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빵거리는 차 심리 분석

일반도로로 자출 경력 10개월쯤 되어가니 자동차에 대해 상당히 너그러워 졌습니다.(아니면 간이 부었거나^^) 처음에는 옆에서 밀어부치거나 뒤에서 빵빵거리거나 앞으로 갑자기 끼어들어 우회전하는 차를 만나면 먼저 가슴이 철렁하고 울화가 치밀어 오르며 입에서는 갖은 욕이 튀어나오는 게 자동 시스템이었는데...^^
 
왕복 4차선 도로 45킬로를 줄창 달려야하는 자출 환경상 제일 좋하하는 길은 갓길인데 문제는 이 놈의 갓길이 중간중간 사라지기도 하고 각종 장애물(깨진병, 모래, 잔돌, 자갈.... 죽은 여러 동물 시체....)이 점유하고 있어서 갓길로만 주행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상당 거리를 도로 가장자리를 주행할 수 밖에 없는데 이때 제일 견디기 힘들고 신경쓰이는게 뒤에서 빵빵거리는 자동차 소리죠.
 
제 나름대로 그동안의 경험을 종합해서 빵빵거리는 이유를 분류 해보니...
 
1. 나를 아는 차 : "원장님! 홧팅!", "어! 임원장 수고가 많어', '아니! 원장님 웬일이시꺄?"
  ->  반갑기는 하지만 저 지금 ㅈㄴ 힘들거든요?  나중에 시간되시면 포카리나 한잔해요.
 
2. 나를 부러워 하는 차 : "우와! 저 사람 대단하다" "저 아저씨 자전거 비싼거야?" "어째 옷이 더 비싸보인다?"
  -> 부러우면 그냥 지나가 주세요.
 
3. 나를 존경하는 차 : "우리가 비싼 기름을 태우면서 지구 공기를 더럽힐 때 저 사람은 외롭게 자전거를 타며 지구 온난화에 저항하고 있구나"
  -> 존경하는데 왜 빵빵거리냐구요.
 
4. 나를 무서워 하는 차 : "아 ㅆㅂ!  빨리 가서 짐 부리고 한탕 더 뛰어야 되는데 자전거가 깐죽대네, 건드려서 사고 났다가는 인생 종치는 거고", "미치겠네 그렇지 않아도 배차시간 늦어서 똥줄 타는데...."
  -> 바쁘신거 알거든요. 하지만 저도 지금 졸라 열심히 달리고 있어요.
 
 
 
 
그리고 나머지는 모두....
 
 
 
 
 
 
 
 
 
 
 
 
 
 
 
 
 
 
 
 
 
 
 
 
 
 
 
 
 
 
 
 
 
 
 
 
5. 나를 응원하는차  ~~ 면 얼마나 좋을까. ㅠ.ㅠ
  ->  제발 닥치고 조용히 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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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츄리 라이딩 도전기

생일날 아침 계획했던 대로 센츄리 라이딩에 도전했습니다. 보통 때 같았으면 안해가 끓여주는 미역국에 흰쌀밥으로 아침을 먹고 아이들의 카드를 읽으며 보냈을 터인데 자전거 귀신에 씌여서 희안한 일을 저질렀습니다. 갑자기 결정한 라이딩이라 몇군데에 함께 가자고 글을 올렸는데 동지를 구하지 못해서 혼자서 라이딩했습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외롭고 힘들었지만 제 페이스를 유지하는 데에는 도움이 되었습니다)


센츄리 라이딩 목표는

1. 목동에서 출발해서 강화일주후 돌아오는 160km코스를 실제 선수들이 라이딩하는 것과 비슷하게 휴식없이 라이딩한다.

2. 영양공급은 라이딩하면서 파워젤, 파워바로 대신한다.

3. 무엇보다 안전에 유의하며 교통신호는 가급적 지키도록 하고 6시간 이내에 라이딩을 마친다.


목동에서 아침 8시 40분 출발. 강화까지는 평소 자출하는 길이니 비슷한 속도로 라이딩했습니다. 1시간 30분만에 강화읍 도착. 강화읍에서 48번 도로를 버리고 국화리 저수지 쪽으로 접어들었습니다. 여기서 부터는 적석사쪽으로 짭짭한 업힐이 시작됩니다. (사진의 고려산, 혈구산 사이 언덕) 보통 라이딩이라면 심박수를 170이상으로 올려가면 전력으로 페달을 밟았겠지만 심박수는 160이 넘지 않도록 조절을 했습니다. 다니님께서 조언하신 대로 제 젖산역치 파워의 75%인 215watt로 페이싱하려고 했는데 아시다시피 파워미터는 순간적으로 파워값이 변하기 때문에 파워를 보면서 페이스를 조절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10분간 업힐을 마치고 다운힐...  내가저수지를 돌아서 외포리로 넘어가는 업힐이 또 나옵니다.


석모도로 가는 사람들 때문에 여기서는 차가 많아서 속도를 줄여야 했지만 아찍까지는 체력이 생생했습니다. (2시간 경과) 외포리를 지나면 건평리 너른 평야를 지나서 정제두묘가 있는 하오고개를 넘습니다.(3번째 업힐) 보통 라이딩이었습니다. 단골로 가는 보신탕집에서 점심을 먹고 쉬다 갔을 텐데 그대로 지나쳐서 조산리 너른 벌판으로 접어듭니다.


강화 지도를 보면 왼쪽 아래쪽에 있는 마리산주위(화도면)가 너른 평야로 둘러싸여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마리산이 강화본섬에 떨어져 있는 또하나의 섬(화도)였는데 선두포구와 조산리에 뚝을 쌓아 간척사업을 해서 강화도로 편입되었습니다. 강화도 지형은 전형적인 로링힐 지형이라 아주 높은 업힐은 없어도 계속되는 구릉의 연속으로 많은 체력소모를 가져옵니다.


조산리에서 직전으로 쭉빠진 길을 달려 오른쪽으로 돌면 마리산을 한바퀴 돌게 되는데 밴댕이로 유명한 선수포구를 지나게 됩니다. 여기부터 6-7개의 언덕콤보가 기다리고 있는데 꽤나 고생을 했습니다. 80km를 지나 후반부로 들어가니 이제는 온몸이 쑤시기 시작하더군요. 계속 틈나는 대로 허리를 펴고 스트레칭을 했는데도 목,어깨, 손목, 엉덩이... 정말 다리빼놓고 다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동막해수욕장에 도착해서 물배낭에 이온음료 1.5리터를 보충했습니다.(처음으로 정차, 5분간 소요) 시원한 에어콘 바람아래에서 잠시 쉬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았지만 꾹 참고 다시 안장에 올랐습니다. 관광객들로 복잡한 동막해수욕장을 지나 선두리, 동검도....초지대교를 지나니 체력의 한계에 다다른 거 같았습니다. 하지만 여기부터는 자전거 전용도로가 있어 긴장을 풀고 라이딩을 할 수 있었습니다. 드디어 강화대교가 보이는 지점에 도착하니 115km 주파에 4시간 12분 소요.


다시 목동까지 45km를 달릴 생각을 하니 죽을 맛이였지만 그래도 집에 간다고 생각하니 다시 힘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일요일 오후라서 그런지 48번 도로에 차가 많지 않아 별다른 어려움 없이 달려 목동 안양천 합수부에 도착했습니다. (놀랍게도 아침에 출발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1시간 30분 소요) 생각 같아서는 15분 정도 회복 라이딩을 하고서 집으로 가고 싶었지만 체력이 고갈되어 겨우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회복 드링크(미숫가루에 꿀과 소금 첨가)를 마시고 침대에 대짜로 누워서 식구들 다 불러 마사지를 시켰습니다.^^

라이딩 내내 육체적으로도 힘들었지만 무엇보다도 정신적으로 힘이 들었습니다. 특히 돌아오는 길이 차량이 많은 48번 도로를 주행해야 하기 때문에 집중력이 떨어지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에 더더욱 정신적으로 힘이들었습니다. 처음 출발하면서 뚜르 드 코리아에 선수로 나왔다는 가정하에 라이딩을 했는데 투어에 참가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온 몸으로 배웠습니다. 이런 라이딩을 3주간 계속 하려면 체력과 정신력이 어느 경지에 이르러야하는지 가늠하기가 힘들군요.


앞으로 당분간은 센츄리 라이딩에 도전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지만 워낙 중독성이 있는 일이라....^^



@ 라이딩 정리

0. 날씨 : 맑음, 온도 36도

1. 총거리 : 160km (100마일)

2. 라이딩 시간 5시간 40분, 휴식시간 10분, 총 소요시간 5시간 50분

3. 평균 심박수 : 149회, 최대 심박수 163회

4. 평균 파워 190와트, 노멀라이즈 파워 220와트


@ 문제점

1. 보조 자동차가 없기 때문에 물배낭을 매고 라이딩 : 어깨 통증

2. 6시간 가까이 되는 라이딩 도중에 소변을 한번도 안봄 : 집에와서 소변을 봤는데 아무래도 수분공급이 충분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음. 라이딩도중에 가능한 자주 물과 이온음료를 계속 마셔서 목이 마르다는 느낌은 없었음.

3. 라이딩 도중에 파워젤 4개, 초코바 8개, 파워바 4개 섭취했으나 더운 날씨에 라이딩을 하면서 계속 영양섭취하는게 익숙하지 않아서 영양섭취가 부족했을 가능성있음.(특히 후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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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추cc 다녀오다 - 공 안쳤음.










































지난주에 시화에서 맘껏 달리고 오니 몸이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전에는 목동-강화를 하루 자출하고 집에 돌아오면 젖은 솜처럼 축처진 상태였는데 이번에는 집에 와서도 너무나 생생한겁니다. 

"오호라! 이게바로 피카추가 라이추로 진화하는 거하고 비슷하구나."(공부한지 오래되어서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만.... 요새는 아이들이 유희왕카드로 종목을 바꾼지라)

맨날 김포평야만 가로질러 다녀서 언덕이 목마른 저는 송추 지도를 보니 너무나 가고싶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일요일에도 혼자 놀았는데 어찌 연속으로 간다는 말은 못하겠고... 괜히 송추 코스 지도를 모니터에 띄워놓고는 와이프를 보여줍니다.

"우와! 다음 코스는 송추에 있는 언덕 다 올라간데. 미쳤군 미쳤어! 저길 어떻게가?"

와이프 : (쓱 쳐다보더니) "전에 차로 한번 가본데네 언덕 심하던데 가고 싶어?"

"가긴 어딜가? 지난주에 다녀왔는데. 안가! 못가! 저길 어떻게 가"

"가고 싶으면 가아~~(봐? - 생략어법^^), 주말마다 혼자 잘 놀아봐?"

"저~~얼대 안가! 애들 중간고사 기간인데 분위기 잡아야지"


이러고서 또 전날까지 송추 간다는 말도 못하고 참석 댓글도 못달고 있다가 맨꼴지로 참석 댓글을 달아놓았습니다. 당일 아침. 목동으로 이사와서 첫 중간고사라 긴장하고 있는 큰애(중2)한테 슬슬 바람을 넣습니다.

"재관아! 공부하느라 스트레스 많이 받지? 랠리 휠셋바꾸고 한번밖에 못 탔잖아?  아빠랑 한바퀴 돌고 오자!"

"안되요. 학원 보충수업도 있고 점심에 생일 초대 받았어요?"

"생일? 여자친구? 아니면 여자애들 많이 온대?"

이러면서 면학분위기를 해치는 분위기로 계속 나가니 참다못한 와이프가 집에 붙들어놔봤자 도움이 안될거 같으니 허락을 해주네요.^^  그래도 이번에는 파스타를 곱배기로 해줘서 든든하게 카보로딩을 했지요.



성산대교 북단에 약속 시간보다 좀 일찍 도착했는데 아무도 없어서 반포쪽으로 달려서 마중을 나가는데 강북강변도로에서는 교통통제를 하고 인라인 대회를 하고 있더군요. 아무래도 인라인쪽이 파워가 막강한가 보네요.^^  밤섬즈음에서 일행을 만나 반갑게 인사하고 성산대교 북단에서 쉬는데 어째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여자분들은 안계시고 왠 MTB 라이더들이 합류했더군요. (전 이분들이 국가대표인줄 몰랐습니다.^^) 

"아니 웬 MTB?  이사람들 오늘 죽었다! ㅋㅋ  MTB로 로드 따라오려면 가랭이 찢어질텐데" 이런 생각을 하면서 불광천을 따라 구파발쪽으로 가서 송추IC 방면으로 들어가니 첫번째 업힐이 나오더군요.  어영부영 업힐을 하려고 다리에 힘을 주려는데 MTB 라이더들이 앞으로 쑥 나가면서 댄싱을 하는데 그 자세며 속도가 가히 아름다울지경이었습니다.

"헉! 이상하다 그동안 봐오던 MTB가 아니네? 처음이라 힘이 좋아서 그럴거야" 하면서 계속가다보니 MTB라이더중 한분의 져지에 '000 재활의학과" 라고 씌여있더군요. 뭐눈엔 뭐만 보인다고 제 눈엔 이런것만 잘 보입니다.^^  나중에 여쭤보니 그병원 원장님도 라이더셔서  져지에 병원이름을 넣으셨다고하네요. (환자한테 모두 져지 주는거는 아니랍니다.^^)  잘은 모르지만 훌륭한 병원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저토록 완벽하게 재활을 시키다니....

이름도 모르는 힘든 고개를 넘고나서(몇개를 넘었는지 기억도 안나고 그저 앞사람 엉덩이하고 삐걱거리며 비명을 지르는 자전거 소리만 들리더군요) 한참을 다운힐 해서(저수지를 끼고 도는 길이 멋졌습니다.) 전주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송추 CC 언덕을 올랐습니다. (아! 친구들이 송추CC로 공치러 오자하던 그 송추CC를 자전거 타고 올라오다니....) 그럭저럭 중간에는 끼었으니 버디은 아니더라도 파정도는 아닐까...^^ 모여서 기념사진 찍고 한참을 맘껏달려 의정부 시내를 통과했습니다.

의정부시내에서 도저히 민간인이라고 생각하기 힘든 엄청난 몸매와 미니스커트의 여성을 봤습니다.  저는 워낙 눈이 밝은지라 멀리서 포착을 하고 속도를 줄여서 자세하게 구경하며 지나가는데 저보다 빨리 가셔서 제대로 못보신 '6명'이 일제히 고개를 우측으로 돌리시더군요. "흐흐 역시 숫컷들이란!^^  아직 허벅지 힘이 남았나보네"  이러는데...

고개돌릴 힘이 남아있는걸 알았는지...의정부를 지나니 신호등이 없는 탄탄대로가 나오더군요. 여기서 페이스를 올리는데 정신이 없어서 속도계를 쳐다볼 틈이 없었으나 50에 육박했을겁니다.(나중에 GPS로 확인해보니 이구간 5km 평속 44.7, 최대 59.6, 6분 42초 @.@)  더욱더 놀라운 것은 MTB 선수들이 같은 페이스로 달리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어느분이신가 그러셨지요. "국가대표가 동호인들을 이렇게 괴롭혀도 되는거야?" ㅎㅎ)    광란의 질주를 마치고 서울시내로 들어와서는 예정에도 없던 망우리 업힐에 워커힐 업힐까지...(워커힐은 이제 힐축에도 못낍니다.^^) 

이러고 나서 마지막에 광장동에서 쵸코파이와 음료수 먹으며 자연스레 나온말!

"언덕이 젤 쉬었어요"


@ 총거리 124km, 평속 24km, 평균심박수 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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