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산

사람과 산  2010년 10월호

182 피플  임성식 글 현동욱 사진 주민욱





















매일 90킬로를 달리는 산악인 의사 임성식

자전거 라이딩을 통해 깨달음을 얻는다.

산악인이며 의사인 임성식씨(44세)는 하루 왕복 90킬로미터를 자전거로 달린다.목동 집에서 강화의 병원까지 출퇴근을 위해서다. 그는 달리면서 몰랐던 세상을 배우고, 길위에서 깨달음을 얻는다.

“자전거로 다니다 보니 미처 보지 못했던 새로운 풍경이 보이고, 도로에서 차에 밀려 자꾸 갓길로 밀려나다 보니, 약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게 되고, 평소 약자를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아무리 착하게 살려고 한다 해도 자신이 의사이다 보니, 주류 기득권층으로 살아왔기에 사회적 약자나 소외 계층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것.

그는 자전거 운행거리를 매일 기록하고,자전거를 타면서 절약되는 승용차 연료비를 매달 사회단체에 기부하고 있다. 또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태풍이 불거나 적설기에 자전거를 못탈 때에는 승용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본격적인 라이딩 4년의 임씨는 매일 출퇴근 길에 만나는 농촌의 풍경과 농부의 모습, 들판의 4계를 카메라에 담고 있다.

“세상에는 아주 많은 직업이 있지만 제가 생각하는 인류의 가장 중요한 자산인, 깊이30cm 정도의'표토'를 기름지게 하고 가꾸는 일을 하는, 농민이 제일 중요한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의 김포는 아름답고, 또 슬픕니다. 4차선 국도의 개발지역을 지나다 보면 가끔 철거반과 지역주민들의 격렬한 싸움도 보게 됩니다.”

그런데 임씨는 기록작업에 흑백사진을 고집하며, 필카를 사용하고 암실 작업도 직접한다.

“흑백사진은 색깔에 덧씌워진 화려함을 제거하고, 사물의 본질을 직시할 수 있게 하죠.”

필름을 현상, 인화하다 보면 조심스런 작업을 통해 진지하고 겸손한 마음가짐도 배울 수 있단다.

부인 김남희씨(42세)와의 사이에 임재관(17세,고2), 지관(15세,중3) 두 아들을 두고 있는 임씨는 자녀들에게도 자전거와 등산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고 나눔과 상생의 지혜를 가르친다. 자잔거의 생활화를 위해 아들들이 자전거를 이용한 마일리지에 따라 용돈을 더주기도 한다는 것. 그는 이러한 교육과 가족의 화목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부인 남희씨의 남다른 노력 덕분이라며, 고마움을 표하기도.

그의 가족 4인은 모두 산악인이며 자전거 마니아이다.

두 아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부모와 함께 북한산을 찾아 암벽등반을 즐겼고, 설악산, 한라산 종주도 온가족이 함께 했다고. 또 자전거로도 작년에 제주도 일주를 했고, 지난 여름방학 때는 서울 속초, 속초 포항을 잇는 온가족 자전거 종주를 마쳤다.

경희의대 산악부 출신이며, 크로니클럽 멤버이기도 한 임씨는 주말을 자녀들과 함께 보내기 위해 당분간 등산을 접고 있지만 아들들이 20세가 되면 다시 등산을 열심히 할 것이라고.

“산은 마음의 고향이며 저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게 해준 고마운 스승입니다. 자전거 또한 산과 많은 연관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기사 수정 : 경희의대 산악부 출신  -> 경희의대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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