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 고르곤졸라 치즈 라자네

매번 할 때마다 너무 힘이 들어서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결심하게 되는 요리가 있습니다. ㅎㅎ
그중에 하나가 라자네, 예전에는 리조또가 있었구요... 또 뭐가 있더라...^^

이번에 배운 라자네는 소스를 하나만 만들어도 된다고 하여 솔깃해져서 또 ... 저질렀네요. 베사멜소스 한가지만 만든후에 생호박을 썰어서 올리면 되다고 하니 참을수가 없었습니다.

# 베사멜소스 만들기
: 버터와 밀가루를 같은 양을 넣고 팬에서 섞다가 우유를 조금씩 부어서 만드는 소스로 라자네를 비롯하여 서양요리에 자주 쓰이는 겁니다. 어려워보이지만 실제 해보면 쉽고 재미납니다.

1. 버터 15g, 밀가루 15g, 양파 30g, 우유 250ml, 고르곤졸라 치즈 30g  : 라자냐 6장 분량의 소스입니다. 보통은 한번에 많이 하기위해서 두배로 늘려서 만듭니다. 이래서 라자냐가 힘들어지죠.^^
2. 버터를 팬에 녹이고 양파를 잘게 다져서 충분이 볶아 줍니다. 버터는 끓는 점이 낮기 때문에 쉽게 타니까 불을 약하게 해야합니다. (이때 올리브유를 조금 넣으면 발연점이 높아져서 잘 안타게 됩니다.)
3. 양파가 투명하게 볶아졌으면 밀가루를 넣고 거품기로 섞으면서 볶아줍니다. 이렇게 만든걸 '루'라고 해서 흔히 스프의 농도를 맞출때 씁니다. 노릇하게 볶아졌으면 미리 데워놓은 우유를 국자로 조금씩 부으면서 섞어줍니다. 아주 고소한 냄새가 나죠.^^
4. 10분정도 충분히 약한 분에 볶아준후 고르곤졸라 치즈를 넣고 섞은 후 후추(있으면 흰후추)와 소금으로 간을 합니다.
5. 베사멜소스의 농도가 중요한데 이게 좀 어렵습니다. 너무 묽으면 결과물에 홍수가 지고 너무 되직하면 만들기가 힘들죠. 배울때는 거품기로 떠올렸을때 잠깐 붙어있다 떨어지는 정도라고 보여주는데 사실 그게 말로는 좀 힘들죠. 그저 몇번 해보는수밖에....^^

# 라자냐면 삶기 : 데체코의 경우 7-8분 정도 삶으면 되고 한번에 너무 많이 넣으면 붙어버리므로 물을 충분히 넣고 소금 넣고 삶다가 꺼내서 찬물에 헹궈서 쟁반에 쟁여 놓으면 됩니다.이때 붙지 않도록 키친타올을 쓰세요.





다음에는 필러로 호박을 얇게 잘랐습니다. 칼로해도 되겠지만 익히지 않고 오븐에 넣을 거라 필러가 좋을겁니다. 원래 레시피에는 호박꽃을 잘라서 베사멜소스에 넣는데...(이태리에는 호박하고 꽃이 붙어있는 채로 판다고 합니다.ㅎ) 저는 없으니 호박 자투리를 다져서 넣고 바질잎도 몇장 다져서 넣었습니다. 깻잎도 괜찮을거 같죠?





오븐 용기 바닥에 베사멜소스를 살짝 바르고 라자냐를 한장 올립니다. 그 위에다 다시 베사밀소스를 바르고 파마산치즈를 그레이터로 갈아서 올리고 호박을 깔고를 반복합니다. 저는 6장 올렸네요.





맨 마지막은 라자냐 -> 베사멜 -> 호박 -> 베사멜 -> 파마산치즈 순으로 마무리하고 210도에서 예열한 오븐에 15-20분 익힙니다. 가끔 들여다 보면서 표면이 갈색이 되면 완성입니다.




맨마지막에 폼으로 바질잎을 올렸습니다.^^  마침 냉장고에 있어서요.

소스를 한가지만 만든데다가 모짜렐라치즈를 쓰지 않고 파마산치즈만 쓰니까 훨씬 담백합니다. 아삭아삭하게 씹히는 호박도 맛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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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




올해 처음 본 제비.

어렸을적 고향집 처마에는 여름마다 제비가 집을 지었습니다. 논흙을 물어다 집을 짓고 새끼를 낳아 짹짹거리는 그 작고 빨간 입에 먹이를 물어주는 어미들을 보고 자랐습니다. 참새는 알곡을 먹는다고 쫒느라 여념이 없었지만 제비는 벌레는 먹어준다고 집도 애지중지하고 그랬죠. 지금은 제비도 참새도 참으로 귀한 세상을 만들어버렸습니다. 사람이 저만 잘 살겠다고 그리 세상을 만들었는데 결국엔 자신도 제대로 살지 못하는 땅을 만들고 말았어요.

어느덧 저도 어미가 되어 짹짹거리는 새끼입에 밥들어가는 게 흐믓한 나이가 되었습니다. 내입과 내새끼한테만 좋은 거 먹이려고 누구한테 피눈물나게 하는 건 아닌지 불편할 따름입니다. — 강화읍 봉성천 뚝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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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부

오도카니 앉아 있습니다

이른 봄빛의 분주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발목이 햇빛 속에 들었습니다

사랑의 근원이 저것이 아닌가 하는 물리(物理)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빛이 그 방에도 들겠는데

가꾸시는 매화 분(盆)은 피었다 졌겠어요

흉내 내어 심은 마당가 홍매나무 아래 앉아 목도리를 여미기도 합니다

꽃봉오리가 날로 번져나오니 이보다 반가운 손님도 드물겠습니다

행사(行事) 삼아 돌을 하나 옮겼습니다

돌 아래, 그늘 자리의 섭섭함을 보았고

새로 앉은 자리의 청빈한 배부름을 보아두었습니다

책상머리에서는 글자 대신

손바닥을 폅니다

뒤집어보기도 합니다

마디와 마디들이 이제 제법 고문(古文)입니다

이럴 땐 눈도 좀 감았다 떠야 합니다

이만하면 안부는 괜찮습니다 다만

오도카니 앉아 있기 일쑵니다


(장석남, 고요는 도망가지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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