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휴가 보고서(3부)

확실히 넷이서 여행온거보다 둘이서만 오니 아주아주 심심하고 재미가 없습니다. 그저 달릴뿐이죠. 그래도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도 들고요. 어제 저녁에 대학동기 둘하고 저녁을 먹으면서 반갑기도 했지만 다들 처한 상황이 슬프기도 했습니다. 재활의학과 개업중인 강원장은 제주시에서 50km를 출퇴근하고 있었고(저도 45km니 뭐 비슷하네요.) 얼마전에 병원을 새로 지은 김원장(서귀포 열린병원, 정형외과)은 아내와 딸둘을 서울로 보내서 기러기 아빠가 되었더군요. 그래도 워낙에 스포츠광인 김원장은 얼마나 열심히 운동을 하는지 싱글까지 한 골프는 그만두고 이제는 테니스와 축구에 심취해서 몸무게가 학생때하고 똑같다고 합니다. 열심히 운동을 하고 바쁘게 지내고 있지만 아침에 빵조가리 먹고 출근하는 모습을 보니 맘이 짠했습니다. 하지만 덕분에 저하고 지관이는 떠나기 전날까지 친구의 넓고도 텅빈~~~ 집에서 편하게 묵었습니다.^^

처음에 여행을 계획하면서 평소 자전거를 거의 타지 못한 지관이를 위해 서서히 마일리지를 올려가며 몸을 만들어주고 점점 힘는 코스도 도전해서 자신의 한계도 느껴보고 또 어려움을 참고 이겨낸후에 느낄 수 있는 성취감도 느끼게 해주고 싶었고.... 무엇보다도 자전거라는 경이로운 기계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내 다리의 근육으로 땀흘려 달리고 가슴이 터질듯한 통증, 찌는듯한 햇살, 살갖을 스치는 바람,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 중산간의 막막함과 피흘린 흘픈 역사 ....  하지만 무엇보다도 지관이를 살살 잘 꼬셔서 라이더를 만들고 싶었는데 역시 일주일이라는 시간은 너무 짧았다는 거.

8월 12일(여행 4일째)

아침일찍 모텔에서 짐을 챙겨서 근처 친구 아파트로 가서 짐을 맡기고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출발. 오늘 코스는 표선까지 해안도로로 가서 표선에서 '춘자국수'집에서 국수를 먹고 지난번에 지나쳤던 김영갑 갤러리에 들러서 다랑쉬오름을 지나 비자림, 삼나무가 아름답다는 1112번 도로를 달려서 산굼부리를 지나 1118번도로를 타고 서귀포로 돌아오는 예정입니다.

밤새 비가 왔지만 아침에는 해가 반짝하고 개었습니다. 짐도 모두 친구집에 풀어놓고 가뿐하게 표선까지 달려가서 유명한 춘자국수를 먹었습니다. 맛난 국수가 단돈 3000원.








국수를 먹고 출발을 했는데 아차! 핸들바 가방을 국수집에 두고 왔습니다. 지갑,카메라,핸폰등 아주 중요한 물건이 들어있어서 지관보고 기다리라고 해놓고 죽어라 달려갔더니 주인분이 잘 보관해 놓았더군요. 그런데 이 짧은 시간에 지관이는 천천히 갓길로 주행하고 있었는데 앞바퀴로 굵은 철사(양동이 손잡이로 추정)를 밟았가가 스포크로 끼어들면서 앞으로 넘어지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다시 돌아와보니 팔꿈치에 찰과상을 입었고 허벅지에 타박상을 입었는데 그리 큰 상처는 아니었지만 상당히 놀란 표정이었습니다. 자전거를 점검해 보니 앞스포크가 하나 휘었고 타이어 옆구리가 철사에 찢어서 펑크가 난 상태였습니다. 게다가 림도 좀 휘었더군요.

많이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안정을 시켜준 후에 튜브를 교체했더니 역시나 찢어진 옆구리로 튜브가 삐져나와서 이대로는 탈 수 없는 상황. 림은 약간 흔들리기는 하지만 주행에는 전혀 문제가 없는 상태였지만 도로용 타이어를 구하려면 제주시에 있는 한라싸이클까지 가야하기 때문에 하루 라이딩을 망칠위기에 처했습니다. 순간 제 타이어에는 자출용으로 쓰기위해 튜브와 타이어 사이에 펑크방지 테이프를 쓰고 있다는 걸 깨닿고 방지 테이프를 조금 잘라서 찢어진 타이어 옆구리에 대고 움직이지 않도록 펑크 수리용 본드로 고정시키고 튜브에 바람을 넣어보니.... 빙고!  아주 훌륭하게 복구가 되었습니다. 이날 친구집으로 복귀후에 병원에서 봉합용 나일론을 가져다달라고 해서 튼튼하게 봉합까지 하고 혹시나 모르니 앞바퀴를 바꿔서 제가 끼우고 다녔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비가 오기시작합니다. 맞바람을 가르며 다랑쉬오름쪽으로 달리는데 앞으로 날씨가 어떻게 변할지 걱정이 되기시작했습니다. 하기야 집단학살의 아픔 있는 곳으로 가는데 오히려 이런 날씨가 어울리기는 합니다.



용눈이오름.


아마도 아끈다랑쉬오름.




비바람이 몰아쳐 자전거를 가누기 힘들정도가 되었습니다. 다랑쉬오름은 뒤쪽으로 보이는데 찬찬히 사진찍을 여유가 없었습니다. 잠깐 쉬면서 방풍옷을 입고 내쳐 달렸습니다.

이때 지관이가 갑자기 제안을 합니다.
아빠! 이런 악천후를 달릴 때는 가산점을 주시면 안되요? 
- 그래? (요녀석 봐라?  제법 사업 수완이 있네?)  얼마?
1.5배 어때요?
- 좋아!  딜!
어짜피 쩨쩨하게 굴거 없어 호탕하게 그러자고 했는데....





오름을 지나니 거짓말처럼 날씨가 개었습니다. 갑자기 해가 쨍쨍하니.... 이거 갑자기 손해보는 느낌이..^^  전형적인 중산간제주도 날씨인가요? 카메라렌즈에 물방이 아직 묻어있네요.^^


비자림에 도착. 매점에서 포카리 채우고 다시 출발. 60km 지점


찌는듯한 더위에 힘들게 업힐하는데 이번에는 제 자전거 뒷바퀴 펑크.  갓길이 없어서 뙤약볕에서 튜브 교체. 예전에 때웠던 부위에 땜빵했던 부위가 다시 떨어졌더군요. 이런 긴 여행전에는 튜브도 새걸로 교체하고 와야하는 것을.... ㅠ.ㅠ  하루에 두 번 펑크가 나니 비축해 놨던 예비 튜브 두개를 다쓰고 말았네요. 다음에 또 펑크나면 이제는 때우는 수밖에 없군요.


기대했던 삼나무길 1112번 도로.  다시 비가 오기 시작합니다.



따로 점심을 먹지 않고 라이딩 내내 행동식으로 해결했습니다. 20분 마다 파워바 1개씩, 수시로 이온음료 보충.




신나게 달려서 산굼부리 도착. 예전에 신혼여행왔던 곳이라 구경하고자 했더니 만사 귀찮아서 다음으로 미루고 출발.



1118도로로 들어서기 전 기념촬영. 억지로 웃고 있으나 앞으로 무슨일이 벌어질지 정말 모르고 있었습니다. 배경하늘이 복선이었습니다. ㅠ.ㅠ


멋진 1118도로. 하지만 비가 다시 오기 시작하는데 이번에는 부슬비가 아니고 태풍이 온 것처럼 휘몰아 치기 시작합니다. 게다가 이길은 갓길도 없고 공사중이라 아주 험악하네요. 차들은 악천후에도 엄청 내달리고....







금방 그칠 비가 아니기에 방풍옷을 꺼내입고 마음은 급해도 파워바 먹으며 칼로리바로 에너지 보충하고 아껴뒀던 파워젤도 꺼내먹었습니다. 비가 엄청나게 오니까 물이 엄청나게 튀어서 뒤따라 가는 게 더 어렵더군요. 지관이를 앞장 세운건 바람막이 하려고 한게 아니라 뒤에서 차에 받힐까봐 제가 막아주려고 한겁니다.^^  비에 젖으면 도로 자전거는 제동력이 급격하게 떨어지므로 브레이크 잡는 요령도 다시 가르쳐주었습니다.


차들이 겁나게 달리는 1118도로를 벗어나 한적한 중산간 도로로 접어들었습니다. 서귀포까지 20km. 넉넉하게 한시간이면 도착하겠구나하는 마음이 드니 갑자기 긴장이 풀어지네요.


눈이 원래 작습니다.^^  비가 하도 내려 앞이 잘 안보인다고 고글을 벗으면 비때문에 눈을 못뜨겠더군요. 어찌나 눈을 비볐는지 완전 충혈.



간신히 비피할 곳을 찾아 버스정류장에서 휴식과 함께 간식.  사진찍을 때 웃으랬더니 어째....^^






3년전에도 마지막날 비를 쫄딱 맞으며 라이딩했죠. 보면 볼 수록 김여사한테 잘해야되겠다는 생각이 절로듭니다.^^

총정리 : 주행거리 110km, 주행시간  6시간 25분, 악천후 가산점 *1.5
획득 마일리지 = 110 * 1.5 =165  , 100* 500 + 65*1000 = 115000점,  
-  총합 20750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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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휴가 보고서 2부

여행 2일째(8월10일)

효월님집에서 첫날 신세를 지고 아침에 일어나니 효월님께서 부지런히 아침밥을 하고 계시더군요. 손수 꺽어서 덖어놓으신 고사리로 끓은 국에 정갈한 반찬이 참 맛있었습니다. 아침을 먹으니 자꾸만 늘어지는 지관이를 재촉해서 집을 나섰습니다. 처음 생각은 올레길 12코스 시작지점인 무릉2리에 있는 무릉생태골게스트하우스에 베이스캠프를 치고(아주 무겁지는 않지만 배낭을 메고 타기가 싫어서요) 여기저기 돌아다니려고 했는데 피로가 풀리지를 않아서 일단 가까운 해수욕장으로 가서 하루를 푹쉬기로 했습니다. 어디로 갈까 고민을 하다가 3년전에 첫날 묵었던 협재해수욕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깔끔해진 지관.





뭐 계속 내리막입니다. 17km를 35분만에 주파하니 예전에 묵었던 협재해수욕장앞의 하얀집민박으로 바로 직행해서 예전에 묵었던 같은 방을 잡았습니다. 그때는 에어콘이 없었는데 에어콘 설치해서 하루에 4만원. 조금 비싼감이 있지만 제주도주민들에게 가는 돈은 한푼도 아깝지 않았습니다.

협재해수욕장은 제주도에서 물이 제일 얕고 풍광이 좋아 가족단위 피서객이 제일 많이 몰리는 곳이라죠. 네... 그렇습니다. 남주둘이서 오니 가족단위 피서객들이 득시글 거리는 곳에서는 정말 재미가 없더라구요. 비키니는 아동 및 유아들 밖에 없고...ㅠ.ㅠ  







물만보면 정신을 못차리고 무조건 뛰어들던 지관이도 이제는 늙었는지 재미가 없다고 하네요. 해수욕장 한바퀴돌아서 맥주몇병하고 과자 한보따리 사들고 들어가서 늘어지게 잠만 잤습니다. 자다자다 일어나 저녁먹고 또 다시 쿨쿨...

아빠! 왜 그렇게 잠만 주무세요?
- 굉장히 피곤했나봐. 휴가 간다고 일주일전부터 두배로 일하느라 무리했지, 여행간다고 전날에 잠을 잘 못잤거든.

여행가기 전날인데 왜 잠을 못자요?
-너는 소풍가기 전날이나 시험 전날에 떨리지 않아?

그런날은 전혀 떨린적이 없구요 다만....  여친하고 데이트하기 전날에는 좀 떨렸어요. 히히
-이구 역시나 굵은 신경줄은 외탁했나보다. 소심쟁이 아빠는 상상도 못할일.^^

총정리 : 주행거리 8km, 주행시간  35분
획득 마일리지 = 8 * 500원 = 4000점,






여행3일째(8월11일)
아침부터 비, 바람




3년전 사진





다음날 아침 민박집 앞에서. 밤새 비가 내렸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땅만 조금 젖어있고 비는 그친상태. 다만 겁나게 바람이 붑니다. 제주도에 왔으니 바람을 각오하긴 했지만 맞바람을 맞으며 서귀포까지 가려니 보통일이 아니네요. 다만 서풍이 부는 거니까 짧은 생각엔 모슬포를 지나면 뒤바람으로 바뀔거라는 희망을 가지고서....출발^^



지난 여행때 아이들 잃어버렸던 곳.


(3년전) 모슬포항에서 다시 찾은 아이들.


아침을 대충 파워바로 때우고 출발해서 아점을 먹기위해 모슬포항으로 가던중에 점점 비가 굵어지기 시작합니다. 휴식도 취할겸 버스정류장 옆 정자나무로 들어갔는데 자전거 여행중인 부자를 만났습니다. 대전에서 오신 분인데 저처럼 아들 자전거 빌리셨더군요. 일정이 우리보다 짧아서 좀 빡빡하던데 여행을 잘 마쳤나 모르겠네요. 이 친구도 지관이랑 동갑으로 중2였는데 엄청 후회하고 있는 표정이 역력했습니다.^^ 


모슬포항 항구식당. 돔매운탕 7000원.








송악산 오르는 길.





산방산이 구름에 가려 잘 안보이네요.




길거리를 보니 중문에 들어섰네요. 괜히 언더바잡고 폼잡는 지관.



중간에 길을 잘못들어가서 만난 이쁜 오솔길. 소낭팬션이라고 쓴 푯말을 소낭게스트하우스라고 착각하여 들어갔네요.







우는거니? 지관? 
서귀포 다왔으니 좀만 참거라. ^^



3년전 지관이 모습과 비교해보니 이런 걸 '환골탈태'라고 하는 거 같습니다.^^   3년전에 업힐 못하겠다고 자전거 내팽겨쳐서 달래서 올라오는 못습입니다.




중문에서 서귀포까지 짤막하지만 짭짤한 업힐이 몇개 있었는데 지관이 스스로도 놀라면서 가볍게 올라갔습니다. 체력도 좋아졌지만 워낙 자전거가 가벼워서....^^

학교동기가 개업하고 있는 재활의학과. 잠깐 들려서 서귀포 입성 신고를 하고 저녁 같이 먹기로하고 숙소를 잡았습니다. 올레꾼들이 많이 가는 민중각이라는 여관을 가려고 했는데 빈방이 없다고 하여 근처 동성모텔에 3만원짜리 방에 들어갔습니다. 샤워하고나니 딩굴딩굴 테레비만 보는 꼴이 보기 싫어서 서귀포 천지연폭포쪽으로 산책을 나갔습니다.




걷다보니 올레 표지인 파란색 화살표가 보입니다. 30분쯤 걸었으니 올레길도 걸은걸로 치자구.^^



총정리 : 주행거리 67km, 주행시간  4시간
획득 마일리지 = 67 * 500 = 33500점,  
-  총합 9250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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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휴가 1일차



점방주인이 휴가를 일주일씩이나 갈 수 있다는 건 참으로 큰 축복이기에 어떻하면 휴가를 알차게 보낼까 고민을 많이 하게 됩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커가니 뜻대로 할 수 없게 되더군요. 올해가 처음으로 가족여행을 하지 못하게 되었지요. 고1일 된 재관이 학원이 방학 내내 하루도 쉬지않고 수업이 있다고 합니다. (무슨 수학학원인데 얼마나 잘 가르치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 수업을 쉬는 시간 없이 서너시간 연속으로 하고 .... 저는 맘에 들지 않지만 재관이가 그 선생님을 아주 좋아해서 어쩔수가 없지요. 뭐 지가 좋다는데)


재관이만 떼놓고 셋이서 가려했더니 아비와 다르게 에미마음은 모질지 못해서 못가겠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올레'까지는 아니더라도 '와우' 정도는 되는거니까 작은 아이(중2,지관)를 꼬셔서 꿈에 그리던 제주도 라이딩을 계획했습니다. 계획을 거창하게 세우고 다니는 버릇이 아니라 대충 출발일과 도착일만 정하고 숙소는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정해서 다녀야 제맛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연과 돌발상황이 없으면 여행이 아니고 관광)  처음 생각은 이전에 해안선 일주를 했으니 주로 중산간도로를 라이딩하고 3년전에는 오직 달리기만 하느라 명승지 구경을 전혀 하지 못했으니 이왕이면 유명 관광지도 둘러보고....  시간을 내서 올레길로 몇코스 걸어보고자 했으나 제대로 된건 별로 없네요.


하지만 제가 아무리 선천성 간비대증으로 겁없이 살고있다하더라도 휴가기간을 통채로 놀다온다고 하면 웃으면서 잘 다녀오라고 할 와이프가 어디있겠습니까?  8월 9일 일요일 아침 7시 비행기로 출발해서 16일 일요일 12시 비행기로 돌아온다는 일정을 듣고는 '죽고잡'냐며 일정을 바꾸라는 김여사의 엄청난 공세에도 꿋꿋하게 버티고 버텼습니다.^^


3년전 여름 휴가때 6박7일로 가족 모두 제주도 해안선 일주 자전거 여행을 했을때 (http://dvdprime.paran.com/bbs/view.asp?major=ME&minor=E1&master_id=40&bbsfword_id=&master_sel=&fword_sel=&SortMethod=0&SearchCondition=2&SearchConditionTxt=freesolo&bbslist_id=977500&page=1)  제일 어려서 (초딩5) 엄청나게 고생을 했던 지관이는 의외로  순순히 함께 가자고 하네요. 심지어는 설레이기까지 한다고....^^  (역시 세뇌는 무서운겁니다)    사춘기 아들이 꼰대와 단둘이서 7박8일 여행을 해준다는거에 감동하여 자전거 주행 마일리지에 따라 용돈을 주기로 했습니다. 제가 자출하면서 받는 성과급이 1km에 300원인데 대폭 인상하여 500원, 100km 이상 주행한 거리에는 두배, 긴 업힐에서 한번도 내리지 않고 업힐을 완수 했을때 산악포인트를 따로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여행첫날 (8월 6일)

지하철9호선이 자전거를 태워주지 않아서 김포공항까지 타고 가서 자전거를 포장하여 부치려고 했는데 고맙게도 김여사가 공항까지 태워줬습니다. i30에 뒷좌석을 접으니 도로 자전거 2대가 넉넉하게 들어갑니다.

이대목에서 등장인물을 소개해야되겠습니다.  먼제 저와 3년간 동거동락하는 '연희(連希, 멀리흐를 연, 바랄 희)'  쿠오타에서 나오는 프레임중 초-중급용이라 무게는 솔찬히 나가지만 전혀 불만은 없습니다. 이번 여행을 위해서 안장가방을 큰걸로 달고 왔습니다.

사춘기를 맹렬하게 통과하고 있는 지관(중딩2, 3년전 아무생각없이 6박7일간 제주도 해안도로 일주했으나 평소 자전거 거의 타보지 않았고 로드 자전거도 이번이 처음), 사진클럽 후배한테 빌린 '까망' (로드 자전거의 명가인 이태리 꼬냐고 카본 프레임에 구동계로는 캄파 최고급 그레이드인 레코드를 장착)  - 이자리를 빌려 귀중한 자전거를 선뜻 빌려준 문종범군께 감사.




자전거를 배송하기 위해 김포공항 1층에 있는 수화물센터로 가니 자전거 포장비용이 1대당 무려 2만오천원이랍니다. 미리 알아본 바는 만오천원이었는데 무려 만원이 올랐네요. 말로는 박스를 따로 주문해서 제작했다고는 하지만 박스 하나에 자전거 넣어주고 포장테이프로 붙여주는 가격치고는 지나치게 비싸다고 생각합니다. 앞바퀴빼고 안장을 빼야 제대로 들어갑니다. 그러니 간단한 공구를 가지고 가야합니다)  하지만 대안이 없으니 거금 오만원을 주고 2대를 포장해서 부치고 비행기를 탔습니다. 제주공항에 도착해서 '용두암 하이킹'에 전화해서 박스보관을 부탁했습니다.(1대당 만원, 공항에서 박스를 실어서 가게에 가서 자전거 조립하고 돌아갈때 다시 포장해서 공항까지 데려다 줍니다.)  - 자전거 포장 & 운송 비용으로 1대당 3만 5천원



근처 식당에서 아침식사로 먹은 갈치조림. 해산물을 좋아하지 않는 지관이를 살살 녹였습니다.^^  1인분에 7000원




출발하자마자 공기압이 매우 부족한 것을 발견해서 휴대용펌프로 공기를 넣어보지만.... 평소 100정도 넣고 다녔는데 80도 넣기 힘듭니다. 이 대목에서 로드 자전거 튜브 밸브인 프레스타와 일반 자전거 밸브인 던롭에 호환할 수 있는 어탭터를 가져오지 않은 것이 큰 실수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전문점이 아니고 일반 자전거포에서는 공기를 넣기 힘들어서 대충 공기압을 넣고 다녔더니 펑크에 취약해지고 속도가 떨어졌어요.)



제주 시내 통과중. 아직은 쌩쌩합니다.^^  목적지는 서쪽 중산간지역에 있는 나인브릿지 골프장 옆의 '효월'님 집입니다. 중산간도로에 경험이 별로없어서 아무생각없이 지도만보고 제주시에서 1135도로를 타고 쭉 올라가면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이게 글쎄 차들이 제주도에서 제일 빨리 달린다는 서부산업도로였습니다. 그나마 자전거 전용도로가 잘 만들어져 있어서 중간중간 차가 빠져나오는 길만 조심하면 별다른 위험요소는 없었습니다. 다만 무지 지루하게 계속되는 오르막, 오르막, 오르막....  무려 30km가 계속 오르막이었습니다. ㅠ.ㅠ


아! 젠장알 이게 무슨 짓일까?  - 후회해도 늦었단다. 아들아!





끝이 안보이는 업힐....거기다 비까지 부슬부슬 옵니다. 날씨가 흐리고 비온다고 썬크림 안 발랐다가 홀라당 익어버렸습니다 ㅠ.ㅠ



아부지 이거 언제 끝나요? 
- 글쎄다.


업힐때는 간지나게 져지 지퍼를 반쯤내리고







비가 그치니 멋진 풍경이 눈을 사로잡습니다. 많이 올라왔네요.





드디어 서부산업도로의 업힐이 끝나고 나인브릿지CC로 들어가는 입구로 들어섰습니다. 근데 이 길이 또 물건입니다. 무려 10% 업힐에 3km 계속됩니다. ㅠ.ㅠ  공사장에 씌여있는 글이  (업힐)주의 같습니다.^^










드디어 효월님 집에 도착. 이 지역은 조선시대에 화전민이 정착했던 곳으로 4.3 때 주민들이 소개되었다가 최근에 골프장이 생기면서 집 몇채가 들어서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수제차 명인인 효월님은 유니텔 '차사랑'시절에 인연을 맺어 벌써 12년지기가 되었네요. 화개에서 제주로 옮기신지 4-5년쯤 되셨는데 이제야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점심을 드시고 계셨던 효월님과 효사모 회원분들께 환대를 받고 맛나게 점심을 먹었습니다. 샤워까지 하고 한잠 늘어지게 자고나서 다시 에너지를 충전하니 몸이 근질거려 낙타등 코스와 직선 도로가 압권이라는 1115도로를 달려보겠다고 나섰습니다. (나인브릿지에서 탐라대 까지 왕복 40km) 




아부지! 길이 끝이 안보여요. ㅠ.ㅠ
- 제주도 중산간도로가 아니면 경험하기 힘든 거란다.

헐~~~  슬슬 페달만 밟으면 된다고 하더니
-누가?




열심히 달려 탐라대 도착.

아부지요?  저거저거 구름이 심상치....
- 니는 하늘은 보지말고 땅만 보고 달리거라.






멀리 산방산이 보이네요.


노루조심


자전거 조심



시속 60km로  다운힐하는 중딩. 다음부터는 다운힐때 앞에 세우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여친한테 보여준다고 열심히 촬영중.



다시 고통의 업힐.
처음으로 대퇴사두근의 존재를 알게된 중딩^^

효월님집에 다시 도착하여 막걸리를 마시며 묵은 수다를 떠는걸로 하루를 마무리지었습니다.



총정리 : 주행거리 70km, 주행시간  4시간 14분, 고도 600m
획득 마일리지 = 70 * 500원 = 35000점, 산악포인트 2만점  -  합 5500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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