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어머니의 모든 것 Todo sobre mi madre (1999)

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
주연
세실라 로스 Cecilia Roth ..... 마누엘라
마리사 파레데스 Marisa Paredes .... 우마
캔델라 페나 Candela Pena .... 니나
페넬로페 크루즈 Penelope Cruz .... 로사
로사 마리아 사르다 Rosa Maria Sarda .... 로사 엄마역
안토니아 산주안 Antonia San Juan .... 아그라도 ... Agrado


장기이식센터의 코디네이터로 일하는 마뉴엘라는 17살의 아들 에스테반과 살고있습니다. 작가를 꿈꾸는 에스테반은 아빠에 대해서 엄마한테 들어본적이 없지만 속이 깊어 언젠가 엄마가 말해주기를 기다립니다. 마뉴엘라는 아들에게 젊은 시절 아마추어 극단에서 연극을 했었고 극단에서 에스테반의 아빠를 만났다고 말해줍니다. 마뉴엘라와 에스테반은 열일곱살 생일 기념으로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보고나서 주연배우인 '우마'에게 사인을 받으러 가다가 교통사고로 죽고맙니다.

괴로운 마뉴엘라는 에스테반의 아빠 롤라에게 아들의 죽음을 알려주고자 고향으로 돌아가 옛 친구인 아그라도를 만납니다. 아그라도를 통해 로사(페넬로페 크루즈)를 알게되고 아들이 죽기전 사인을 받고 싶어했던 배우 '우마'를 만납니다.

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문제가 있습니다. 마뉴엘라는 미혼모고 남편은 트랜스젠더, 친구 아그라도는 트렌스젠더에 창녀입니다. 부자집딸 로사도 미혼모가가 되고 잘나가는 배우 우마도 레스비언에 애인은 마약중독자입니다. 제대로 된 남자라고는 전혀 등장하지 않고(잠깐 나오는 산부인과 의사가 유일한 '정상' 남자네요) 모두 버림받고 잡초같은 여자들이 등장하지만 이들은 놀랍게도 너무나 낙천적으로 살아갑니다. 서로를 위로하고 사랑하면서.... 그중에 제일은 제일 하찮은 이는 아그라도이겠지요.

연극배우 우마와 니나가 사고로 그날 공연이 취소되자 이들의 비서로 일하던 아그라도는 무대에 올라가서 관객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합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jopHxaXNcfg

(커튼이 내려진 무대 위에 오르는 아그라도.)
아그라도: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매일 이 무대에서 승승장구하던 두 여배우가 오늘은 못 나옵니다, 불쌍해라.
그래서 오늘 공연을 취소합니다. 원하신다면 입장료는 환불해 드립니다
들뜬 맘으로 극장에 왔는데 그냥 가야 한다니 유감이군요.
만약 그대로 계시겠다면 제 인생 얘기를 할까 합니다. (가디건의 단추를 하나 풀어 가슴을 약간 보여주는 아그라도. 몇몇 관객이 일어나 나간다.)
죄송합니다, 안녕히 가세요. 만약 지루하시면 코를 골아도 됩니다 이렇게, (코고는 소리)
즉시 알아차리겠습니다. 결코 자존심 상해하지 않을게요, 진짜로!
저는 아그라도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내 인생은 남들을 기쁘게 하는 것이었기 때문이죠.
그리고 전 쭉쭉빵빵이기도 해요. 제 몸을 보세요! 견적이 많이 나왔죠.
눈은 8만 페세타, 코는 20만 페세타. 하지만 쓸모없게 되었어요. 왜냐하면 1년 후 다시 했거든요.
인위적인 걸 알지만 그걸 문득 깨달으면 저도 안 만지게 돼요.
계속해서 가슴 두 개, 절대 괴물은 아니니까요.
하나당 7만 페세타. 가슴 수술은 정말 잘 됐죠. 실리콘은
어느 관객: (웃으며)어디요?
아그라도: 입술, 이마, 광대뼈, 골반, 엉덩이. 리터당 10만 페세타는 되니까 계산은 각자 해보세요.
턱 깎는데 7만5천 페세타. 레이저로 털도 뽑고. 왜냐하면 여자는 남자만큼 털이 많을 수 없으니까, 한 번에 6만 페세타. 물론 털의 양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두세 번은 해야 해요
하지만 무대에 서는 사람이라면 더 해야겠죠.
제가 하려는 말은 쭉쭉빵빵이 되기가 어렵다는 거죠. 그렇다고 꿈꾸는데 인색할 필요는 없어요. 꿈은 꿀수록 더욱 그 꿈에 가까이 가는 거니까요.

지난번에 소개했던 '귀향'의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1999년작으로 유수한 영화상을 휩쓸었던 유명작품입니다. 6년전부터 저희집 DVD장에 꽂혀있었는데 이상하게 간택되지 못하다가 드디어 감상을 했네요.  정말 아름답고 사랑스런 영화입니다. 어떠한 상황에 처해서도 결코 슬퍼하지 말며 끝까지 꿈꾸고 서로 사랑하라고 다독여줍니다. 줄거리를 더 이야기하면 스포일러가 되겠기에 여기까지만.^^

에스테반 & 마뉴엘라


사랑스런 로사


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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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리스 게임 Ripley's Game (2002)

감독
릴리아나 카바니 Liliana Cavani

주연
존 말코비치....톰 리플리
John Malkovich....Tom Ripley
듀그레이 스코트....조나단 트레바니
Dougray Scott....Jonathan Trevanny
레이 윈스턴....리브즈
Ray Winstone....Reeves
레니 헤디....사라 트레바니
Lena Headey....Sarah Trevanny
샘 블리츠....매튜 트레바니
Sam Blitz....Matthew Trevanny
치아라 카셀리....루이자 아라리
Chiara Caselli....Luisa Harari
윌프레드 잰더....벨린스키
Wilfried Zander....Belinsky








리플리의 직업은 미술품 중개상 같은 고가품을 취급하는 일을 하는데 뒤가 많이 구린사람입니다. 하지만 그는 보통의 악한하고는 좀 다릅니다. 아주 많이 사악해서 도대체 그가 하는 일이 나쁜짓이 아니라는 생각까지 듭니다. 살인하고 죄책감으로 불안, 불면증에 시달리는 보통 사람하고는 사고의 프레임이 완전히 다른 종자입니다.

동업자를 속여 한 몫 잡은 리플리는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마을에서 아주 멋진 저택과 하프시코드를 연주하는 예쁜 아내와 우아하게 살고 있습니다. 그는 동네 액자제작자 조나단 트레바니의 생일 파티에 초대되어 갔다가 조나단에게 모욕적인 말을 듣습니다. 리플리를 벼락부자가 된 미국인이라고 업신여긴 이탈리아인이 아주 인생이 꼬여 버립니다. 물론 백혈병이 재발되어 죽어가는 그에게 막판에 돈이라도 챙겼으니 다행이라고 말할수도 있겠지만 그건 아니지요. 조나단은 리플리의 게임에 엮여 목숨을 건 모험을 하게 됩니다. 물론 리플리도 위험에 처하기는 하지만 그는 모든 상황을 통제하고 즐길 수 있는 고수라는 게 문제입니다. 아마추어인 조나단만 뼈골빠지는 거지요.

우여곡절끝에 살인을 마치고 얼떨떨한 조나단은 토하고 난리가 납니다. 그가 리플리에게 묻습니다.

조나단 : 당신은 도대체 누구죠?
리플리 : 신의 걸작품이지. 즉흥연출의 대가랄까?  가책을 못느껴서 어릴적엔 고민도 했었지만 이젠 담담해
           그런 족속들은 살 가치도 없어. 거리에 차한대 없어진 셈이지. 덜 시끄럽고 덜 위험해.


그래도 이 영화가 선악의 이분법으로 빠져버리지 않는 이유는 바로 리플리를 연기한 존 말코비치 때문입니다. 말코비치는 걸작인 '존 말코비치 되기'에서도 멋진 연기를 보여줬지만 말코비치의 연기는 마치 살아있는 악마를 보는 듯합니다. 잘 생기지도 못하고 대머리에(대머리 이신분들에게는 죄송^^) 그저 그런 이 인물의 연기는 정말 놀랍습니다. 영화보는 내내 현실세계에서는 조나단 갈이 꾸역꾸역 살아가는 나도 리플리처럼 모든 상황을 통제하며 세상을 살아가보고 싶다는 환타지를 만족시켜주니까요.

제게 아주 못되게굴었던 사람들을 생각해 봅니다.  물론 소심하고 별다른 능력이 없는 저로서는 그저 신경안정제나 삼키고 술이나 취하면서 기억이 희미해지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지만(나중에는 제가 착해서 용서했다고 착각하고 지내지만요) 리플리처럼 능력이 있었다면 그들은 죽은 목숨이지요. 그래서 가끔 떠오르는 그들에게 텔레파시를 보내봅니다.

"내가 리플리가 아닌게 얼마나 다행인줄 알라고! 다음엔 가만 안놔줄거야!"(또 그러면 리플리형한테 다 이른다!)^^


리플리, 조나단




하프시코드를 연주하는 리플리의 아내, 선물을 줘도 이정도는 줍디다.^^


게임을 끝내고 안도하는 리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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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포티 Capote (2005)

감독
베넷 밀러 Bennett Miller

주연
필립 시모어 호프먼....트루먼 카포티
Philip Seymour Hoffman....Truman Capote
캐서린 키너....넬 하퍼 리
Catherine Keener....Nelle Harper Lee
크리프턴 콜린즈 주니어....페리 에드워드 스미스
Clifton Collins Jr.....Perry Edward Smith
크리스 쿠퍼....앨빈 듀이
Chris Cooper....Alvin Dewey
브루스 그린우드....잭 던피
Bruce Greenwood....Jack Dunphy
밥 발라반....윌리엄 숀
Bob Balaban....William Shawn
데이빗 윌슨 반즈....그레이슨
David Wilson Barnes....Grayson
에이미 라이언....마리 듀이
Amy Ryan....Marie Dewey
마크 펠리그리노....리처드 유진 히콕
Mark Pellegrino....Richard Eugene Hickock
앨리 미켈슨....로라 키니
Allie Mickelson....Laura Kinney


1959년 캔자스의 작은 마을 홀컴에서  일가족 네명이 무참히 살해되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유력한 용의자로 페리 스미스와 리처드 히콕이라는 젊은이가 체포됩니다. 뉴욕의 사교계에서 화려한 언변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던 카포티는 뉴욕 타임즈 일면에서 기사를 읽고 이 사건을 배경으로 글을 쓰기로 결심을 합니다. 캔자스로 취재 여행을 떠나는데 조수로 따라가는 사람이 '넬 하퍼 리'로 앵무새 죽이기의 작가입니다. 이 대목에서 카포티가 게이라는 걸 눈치챘지요. 넬이 여자니까요.


넬 하퍼 리, 트루먼 카포티

의도는 어떻게 되었던 카포티는 범인들을 만나 취재를 시작하며 페리에게 빠져들게 됩니다. 잔혹한 살인범이지만 한편으로는 너무나 불행한 젊은이였던 거죠. 아무 배경이 없는 이들에게 변호사까지 대준 카포티 덕에 항소를 하며 몇년간 수명을 연장하였으나 결국 이들은 교수대로 보내지게 됩니다. 실제 일어난 사건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에도 번역 출간된 '인 콜드 블러드'에 자세히 묘사되어 있을거고, 영화에서는 사건의 묘사보다는 카포티가 어떤 자세로 사건을 대하고 취재를 하며 어떻게 글을 써가는 지 자세히 묘사합니다.

감독의 뛰어난 점은 영화 전체의 흐름을 제어하는  능력입니다. 처음 크레딧에 작은 고딕체로 제목을 올리면서 아주 절제된 음악이 흐르고 다음과 같은 캔자스의 풍경을 보여주면서 시작합니다. 영화 전체에 흐르는 분위기를 미리 보여주는 것이죠.




여기에다 필립 시모어 호프먼의 뛰어난 연기가 더해져 영화에 완전히 빠져들게 됩니다. 실제 카포티의 모습이나 목소리를 들어보지 못했지만 그가 연기하는 목소리는 상당히 특이합니다. 목소리만 들어도 카포티의 섬세하고 이지적이지만 한편으로는 허영심 많고 이기적인 그의 성격을 느낄수 있습니다.

솔직히 고백하건대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카포티라는 작가가 있는지도 몰랐고 그가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작가이고 그가 쓴 'In Cold Blood'가 최초의 팩션이라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저 좋은 영화라는 이야기만 듣고 영화를 보기 시작했는데 영화보는 내내 잠시도 눈을 뗄수 없었습니다. 항상 작가들에 대해 경외감을 가지고 있는 저로서는 그들의 은밀한 세계를 들여다보는 즐거움때문이었을 겁니다.


뉴욕의 사교계 파티 장면입니다. 카포티가 특유의 언변으로 좌중을 휘어잡고 유머를 구사하는 장면인데 맨날 술먹고 취해서 다음 날 뭔 이야기를 했는 기억을 잘 못하는 저로서는 저렇게 한번 친구들과 수다를 떨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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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픽션 노블‘ 혹은 ’세계 최초의 팩션‘이라고 불리는 『인 콜드 블러드』는 저널리즘의 방법론과 소설의 작법을 동시에 적용한 작품으로 소설이자 저널이며 또한 르포르타주의 영역에 자리잡고 있기도 하다. 미국대학의 저널리즘 강좌에서 주요 교재로 사용되기도 하는 『인 콜드 블러드』는 사실에 머무르기 보다는 주관적인 관찰과 상세한 묘사를 주로 하는 새로운 보도 형태 즉, 신 저널리즘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 되었다.

트루먼 카포티는 하나의 잔인한 범죄가 촉발하는 사회의 모든 파장을 하나하나 섬세히 재구성한다. 전 미국을 떠들썩케 한 선정적인 범죄는 선한 공동체를 조금씩 일그러뜨리고, 구성원은 조금씩 위선을 드러낸다. 사형을 기다리며 단식중인 범죄자에게 음식물을 떠먹여가면서까지 인터뷰한 카포티의 집요함은 평범한 시선으로는 닿을 수 없는 인간의 내면으로 독자를 인도한다. 이렇듯, 『인 콜드 블러드』는 소설과 비소설의 경계에 위치한 독특한 구성 외에도 세월을 초월하는 범죄 소설로서의 미덕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인 콜드 블러드』는 랜덤하우스가 선정한 ‘20세기 비소설 100선’ 중 96위에 선정된 바 있다. 칼 포퍼, 아놀드 토인비, 제임스 프레이저, 제임스 왓슨, 윈스턴 처칠,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T.S 엘리어트 등이 장식하고 있는 이 리스트에 실제 범죄를 세심하게 재구성한 이 작품이 차지하는 자리는 무척이나 이채롭다. 출간된 지 40여 년이 지났지만 『인 콜드 블러드』의 광채는 여전히 휘황하다. 뭔가 큰 건을 터뜨리려 했던 트루먼 카포티의 야심과 천재성은 진지한 문학적 실험을 넘어서 인간 그리고 나아가 사회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담은 작품으로 거듭나게 됐다. (인 콜드 블러드, 출판사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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