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폴

겨울철 농한기 동안에는 환자가 많아서 평일에 돌아가면서 하루씩 쉬는 안식일이 없었습니다. 두달간 8일을 더 일했으니 겨울 휴가를 가자고 하는데 꼴랑 금토 이틀을 준다고 합니다. 어디를 갈까 고민을 하는데 복작거리는 스키장은 싫고 겨울에 자전거 여행을 하자고 하면 옥쇄 파업을 일으킬거 같고... 그러다가 문득 싱가폴 생각이 났습니다. 레고동호회 후배가 현대상선 싱가폴 지사에 파견나가 있거든요.

무작정 금토일 싱가폴로 간다고 후배한테 연락을 드리니 스케줄을 쫙 짜서 보내주더군요. 객지에서 손님치레를 지겹게 했을 텐데 미안하게도 신세를 지게되었네요.

금요일 아침 비행기를 타고 싱가폴에 3시 도착. 자리 배정해주는 사람이 가운데 낀 자리를 줘서 화장실도 맘대로 못가고 엄청 고생했습니다. 아무래도 체질이 비행기 보다는 자전거라...^^



그나마 싱가폴항공이 맘에 드는건 예쁜 언니들은 없으나 먹을 건 아주 실하게 줍니다. 타자마자 샌드위치에 맥주(타이거 맥주) 계속주고 아주 좋았습니다. 다만 포도주는 맛이 별로였습니다.


창이 공항에서 호텔로 가는 길. 가로수가 아주 멋집니다.





호텔 앞에서 찍은 수륙양용 관광차. 시내를 다니다가 강으로 풍덩 들어간다고 합니다.


후배를 호텔에서 만나서 시내관광을 갔습니다. 두리안처럼 생긴 건물은 공연장이라고 합니다.


사자와 인어의 키메라인 '머라이언'상 앞에서 기념 촬영. 재관이 옆에 있는 학생은 재관이 친구인데 싱가폴로 어학연수 와 있어서 이번에 만났습니다.


후배가 봉고차까지 대절해서 와서 편하게 시내구경을 했습니다. 여기저기 설명을 듣고 중간에 구경한 힌두교 사원.













관람용 수족관이 아니고 시푸드 식당에서 찍은 수족관입니다. 물고기들이 아주 생생합니다. 먹기에는 너무 이쁘군요.^^ 여러가지 요리로 포식을 했으나 먹느라 정신이 홀려서 사진은 못찍었습니다.

저녁을 먹고 '클락키'라는 곳으로 산책을 했습니다. 싱가폴 시내를 가로지르는 강을 주위로 번화한 관광지였습니다. 여행객들이 많더군요.





가운데 있는 철탑은 인간 새총입니다.^^





늘씬한 핫팬츠가 돋보이는 후터스걸을 찍고 싶었으나 저보다 더 피가 끓는 청소년들이 있어서 참았습니다.^^




고정하고 있다가 고무줄을 당겨서 하늘로 쏘는 번지입니다. 네명이 타는데 짜릿하겠더군요. 예상외로 인기는 별로.

다음 코스는 후배가 일하는 '선택 빌딩'으로 가서 야경을 구경했습니다.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곳인데 열쇠를 가지고 있는 든든한 백이 있어서...^^ 거기서 싱가폴의 역사, 지리, 정치등에 대해서 브리핑까지 받았습니다. 감격!!!




삼각대가 없어서 사진이 좀 흔들렸습니다.

다음 코스는 열대과일을 먹으러 시장으로 갔습니다. 여기는 일반적인 관광지 소개에는 나오지 않는 곳이랍니다. 싱가폴 답지않게 좀 지저분하고 시끌벅적하거든요. 저는 너무 깔끔한 '클락키' 보다는 여기가 훨씬 더 맘에 들었습니다.


두리안 친척같은데 이름은 모르겠습니다. 두리안보다 몇배나 큽니다.


열대과일의 황제라는 두리안이 산더미처럼 쌓여있습니다.




오른쪽 구석의 아저씨는 현지인 같은데 정말 맛나게 두리안을 드시고 계셨습니다.^^















여러가지 과일을 사서 구석에 있는 테이블에 앉아서 배가 터지도록 먹고도 남아서 호텔로 가지고 와서 틈나면 먹었습니다. 호텔에 아이들 데려다 놓고 18금 써비스가 있다는 곳으로 향했습니다.^^


그곳은 바로 '싱가폴 슬링'의 원조집입니다.^^


별 여섯개 호텔 안에 있는 바입니다. 여기는 바닥에 땅콩껍질을 맘대로 버릴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맘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여기서는 아주 특별한 일이라니 신기하지요.






천장에는 선풍기 대신에 부채가 달려있는게 재미있습니다.




호텔 구경을 하고 숙소로 돌아오니 주차장에 웬 람보르기니(10억쯤 할까요?)가 줄줄이 서있습니다. 차에는 관심이 별로 없지만 이런 진풍경을 지나칠 수 없어서 사진 몇장 찍었습니다. 외국사람들도 신기한지 열심히 들여다 보고 있더군요.








팬패시픽 호텔에도 설이 다가와 붉은 등으로 화려하게 장식을 했습니다.

아침부터 강행군을 마치고 무지막지한 내일의 일정을 위해 바로 취침.^^







여행 둘째날 받은 지령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아침은 알아서 먹어라.
2. 택시를 타고 주롱 새공원으로 가라. : 새쇼를 보고 모노레일을 타라.
3. 점심은 싱가폴 동물원 앞에서 먹어라.
4. 오후엔 동물원 구경
5. 저녁엔 나이트 사파리 구경 : 야간 동물쇼를 보고 트렘을 타고 한바퀴 돌아라.
6. 알아서 호텔로 돌아와라.


아침부터 밤 11시까지 또 강행군입니다. 일정은 짧고 볼 건 많고 어쩔 수 없지요.




들어가자마자 펠리컨


가마우지?


혹시 새먹이?


홍학




표지판에 말하는 새라고 씌여있는데 아무리 말을 시켜도 아무 대답을 안하더군요. 아래 사진의 중국젊은이들도 아무리 말을 시켜도 대답을 안하자 결국엔..." Fxxxxx" 하더군요. 그러나 역시 묵묵무답.^^




요금을 받고 새들과 사진을 찍는 코너입니다. 곳곳에 이런식으로 돈을 쓰게 만들어놨더군요. 재주는 새가 넘고 돈은 사람이 버는...^^





인도 할아버지 팔이 무척 무거워 보입니다.^^


다음 지령을 완수하기 위해 서둘러 공연장으로 갔습니다. 미리 명당을 잡고 기다리니 꽤 많은 관광객들이 들어오더군요. 맨 앞자리에 장애인을 위한 배려가 돋보였습니다. GNP가 높다고 선진국은 아닌거죠.

쇼가 시작되자 새의상을 입은 사람들이 나와 분위기를 돋굽니다. 돌아다니면서 아이들도 안아주고 악수도 하고...










홍학등장























관객들 손으로 새가 날아가 음료상품권을 주거나 관객의 손에 든 돈을 물어다 주거나 하는 쇼를 하는데 참 신기하더군요. 이정도는 에버랜드에서도 한다고 하면 ....ㅠ.ㅠ

앵무새 농구대회







맹금류쇼가 10시에 있었는데 늦게와서 못 봤습니다. 잠깐 나온 독수리. 나는 모습이 아주 멋지더군요. 이녀석은 우리에 갖혀있는 동료들 보다는 행복한 녀석이지요. 비록 쇼를 해야하지만.








진짜로 말하는 앵무새. 영어와 중국어로 열까지 세기도 하고 노래도 몇곡 부르더군요. 정말 신기신기!!


쇼를 보고 한바퀴 공원을 둘러봤습니다.

관비둘기. 새우리가 격리되어 있지 않고 관객과 통해있어 길에도 막 나다닙니다.



아주 커다란 새장. 갖가지 앵무새가 있어 아주 볼만했습니다. 먹이를 주면 엄청나게 달려듭니다.






















공원을 한바퀴 도는 모노레일.



한바퀴 공원을 구경하고 모노레일을 타러가는데 신기하게 생긴 새가 울타리를 넘어와서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는겁니다. 그래서 지관이 한테 가까이 가서 서있으면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했습니다.

좀 더, 좀 더, 좀 더......










이러다 결국....ㅠ.ㅠ 이렇게 되고 말았습니다.


지관이의 부상. 전치 1일.


지관이가 하도 슬프게 울어서 아빠도 같은 아픔을 당하겠다고 옆으로 갔으나 너무 무서워서.... 비겁한 모습입니다.^^


이렇게 생긴 녀석입니다. 조심하세요.



모노레일을 타고 한바퀴 돌면서 빠뜨리고 지나간 인공폭포도 구경하고 다음 지령에 따라 동물원으로 이동.

















싱가폴 화장실중에 하나는 변기 옆에 수도꼭지가 있습니다. 손으로 해결하는 사람들을 위한 거라고 합니다.(철계란님 설명) 뒤를 보고 휴지로 닦는 사람들은 전세계에서 별로 많지 않습니다. 물로 해결하는게 친환경적이죠.

다행히도 여행중 날씨가 그리 덥지 않아서 고생은 덜했지만 체력적으로 무척 힘들더군요. 아이들이 말하는 싱가폴 여행 난이도는 지리산 종주하고 비슷한거 같다고 합니다.^^

동물원으로 이동해서 패스트푸드로 점심을 먹었습니다. 일년에 한번 먹을까말까한데 동물원 앞에는 피자하고 KFC밖에 팔지 않더군요. ㅠ.ㅠ

동물원은 트램을 타지않고 내내 걸어서 다니기로 했는데 나중에 무척 후회가 되었습니다. 너무나 넓어서...ㅠ.ㅠ



수달의 호기심


낙타의 웃음


늑대의 불안


동물원 곳곳에 이런식의 그림, 사진, 만화등으로 쉽게 설명하려고 애쓴 모습이 보이고 자연을 보호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열심히 광고하는 모습이 보기좋더군요.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솔솔합니다.^^

동물원에서 제일 감동적이었던 오랑우탄의 모습.






















돈을 내면 오랑우탄하고 같이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저희는 외화를 절약하느라 옆에서 찰칵!


매너티한테 밥을 주는 아가씨.









과일을 먹는 박쥐라는데 어찌나 크고 잘 날아다니는지 정말 대단하더군요.
























동물원에서 파는 물통하나에도 세심한 디자인이 숨어있습니다.


백호. 설명을 읽어보니 '알비노'가 아니라고 합니다. 하기야 알비노(백색증, 멜라닌 색소가 결핍된 변이종)라면 검은 줄무늬도 없어야 맞겠죠.


백인.


나뭇잎을 쓴 물고기.


하쿠나 마타타


비비 무리.









털고르기를 하는 모습 : 사람들도 이런 습관이 있는데 털고르기를 하려면 이제는 이발소, 미장원을 가거나 병원에 가게됩니다.^^

동물원의 횡단보도. 작지만 아이디어가 빛납니다.














말레이 '맥'에 대한 설명입니다. 점자로도 나와있고 맥의 모습에 대한 설화도 소개하니 더 재미있습니다.











기나긴 오전,오후 일정이 끝나고 나이트 사파리로 갔습니다. 동물원 바로 옆에 있는데 저녁을 다양한 음식으로 배를 채우고 목이 말라서 연신 맥주를 들이켰더니 만사가 귀찮고 게다가 어찌나 많은 사람들이 오는지 들어갈 엄두가 나질 않았습니다.

마음 같아선 구경이고 뭐고 호텔로 돌아가 잠이나 자고 싶었으나 지령을 완수하지 못했을 때 뒷일을 생각하니 눈물을 머금고 나이트 사파리 구경에 나섰습니다.(사실은 패키지로 세가지를 한꺼번에 표를 사는 바람에...ㅠ.ㅠ)



들어가자마자 인파를 헤치고 야간 동물쇼를 보러갔습니다. 가까스로 들어가 구경을 하는데 사진찍을 때 플래쉬를 터트리지 말라고 사회자가 애원을 하는데도(4개국어로 말합니다. 물론 한국어도^^) 끝까지 터트리더군요. 물론 저는 아닙니다. 제일 밝은 렌즈와 감도를 높이면 이정도 사진을 찍을 수 있지요.









진행 도중에 갑자기 뱀 한마리가 도망쳤다고 말하고는 관객석 가운데서 무지막지한 뱀을 찾아서 나옵니다. 나중에 나갈때 보니 바닥에 뱀을 넣어두는 자리가 있더군요.^^ 관객중에 '마초맨'이 있으면 나오라는데 저는 '허접맨'이라 나가지 못했습니다.








다음에는 너구리가 나오고 수달이 기특하게도 쓰레기를 분리수거합니다.^^




화장실 앞에 있는 수족관입니다. 참 아름답습니다. 여기는 더운 나라라 화장실이 개방되어 있습니다. 수도가 얼어터질 걱정이 없으니 가능한 일이겠지요.


다음으로 산책코스를 따라 구경을 했는데 밤이라 잘 뵈지도 않고 다리도 아프고 해서 트램 한바퀴타고 밤 11시쯤 호텔로 돌아와 그대로 쓰러졌습니다.^^

미션 성공!!






드디어 마지막날입니다.

오늘 받은 지령은
1. Mountin Faber에 가서 케이블카를 타고 센토사 섬으로 가라.
2. 알아서 놀다가 모노레일을 타고 vivo city로 가서 지하철을 타고 ochard 거리로 나와라.
3. 타카시마야 백화점 5층에 있는 레고샵에서 6시에 접선.

작년 여름에 세일로 산 오클리 샌달이 발에 맞지 않다 다들 발이 아프다고 해서 선택 타워로 가서 신발사고 아침을 먹기로 했는데 길을 잘못들어 옆 건물로 들어가니 마침 푸드코트가 있어서 저렴하고도 맛나게 아침 식사를 했습니다. 새로운 음식에 도전하는 게 저희집 신조라 다들 중국식, 베트남식, 인도식으로 다양하게 먹었습니다.

지나가다 공중전화 부스 같은 곳에서 머리깎는 모습입니다.



방앗간을 지나칠 수 없어 레고 구경하고 기념으로 바이오니클 하나 사줬습니다.





케이블 카를 타고 센토사섬으로 가고있습니다.








유람선은 손님 맞을 준비를 하는지 열심히 청소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센토사섬에 도착해서 가이드를 따라 나비박물관에 먼저 갔는데 어제 동물을 지겹도록 본지라 동물이라면 신물이 넘어온다고 해서 해변으로 갔습니다. 센토사섬 내에서는 다양한 코스의 셔틀버스가 무료로 운행되고 있어서 편리했습니다.















무작정 셔틀버스를 타고 제일 가까운 해변으로 가보니 기대와는 달리 비키니는 꼴랑 한명. ㅠ.ㅠ 물을 보면 지나칠수없는 지관이만 물놀이를 하고 나머지 멤버는 맥주 마시면서 쉬기로했습니다.

싱가폴답게 모두 인공으로 조성한 해변이라고 합니다.








지관이 사진을 찍는 척하면서 옆에 있는 비키니 사진을 찍는데...

지관 : 아빠! 찍었어?
아빠 : 모른척... 뭘 찍어. 너 찍었지.
지관 : 에이~~ 저 찍는 척 하면서 옆 아줌마 찍는거 다 알아요.
아빠 : 허걱! 엄마한테는 비밀이다.^^




















더운 대낮에 낮술을 좀 마셨더니 술기운이 올라와서 한참을 쉬다가 돌고래쇼를 보러갔습니다. 처음으로 이층버스를 타봤죠.







거리에는 공작새가 마치 비둘기처럼 걸어다닙니다.



















모노레일을 타고 비보시티로 가야하는데 실수로 케이블카를 왕복으로 끊어서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지하철을 타러 비보시티로 갔습니다.

유람선에 승객들이 수영을 하고 있네요.


싱가폴 지하철을 일회용 종이표가 아니고 다시쓰는 플라스틱 카드로 되어있습니다. 나중에 카드를 넣으면 돈을 환불해 줍니다.








드이어 철계란님하고 접선하기로한 레고샵앞에 도착.




저녁에 후배 만나서 다양한 만두로 식사를 하고 몇가지 쇼핑을 하다가 공항에서 11시 45분 비행기를 타고 밤새 날아왔습니다.

역시 여행은 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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