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면 따뜻해진다?

'아웃도어 워머'라는 신기한 젤입니다. 이걸 손이나 발에 바르면 말초혈관이 확장되어 피가 많이 돌아 손발이 시리지 않게 한다고 합니다. 말초순환장애 치료제로 개발한 원료를 레저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하는데 광고대로라면 겨울철 자출에 최대적인 손발의 체온유지에 아주 제격일 것으로 생각되어....

천성이 게을러 손이나 얼굴에 로션을 바르거나 면도후에도 스킨같을 것을 써본적이 없음에도 추위를 버티게 해준다는데 혹해서 냉큼하나 구입했습니다. 크기도 그리 크지 않은데 3만원대의 가격 ㅠ.ㅠ  특이하게도 두가지 액이 들어있어 잘 섞은후 바르면 5분후에 효과가 난다길래 아껴서 조금 바르고 영하의 날씨인데도 2중 장갑을 안끼고 홋겹의 장갑을 끼고 나왔습니다..... 그런데 왠 일인지 계속 손이 시려운겁니다. ㅠ.ㅠ  아낀다고 너무 조금 사용했나? 

김포지나 마송에 누군아 도로변 텃밭에 불을 피워놨길래 지각임에도 염치불구하고 몸을 좀 녹이다 왔습니다. ㅠ.ㅠ










이 제품광고를 보니 문득 떠오른 장자의 한대목,

송나라 사람 중에 손 트는 것을 방지하는 약을 잘 만드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대대로 세탁업을 하고 있었다. 어떤 사람이 그 소문을 듣고 찾아가, 약 만드는 법을 백 금(百金)을 주고 사려 했다. 그래서 그 사람은 가족을 모아놓고 상의했다. “우리 집안은 대대로 세탁업을 해왔지만 하루에 몇 푼 벌이밖에 못 했다. 이제 백 금을 주고 사겠다는 사람이 있으니 얼마나 좋은 일인가. 파는 것이 좋겠다.” 그에게서 약방문을 산 손님은 바로 오나라 왕을 찾아가 약방문의 효용성을 홍보했다. 후에 오나라가 월나라와 전쟁을 하게 되었을 때 오왕은 그를 장군으로 삼았다. 그는 겨울에 벌어진 수전(水戰)에서 월나라군을 크게 쳐부쉈다. 오왕은 그에게 봉토와 함께 후한 상을 내렸다.   
<장자> 내편, 소요유(逍遙遊) 중에서


이 이야기는 같은 걸 가지고도 누구는 세탁업을 누구는 장군이 되었다는 이야기 속에는 근근히 빨래를 해서 먹고산 사람을 얕잡아 보는 입장이겠지만 그 장군 때문에 추운 겨울에 까지 약을 바르고 전쟁을 해야했던 오나라 병사들 입장에서는 장군이 참 미웠겠습니다.  저도 뭐 이런 약을 바르고 고작 자전거나 타고 있습니다.^^

낼은 좀 듬뿍바르고 달려보겠습니다. 효과가 있어야할텐데.....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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