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풀코스 출사표!

한권의 책이 인생을 바꾼다는 말은 아무래도 아닌 거 같은데 최소한 생고생은 시킬수 있는거는 맞군요.^^  좀 먼거리이기는 하지만 자출하면서 나름 평온하게 지내던 중년남이 갑자기 마라톤을 하겠다고 나서는 건 예사일은 아닙니다만... 곰곰히 생각해 보니 덤덤한 일상이 고마운줄 모르고 재미난 거 찾다가 일어난 일 말고는 특이한 이유도 없네요. 저의 사고 내력을 줄줄이 꿰고 있는 김여사 말로는 마라톤을 하겠다고 설레발을 친게 98년 부터고 (사실은 그때 샀던 마라톤화가 지금도 있는데 크기를 잘못 골라서 못신겠더군요) 2001년에는 요쉬카 피셔의 '나는 달린다'를 읽고 마라톤책을 몇권 사서 공부를 하기만 하더니 시작은 안했던 병력이 있다더군요. 그러니까 이번 일도 여러가지 일들이 차곡차곡 쌓이다 임계질량을 넘어서려고 하던 차에 '본 투 런'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일이 벌어진 거 뿐이였습니다.

어쨌던 마라톤을 시작한 7월 15일부터 거의 매일 점심시간에 5km를 뛰었고 일주일에 한번은 10-15km 를 뛰거나 언덕 달리기를 하려고 노력했는데 되돌아보니 '천천히 길게 달리는 연습'(LDT)을 더했어야 하는데 제일 길게 달려본 경험이 22km밖에 안되서 좀 불안하네요.


아래 강화도 마라톤 코스를 보시면 이 코스가 의뢰로 언덕이 많습니다. 대충 세어봐도 6개가 넘는데 왕복이니 12개를 넘어야하고 해안도로라 바람이 변수가 될수도 있겠네요. 그래서 나름 대비 한다고 몇번을 언덕을 포함한 코스에서 연습을 해봤습니다.




강화대교 근처에 언덕 두개가 연속으로 있는 곳있데 평소에 차가 거의 다니지 않는 곳이라 연습하기도 좋습니다. 언덕 두개를 계속 반복해서 왕복하는데 이게 아주 힘들더군요. 나중에 찾아보니 마라톤 연습에도 언덕달리기를 많이 하고 있었습니다. 근력을 키우고 자연스레 인터벌 트레이닝도 되고 좋은 운동이기는 한데 너무 힘들어서....^^  이 코스에서 10km 최고 기록이 52분, 평지에서 10km 최고 기록이 47분, 20km 최고 기록은 1시간 48분....  대충 계산해보면 4시간 이내에는 들어오겠으나 3시간 30분 정도로 달리기에는 좀 부족한 기록입니다. 게다 이 코스처럼 언덕이 많으면 10분 정도 늦어진다니까 4시간 이내에만 들어오면 잘 달린 셈인데 어찌된 심보인지 연습도 많이 안하고 자꾸만 욕심만 생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달려보면 15km 이후에는 아무 생각도 없고 발도 아프고 다리도 아프고 한발한발이 계속 힘들어서 기록이고 뭐고 어서 빨리 끝내고만 싶었습니다.












































































































이 언덕 코스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서 한시간 동안 언덕을 달리고 다시 자전거를 타고 돌아옵니다. 코스 중간에 물통을 두고 물먹는 연습도 하고 파워젤도 먹고 하지요.  분홍색 화살표는 강화 '나들길' 코스 표지입니다.



글을 읽어보면 마라톤은 30km 이전과 그 이후로 나뉘는데 그 이후가 말로 표현하기 힘들만큼 어렵다고 하던데 과연 어느 정도 일까 아주 많이 궁금합니다.^^  대관령 업힐이나 미시령 업힐, 성삼재 업힐 보다 힘들까?  설악산 공룡능선이나 지리산 종주보다 힘들까? 한여름에 용아장성릉 종주하다가 목타던 것 보다 힘들까? 160km를 안쉬고 한번에 라이딩 할 때보다 힘들까?   그동안 무엇을 경험했던지 더 강한 걸 보여줄거라는 기대감속에 두근두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번주 일요일에 열심히 달려보고 후기 쓰겠습니다.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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