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민복 시인 결혼식 참관기




2011.3.5 오후 2시, 여의도사학연금회관 2층
결혼식에 좀 늦어서 신랑,신부 입장은 못봤고 하객들로 넘쳐나는 예식장에 들어섰을 때 성혼낭독을 하고 있었습니다. 곧이어 궁금하던 김훈선생의 주례사. 나즈막한 목소로리로 조근조근 말씀을 하셨는데 주례사 내내 하객들의 웃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먼저 신랑, 신부는 62년생 동갑으로 둘의 나이를 합하면 100살! 신부는 5남5녀의 막내, 함시인은 5남매의 막내, 신부의 어머니가 90세 호호 할머니셨고 주례가 몇년전 돌아가신 함시인의 어머니를 말씀하실때는 돌아가시기 며칠전 전주로 병문안가서 뵈었던 곱게 늙으신 함시인의 어머니(아들의 설렁탕 뚝배기에 국물을 더 부어 주시던)가 생각나 저까지 눈물이 났습니다. 돌아가시기 전에 함시인이 신부를 어머니께 인사시켜드렸더니 '참 이쁘다. 이쁘다'하시면서 '그대도 내 아들이 더 이쁘다'하셨다네요.
신부의 10남매는 음성의 모 국민학교 동창생인데 그 모든 형제의 학창생활을 알고 계시는 선생님이 아직도 고향에 계시고 형제 모두가 결혼식장에 왔는데 제일 큰 오빠(70세)만 건강이 나빠서 참석하지 못했다합니다.
2년전부터 함께 살고 있었는데 신부가 초지대교 건너편에서 인삼을 팔고 있다고 합니다.(제가 너무 무심했어요. 모르고 있었습니다) 함시인이 가끔 가게일을 도와주는데 6개월간 함시인이 딱 10만원의 매출을 올렸답니다.^^ (한명은 카드를 내밀었는데 함시인이 이러시면 서로 이윤이 박하니 현금을 달라고 했는데 그건 참 잘한 일이리라고 김훈선생이 칭찬해서 또 웃이 터졌어요.) 앞으로 열심히 고쳐보겠다고 주례한테 약속을 했다고 하는데 저도 가끔 가서 인삼좀 팔아줘야되겠네요. 시집 몇권 사서 돌려봐야 소금 한되박 인세밖에 안되니 이게 좀 낫군요.
식이 끝나면 둘이서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가는데 함시인은 비행기를 한번도 타보지 못해서(놀이동산 비행기도 타보지 못했다는....) 처음으로 설레고 있다고 해서 또 웃음^^
김훈선생은 이 결혼의 주례사를 하기위해서 양가의 가족을 만나보고 다니던 학교 선생님까지 만나보셨다봅니다. 조근조근 차분한 목소리의 주례사가 끝나고 두명의 축가가 있었습니다.
첫번째 가수는 젊은 여성이었는데 이름을 못들었네요. 기타를 치면서 '나는 사랑에 눈이 멀었어요. 눈이 멀고서야 비로소 당신이 제대로 보입니다'하는 가사가 참 아름다웠습니다. 두번째 축가는 안치환씨. 그때 함시인이 신부대신 부케를 들고 있는걸 지적하면서 참 신기하다고 해서 또 웃음바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부르는데 가사를 바꿔서 '민복이는 꽃보다 아름다워'로 불러서 미소짓게 했습니다.
시인의 결혼식이니 당연히 축시가 있었는데 이정록시인이 청첩장 3장을 잇대어 직접 시를 써서 액자에 넣어왔습니다.
마지막으로 강화군수님이 보내오신 축전까지 읽어주면서 또 웃음바다....
동영상은 아래 링크에서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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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술의 주인공 글렌모린지

창밖이 어둑해질때까지 수다수다 .....^^
참 오랜만에 아주 즐거운 결혼식에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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