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리 요리 도전기
그동안 요리라고는 전혀 관심도 없었고 라면이나 겨우 끓이던 아저씨(대한민국 중년남을 칭하는 참 편한 용어였는데 원빈때문에 좀 껄끄럽군요^^)가 어느날 뜻한 바가 있어 요리를 배우기로 결심했습니다. 모든 행동에는 이유가 있을터이니 아무생각없이 저지른 건 아닙니다.
1. 채식주의 : 여기서 채식에 주의를 붙이는 것이 적당한 말인지에 대해서는 말이 길기 때문에 맘에 안들어도 일단 채식주의라 하지요. 고기를 엄청 좋아하는 제가 왜 이런 결정을 했는 지에 대해서는 다음에 글을 따로 써보겠습니다.
2. 한 달에 한번씩 금식 : 마지막주 토요일 저녁부터 월요일 아침까지 5끼3. 먹는 것의 소중함을 체감하기위해 요리배우기
이렇게 세가지를 실행에 옮겨보기로 정했습니다. 처음에는 일단 한번 해보지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막상 해보니 쉽지 않네요. 채식과 단식은 나중에 쓰기로 하고 우선 재미난 요리강습이야기입니다.

박주희선생님과 그녀의 조수, 위쪽에 거울이 있어서 어떻게 하는지 볼 수 있게 되어있더군요.

실습을 하는 조원들. 강의를 들을 때는 쉽게 할 수 있을줄 알았는데 경험있는 주부들도 막상 실습에 들어가니 레시피에서 눈을 떼지 못합니다.^^

두번째 요리는 쇠고기 루꼴라, 버섯, 발사믹 소테(Straccetti Di Manzo Con Ruccola)

이렇게 두가지를 만들어서 각자 조별로 테이블에서 시식을 하고 설겆이를 하는 걸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저는 잘 먹고(채식주의를 하느라 두번째 요리는 구경만) 남는 게 힘이라 설겆이를 자청해서 점수들 좀 땄습니다.
강의가 끝나고 나서 바로 백화점으로 가서 재료를 구입했습니다. 저녁에 식구들에게 아빠가 배운걸 실습하기로 약속했거든요. 집에 있는 건 올리브유, 파스타국수, 발사믹, 버터정도 밖에 없으니 이것저것 많이 필요하더군요.

말린 홍고추, 파슬리 가루(강의에서는 생파슬리를 썼는데 구하기 힘들어서), 엔쵸비

캘리포니아 와인인데 직원한테 요리에 쓸거라고 말해서 추천받았습니다. 14000원. 아주 괜찮은 선택이었습니다.

새우를 다듬어서 3등분하고 케이준 스파이스를 뿌려 버무립니다.


팬에 올리브유를 넣고 새우를 살짝 볶은 후, 화이프 와인과 파슬리를 넣고 수분이 거의 없어질때까지 볶다가 생크림을 넣고 2분간 끓이면서 후추를 넣어줍니다. 맨 나중에 파스타에 올릴 거니까 따로 보관.

첫번째 요리의 꽤 중요한 등장인물인 앤쵸비 - 에스파냐의 바스크어로 건어물을 뜻하는 안초바(anchova)에서 온 말이다. 생선을 묽은 소금물로 씻어서 포화식염수에 7∼8시간 담근 후, 머리와 내장을 제거하고 소금을 뿌려서 무거운 것으로 누르고 뚜껑을 덮어서 수개월 동안 냉암소에 저장한다. 이 때 월계수나, 후추 ·정향 등의 향신료를 넣기도 한다. 다 익은 후에 꺼내어 배를 갈라 뼈를 제거하고 둘둘 말아서 병 같은 그릇에 꼭꼭 채우고 올리브유를 부어 꼭 싸매 둔다. 이대로 오르되브르(애피타이저)로 쓰기도 하며, 안초비소스도 만든다. (출처 : 네이버 백과사전)


제일 처음에 만들어둔 새우를 다시 데워서 접시에 담은 파스타위에 올리고 파슬리 가루를 뿌려주면 완성.

두번째 요리인 쇠고기 요리. 설명하느라 따로 쓰지만 두가지가 동시에 나가야 하기 때문에 첫번째 요리와 동시에 진행합니다. 처음이라 머리가 핑핑 돌더군요.^^

양송이버섯을 4등분해서 올리브유에 충분히 볶아둡니다.

팬에 고기를 넣고 갈색이 될때까지 볶다가 와인인을 넣고 밀가루를 입힌 버터를 넣어 와인이 반으로 졸면 미리 볶아둔 양송이 버섯, 발사믹 비네거와 꿀(!)을 넣습니다. 이때 와인의 향과 발사믹 비네거의 향이 아주 일품이었습니다.


밀가루를 입힌 버터 - 왜 밀가루를 입히는지는 까먹었네요.

아이들에게 미리 식탁에 그릇을 세팅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진정한 이태리요리엔 피클따위는 없습니다.^^ 대신 올리브와 앤쵸비를 반찬으로 준비.

과연 아이들의 평가는?
잠시뒤에 완판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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