마 안걸리니까 미리 마늘을 준비해 놓는게 좋습니다. 상당히 양이 많죠?
저희집에서는 500g이 4인분입니다. 장정이 둘이나 있어서.


팬에 올리브유를 넉넉하게 (2큰술)하게 두르고 약한 불에 마늘을 볶습니다. 노릇하게 볶아지면 건져서 키친타올에 기름을 제거, 말은 간단하지만 이게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일단 마늘을 고르게 저미고 볶다보면 마늘에서 진액이 나오면서 들러붙습니다. 제 경험으로는 젓가락을 사용하는 게 좋던데 결정적으로 젓가락질은 못배운 저로서는 ...^^;;;

남아있는 올리브유에 페페론치노를 1-2개 잘라넣고 1분정도 볶습니다. 너무 오래 볶으면 고추는 금방 타버립니다.
고추를 볶은 후 불을 끄고 삶은 스파게티니와 파스타 삶은 물을 부어줍니다.(불을 안끄고 넣으면 기름이 튀어요)
다시 팬에 불을 켜고 올리브유가 면에 잘 배도록 섞어준후 올리브유를 2-3 큰술 듬뚝 뿌려주고 미리 볶아논 마늘과 파슬리를 올리면 끝!

아주 간단하죠?
15분이내면 만들수 있어서 라면 수준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게 뭐가 맛나겠나 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이외로 중독성이 강해서 잘 질리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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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질^^



아빠!

벌써 아빠 생일이네

시간은 진짜 느린듯 빠른 것 같아

아빠!

내가 생각하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남자가 아빠라는 것을 아시나요?

내가 커서 아버지가 된다면

이만큼 할 수 있을까?

하지만, 장담컨데 고지식하고 제멋대로인 아버지가 되진 않을 것 같아.

아빠한테 수많은 가르침을 받았는데 그럴리가 있겠어.

친구들이 아빠 무진장 부러워하는 거 알지?

재관이 아빠하면 애들이 모두 쿨하고 세련된 아빠라고 모두 말해

하지만,

아빠가 그렇게 되기까지 아무 노력이 없던건 아니지

아빠의 그 쿤한 외면 안에는 수많은 노력이 있겠지?

그 노력이 있었기에 지금 더욱 빛나는 것도 사실이구

지금도, 요리를 배우며 열심히 하는 모습

진짜 멋있어

나도 노력다운 노력을 해서

아빠보다 멋진 아빠

아빠보다 멋진 남자

아빠보다 멋진 사람이 되고 싶어.



존경합니다.

사랑합니다.

아부지



2011. 6. 10 재관올림







아빠에게



편지 늦게 드린거 죄송해요.

다음부터는 생일 날 맞춰서 꼭 드릴께요.

이번에 사회 수행평가로 논술시험을 봤는데

생각하는 것은 많은 데 표현력이 부족하여 제대로

쓰지 못했어요. 방학 때 같이 글쓰기 연습해요.

아빠가 쓴 글을 보면 진짜 멋있고 저도 그렇게

되고 싶어요. 같이 책 읽고 그 책에 대해서

대화해 보고싶어요. 항상 듣기만 하니깐 아빠의

생각이 제 생각이 되는 기분이 들어요. 이제는

아빠의 생각이 아닌 저의생각으로 대화해보고

싶어요. 잘 하고 싶어하는 욕심이 너무 앞서서

조금만 하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럴 때

아빠가 잘 이끌어 주세요.?

사랑하는 아빠.

애정표현을 할 때 가슴은 No! No! No!

배만 만져요.

건장하고 여러가지 취미를 가지면서 멋있게 살아가는 아빠!

늙어서도 계속 그렇게 살아가셔야되요!

늦었지만 생신 축하드려요.


지관.




며칠전 생일에 고3, 고1인 두 아들녀석들에게 생일선물로 편지를 받았습니다.
어쨋거나 아이들한테 존경받고 사랑받는 아버지라는 거

그무엇보다 기분이 좋네요.
제가 이래서 세상에 부러운 사람이 한명도 없다는....^^

수메르의 영웅 길가메시가 불로초를 얻기위해 일생을 세상을 떠돌다 목적을 성취하지만 결국 신들에게 빼앗겨 버리고 말죠.

수천년전부터 인간은 이룰 수 없는 부질없는 거에 모든 걸 걸고 살았나 봅니다.



결국 길가메시 서사시에는 이렇게 기록됩니다.

길가메시여, 그대가 찾는 것은 결코 찾을 수 없으리라. 신들이 인간을 창조할 때 죽음을 인간의 숙명으로 안겨주고 영생의 삶을 거두었기 때문이오. 그대가 살아 있는 시간을 즐겁고 충만하게 보내오. 그대의 손을 잡는 어린아이를 사랑하오. 그대의 아내를 품에 안고 즐겁게 해주오. 기껏해야 이런 것들만이 인간이 해낼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오.

인간은 이렇게 읋으면서도 끊임없이 신의 자리를 탐냈다. 만족되지 않는 욕구의 좌절. 사랑만이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임을 알면서도 그러지 못했다. (강유원, 책과 세계)

부디 집에 가시거든 길가메시의 충고를 잊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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