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전시 (2)

김포 굴포천, 2009.2

수천 년 전부터 벼농사를 지었다는 김포벌판을 흐르는 그저 작은 실개천이었습니다. 한강의 물을 받아 김포논둑을 적시던 수많은 개울중 하나였습니다. 그 옆에는 수양버들이 늘어져 있었고 그 춥던 겨울날 아침에는애처로운 가지에 서리를 한 가득 안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해 봄. 뱃길을 만든다고 이 개천은 파헤쳐져 사라지고 수양버들은뿌리채 포크레인에 뽑혀버렸습니다. 사라진 나무들과 강들의 영정 사진이 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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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길 인생 - 온라인 전시 (1)





김포 누산리, 2009. 4


길옆에는 얼마 전 베어진 나무가 한그루쓰러져 있었습니다.
길옆 좁은 텃밭에 나무 그늘이 거슬렸던지 밑동을 삭둑 톱질을 했는데....
껍질 일부분이 아직 떨어지지 않고 붙어있었던 겁니다.

밑동이 거의 잘려진 나무는 마지막 온 힘을 모아 꽃을 한 가득 피워올렸습니다.
자신의 죽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죽음을 앞둔 나무가 가득 꽃을 피워올린 풍경 앞에서 한동안 먹먹하게 서있었습니다.

생명이란...
이다지도 무모한지
어떤 틈에서도 어떤 핍박에서도


끝까지 부여잡고 움켜쥐는 저 절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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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에 못오시는 분들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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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걸었습니다.


고딩시절 물리선생님이 가르쳐주신 내용 : 좋은 아빠가 되려면 사진을 잘 찍어야하는데 간단한 원리만 알면 된다. 조리개를 조이면 심도가 깊어지고 열면 심도가 낮아진다. 오직 이것만 가지고 처음에는 아내가 대학시절 사용했던 수동 니콘 FM2라는 필름 카메라로 가족들을 찍었습니다. 하지만 '사진을 찍는다'는 생각을 가지기 시작한 것은 10여년전에 처음 코닥 디카를 사서 필름값 걱정없이 맘 놓고 셔터를 누르기시작했을 때였을 겁니다. (코닥이 파산 신청했다니 착잡하네요)

그러다가 캐논에서 나온 보급형 DSLR를 구해서 찍기 시작했는데 사실 디지탈이 아니었으면 그 높은 비용 장벽을 넘지 못했을 겁니다.
결국 다시 거꾸로 필름 작업을 시작하면서 사진을 단순한 이미지를 얻는 것이 다가 아니라 대상 앞에 어떤 자세로 서 있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조금씩 알기 시작했습니다.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면서 안장위에서 위태롭게 셔터를 누르고 피곤한 눈을 비비며 당직때마다 필름현상액을 흔들며 현상작업을 했는데 참 그때는 힘든지도 몰랐어요. 암실에서 하루종일 인화지를 버리며 고민해 보기도 했고 스러져가는 아날로그 시대의 마지막을 애써 붙잡고 있기도 했어요.

너무 부끄러운 작업이라 일부러 오시라 하기는 미안하구요. 근처 오시면 구경오세요.

오픈식은 11일 저녁 5시부터 7시 입니다. (인사동 경인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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