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
몇년전 친척아주머니한테 울며겨자 먹기로 구입해 쓰다가 고장난 청호나이스 정수기. 고치려니 수리비가 너무 많이 나와서 못쓰겠더군요. 새로 하나 장만하려니 대여냐 구입이냐 고민만 차일피일... 어년 2년...ㅠ.ㅠ
그동안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다 보리차를 끓이거나 생수를 사다 마시거나 했던 김여사에게 정수기를 알아봐서 멋지게 하나 설치해 보겠다고 큰소리를 치기는 했으나 막상 들여다 보면 배수관 설치하고 어쩌고 저쩌고 이거 보통일이 아니더군요. 그동안 생수를 사먹자니 배출되는 PET병도 상당하고 제주도 삼다수를 육지것이 돈있다는 이유로 쪽쪽 빨아먹기만 하는게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더이상 미루기가 힘들어 설치까지 해주는 걸로 살까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직접 설치하면 아이들한테 교육효과도 있고 김여사한테 별점도 받을 수 있을테니 과감히 도전해 보았습니다.
먼저 정수기 선택은 이전에 사용하던 역삼투압 방식은 순수한 물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은 있으나 지나친 정수로 미네랄까지 제거하는 데다가 결정적으로 80%의 물을 버리게 되는 낭비 때문에 제외했습니다. 중공사막(hallow fiber membrane) 방식은 우수한 정수능력에 미네랄을 보존하고 물의 낭비없어서 최고의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별도의 가압모터도 필요없고 가격도 저렴합니다. 거치대 형식은 공간을 잡아먹어서 제외하고 싱크대 밑에 정수기가 위치하는 언더싱크형으로 정했습니다.
마침 굿필터(www.goodfilter.net) 라는 업체를 알게되어 많은 도움을 얻었습니다. 과감하게 중공사막 언더싱크형 DIY키트를 구입(1년치 필터 포함 9만6천원)하여 주말에 설치해 보았습니다. 우선 간단한 구조를 보면 필터 4개가 들어가는 데 세디먼트필터-> 프리카본필터 -> 멤브레인필터(중공사막필터) -> 포스트카본필터 순으로 물이 흘러갑니다. 필터에 물이 흘러가는 방향에 표시가 되어있으니 잘 보시고 설치하시면 되는데 저는 거꾸로 배관을 했다가 개통하기 직전에 알아서 수정했습니다.
필터케이스에 필터를 순서대로 놓고 배관을 가위로 잘라서 L형 피팅에 꽂으면 바로 연결할 수 있습니다. 아주 작은 부품인데 참 신기하게도 물한방울 안새게 연결할수 있습니다. 뺄때는 힘으로 잡아당겨서는 안빠지고 지렛대 모양의 공구로 빼면 쉽게 빠집니다.


무식하게 뺀찌로 잡아뺐습니다. ㅠ.ㅠ

그 다음은 수도꼭지에서 배관을 빼내는 작업입니다. 물론 계량기의 차단 밸브를 잠궈야한다는 것은 당연한데 대충 잠고 밸브를 열었다가 물바다를 만들뻔했습니다. (http://www.goodfilter.net/diy_3.php)

다음은 최고 난이도 작업인 싱크대 상판에 드릴로 구멍을 뚫어서 정수기용 수도꼭지(파우셋)를 설치합니다. 이것도 DIY 세트에 들어있는 드릴날을 전동드릴에 끼워서 뚫어주면 의외로 쉽습니다. 물론 잘못뚫으면 매우 난감. (http://www.goodfilter.net/diy_6.php)
마지막으로 수도꼭지 배관에서 빼낸 도관을 싱크대 밑으로 통과시켜서 정수기의 세디먼트 필터에 연결시키고 정수기에서 나오는 도관을 정수기 수도꼭지에 연결하면 놀답게도 정수된 물이 나옵니다.

정수기는 싱크대 밑에 숨어있습니다. 제가 설치한 방식은 저수조가 없기때문에 저수조를 청소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없습니다. 물은 졸졸 나오지만 병에 받아서 냉장고에 넣어두고 마시니까 불편하지는 않네요.
그저 집을 두어번 물바다를 만들어볼 용기만 있으시면 쉽게 설치할 수 있으시니 정수기가 필요하신분은 참고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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