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시니스트 The Machinist (2004)

감독
브래드 앤더슨 Brad Anderson

주연
크리스찬 베일....트레버 레스닉
Christian Bale....Trevor Reznik
제니퍼 제이슨 리....스티비
Jennifer Jason Leigh....Stevie
아이타나 산체스-지욘....마리
Aitana Sánchez-Gijón....Marie
존 섀리던....아이번
John Sharian....Ivan
마이클 아이언사이드....밀러
Michael Ironside....Miller
매튜 로메로 무어....니콜라스
Matthew Romero Moore....Nicholas











영화사상 최고 체중감량 기록을 세운 크리스찬 베일. (30킬로를 감량해서 185cm 55 Kg이었다고 합니다.) 정말 피하지방이라고는 전혀 없었습니다. 몸으로 말하는 배우라지만 영화를 위해 이토록 혹사해도 괜찮을지 모르겠습니다.(이상없을 리가 없겠죠?)

독신 기계공인 트레버는 일을 마치면 공항 라운지에 있는 커피숍에서 커피를 마시거나 유일한 안식처인 창녀 스티비의 품속을 찾아가는 것입니다. 트레버가 무슨 이유에선지 일년간이 잠을 못자게 되면서 주변에 이상일이 벌어지기 시작합니다. 일년씩이나 잠을 못자면 이처럼 바싹 마르는 건 당연할 거고 이제는 슬슬 자신에게만 나타는 인물이 생깁니다. 아이번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동료는 회사 기록에 전혀 남아 있지 않고 그에게 신경을 쓰다가 결국 동료가 팔이 잘리는 사고를 일으키고 맙니다. 트레버는 점점 마약중독자나 사이코로 찍혀서 회사에서 해고 되고 말지요.

현실과 환각사이에서 유일한 단서인 아이번이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애를 쓰는 트레버....   결말에 가면 모든 의문이 해소되고 불쌍한 트레버는 드디어 잠을 잘 수 있게 됩니다. 이 대목에 이르면 정말 잠 좀 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더군요. 치밀한 복선과 단서를 촘촘하게 배열해봐서 마지막에 이르면 이들이 모두 연결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감독은 영화의 색을 침침한 무채색으로 골라서 우중충한 분위기를 아주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아래의 장면은 트레버스가 담배를 피우기 위해 자신의 차로 걸어가는 장면입니다. 대단한 구름이죠?




처절하게 마른 트레버스

깜빡 조는 트레버스. 영화내내 30초쯤 자는 장면이 나오는 거 같네요.






일년전의 트레버스.



한줄 요약 : 죄 짓고는 못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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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격자, 예슬이, 혜진이....

주말에 추격자를 봤습니다. 볼까말까 끝까지 망설였지만 '노인을...없다'가 밤에만 교차상영중이라 눈물을 머금고.

중간중간 관객석에선 간간히 웃음소리가 들렸지만 저는 조금도 웃을수가 없더군요. 영화 말미에 미진의 죽음후 신체손상은 감독이 지나치게 나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스포일러네요. 미안합니다.) 실제는 더했는지도 모르겠지만 상상력을 벗어나 버리니 오히려 사실성이 떨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하정우를 완전히 괴물로 만들어서 측은지심을 없애버리는 의도가 있는지도 모르겠군요.

출장 마사지라는 이름으로 성매매를 하는 여성들이 매번 남자를 만나러 문을 열고 들어갈 때마다 얼마나 무서울까요?. 벼라별 인간들이 있을 거고 게다가 그 장소는 모든 욕망을 맘대로 표출할 수 있는 '돈으로 산' 공간과 시간이니 얼마나 대단할까요. 변태를 만나면 재수없다고 침 몇번 뱉고 말면 지나가겠지만 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된 그녀들은 매일매일 도박을 하며 살아가고 있을겁니다. 믿을 거라곤 아무것도 없이 몸하나를 밑천으로 노동하는 성노동자이자 가장 비천한 자영업자이겠지요. 저는 성매매를 근본적으로 반대하지만 현실적으로 없앨수 없다면(혹시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인간의 성욕을 너무 쉽게 보시는 겁니다.  전 국민이 이슬람으로 개종하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네요) 최소한의 안전을 보장하고 포주에 의한 일방적인 착취를 막을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는 전직 경찰 출신의 보도방 오빠와 사이코 연쇄 살인마의 대결로 보이만 감독이 진짜로 대결 시키고 싶은 진짜 상대는 경찰과 검사로 대표되는 공권력이었을 겁니다. 내내 쓸데없는 삽질로 살릴 수있는 생명은 안중에도 없고 그 생명을 살리려고(의도야 어떻든) 애쓰는 사람은 어처구니없게도 포주가 되버립니다.  

추격자는 잘 만들어진 영화지만 영화로 끝날 수는 없을 겁니다. 영화를 보고나면 여러가지 의문들이 줄줄이 딸려나올 테니까요. 제일 먼저 나올 수 있는 반응이 사형제도겠지요. 대뜸 영화 댓글에 이 영화를 보고도 사형제 폐지 운운하는 인간들은 니가 먼저 죽어라 하는 것부터 보이더군요. 누구나 이런 사건들을 보고나면 그 일을 저지른 범인들은 인간으로 보이지도 않고 당연히 죽여야한다는 생각이 들겁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해충들은 아무리 박멸하려해도 절대로 없어지지 않는 다는 거지요. 이런 일들을 저지르는 인간들을 만들어 내는 '구조'를 그대로 둔채로 형벌을 아무리 강화해도 별 소용이 없을 테니까요. 어쩌면 이런 구조들에 대해서는 전혀 손댈 수 없기 때문에 화풀이라도 사형을 시키는 게 나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이유라면 사형제도가 있어야 겠지만 예방하는 데는 아무 소용없습니다.

또 두 명의 어린이가 살해되었습니다. 언론들은 경찰의 수사에 문제가 있었느니 예방책이 없느니 하고 떠들지만 우리사회에서는 아무리 애써봐도 이런 사건을 계속해서 벌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마을 공동체가 해체되고 모든 가치 앞에 돈이 최고의 전면으로 나서는 사회구조속에서 승자가 되지 못하면 로또외에는 돌파구가 없는 이들이 양산되는 이 시스템하에서는 어느 누구도 괴물이 되지 않을 거라고 자신할 수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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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의 의미

'고전'은 영어로는 classic 인데 라틴어 '클라시쿠스(classicus)'에서 유래했는데 이 말은 형용사이며 처음부터 '고전적'이라는 의미가 있었던 건 아니다. '클라시쿠스'는 사실 '함대'라는 의미를 가진 '클라시스(classis)'라는 명사에서 파생된 형용사이다. '클라시쿠스'라는 형용사는 로마가 국가적 위기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국가를 위해 군함을, 그것도 한 척이 아니라 함대를 기부할 수 있는 부호를 뚯하는 말로, 국가에 도움을 주는 사람을 가리켰다.

덧붙여 국가가 위기에 직면했을 때, 자기 자식-자식은 '프롤레스(proles)'라고 한다-밖에는 내놓을 게 없는 사람, 국가에 헌상할 것이라곤 프롤레스뿐인 사람을 '프롤레타리우스(proletarius)'라고 불렀다. (중략)  오늘날 '클라시쿠스'는 '고전적', '프롤레타리아'는 '노동계급'을 의미하는 말이 되어 이 두 단어가 아무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옛 로마 문화에서는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진 단어였으며, 생각해 보면 '프롤레타이우스'라는 형용사는 서글픔이 깃든 말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국가적 위기에 함대를 기부할 수 있는 상황을 인간의 심리적 차원에서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인간은 언제든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있는데 이러한 인생의 위기에 당면했을 때, 정신적인 힘을 주는 책이나 작품을 가리켜 '클래식'이라 부르게 된 것이다. (단테 신곡 강의 : 이마미치 도모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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