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장날 아침

강화는 2일, 7일로 끝나는 날이 장날입니다. 제가 일하는 곳이 강화풍물시장 바로 옆이라 장날 아침이면 번잡한 풍경이 볼만 합니다. 날씨가 추워지면 장마당에 푼돈이라도 벌겠다고 좌판 벌여논 할매들이 안쓰러운데 그래도 오늘은 날씨가 푹해서 다행입니다.


경운기에 배추, 고추같은 김장거리를 싣고 장에다 내다 파시고 몸살 나셔서 주사 맞으러 오시곤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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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 호들갑

요즈음 잠잠했던 강화에도 중고딩을 중심으로 환자가 많이 늘었습니다.

RT-PCR 이라는 확진검사 (RNA 바이러스인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검출하기 위해 아주 극소량의 검출하고자 하는 유전자를 연쇄반응으로 폭발적으로 증가시켜 검출하는 장치) 는 비용도 많이들고 시간이 오래 걸려서 투약하는 데 도움이 안되기 때문에 간편검사를 주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간편검사는 100명의 실제 환자를검사해도 40% 정도만 양성으로 나오는 지라 양성으로 나오면 거의 확진이지만 음성으로 나와도 나이가 어리거나 전신 증세가 심한 경우에 따라서는 타미플루를 처방하기도 하지요.

여러번 들으셨겠지만 이번 플루의 특징은

1. 어린 사람들이 잘 걸린다. : 30세 미만이 75% 정도, 제 경험도 최고령이 44세 고등학교 교사였고 30대 1명, 나머지는 대부분 초중고딩입니다.

2. 60세 이상은 감염율이 아주 낮다 (1% 정도 ) : 대신에 걸리면 위험군

3. 치사율은 매년 찾아오는 계절독감보다 훨씬 낮지만 전염력이 매우 높다.

4. H1N1 타입이고 1910년대에 수천만명의 사망자를 낸 스페인 독감도 H1N1 - 하지만 다른 바이러스

5. 전염성이 엄청나게 높은 것으로 봐서도 돼지에서 유래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 돼지 플루가 적당한 이름이지만 축산업자들의 압력과 로비로 아주 이상한 '신종'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매년 항원이 변하는 플루 바이러스는 매번 신종입니다)

6. 감염되었어도 증세가 심하지 않거나 위험군이 아니라면 타미플루를 안먹어도 된다. - 타미플루는 막 써도 되는 안전한 약은 아닙니다.(부작용만 2페이지가 넘습니다. 읽어보시면 약먹기 겁나죠^^)

7. 진정한 공포는 시작도 되지 않았다. - 진짜는 치명율이 60% 이상되는 조류 플루와 결합되고 타미플루에 내성이 생기면 엄청난 결과를 가져올 겁니다. 지금의 플루는 애교죠.

8. 왜 자꾸 변종 - 합종 바이러스가 생길까? - 대단위 공장식 축산산업은 최소한의 동물의 권리도 인정하지 않는 극악스러운 환경에서 동물을 공산품 취급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지나친 개발로 철새들의 서식지가 줄어들어 점점 접촉가능성이 늘어납니다. 철새들의 플루가 공장에서 극도로 면역력이 약화된 닭,오리들에게 감염되는 일이 반복되고 사람들은 대부분이 도시에서 밀집 생활을 하니 전파가 더더욱 쉬워졌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이런 병이 돌아도 인류의 반정도가 죽으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으나 인류가 현재 문명에 대해서 본원적인 성찰을 통해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울겁니다. 보나마다 새로운 약 개발에 돈을 쏟아부을 거고 처음부터 상대가 되지않을 싸움을 지속하겠죠.


하루 100여명의 환자중에 감기증세로 오는 분들이 4-50명쯤 되는 거 같고 그중에 실제로 타미플루를 처방하는 경우는 4-5명 정도 됩니다. 나머지 감기 환자들은 열도 별로 안나고 증세도 별로지만 오로지 걱정스러워서 오시는 분들입니다. 물론 돈나가는 곳 많은 개업의 입장에서는 참 고마우신 분들인데.....^^

매체에서 열심히 떠들어 대고 사망자 수를 생중계하기 때문에 불안감이 극도로 조성되고 있는 건데 그중에서도 제일 불안한 것은 특별한 위험인자가 없는 젊은 사람이 죽는 경우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극히 드물고 그런 케이스에 걸린다면 뭘 해도 소용이 없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얼마전 모연예인의 아이가 증세 발생하고 3일만에 사망하면서 공포감이 극대화되었습니다. 하지만 왜 이렇게 급속도로 악화되는 원인은 모르겠으나(아마도 개인 면역성에 문제가 있었겠지요)  이런 경우는 아무리 일찍 타미플루를 사용했어도 병의 진행을 바꾸지는 못했을 겁니다. 실제로 증세발생후 40시간 이후에는 써도 별 소용 없습니다. 타미플루는 바이러스를 죽이는 약이 아니고 증식을 억제시키는 약이기 때문입니다.

겨우 이정도의 사망률을 보이는 플루에 패닉에 가까운 반응을 보이니 중세 페스트가 창궐했을 때는 정말 대단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주체하기 힘든 불안은 인간이 진화과정중에 자의식과 미래에 대한 예측이 가능해지면서 필연적으로 따라온 '존재 그 자체에 대한 불안' 이 근본적인 원인일 겁니다. 이를 견디기 위해  종교도 만들고 보험도 만들고 술도 마시고 가족도 만들었지만 잠시 잊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해소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어쩌겠습니까? 산다는 것이 지지부진하고 지리멸렬하며 허망한 것을....

저는 그저 아침에 출근하면서 가족들 모두 세워놓고 차례차례 꼭 껴안아주고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말해줍니다. 싸우더라도 아침에는 반드시 화해하고 출발하고 혹시나 그대로 가지고 출발했으면 한강변 자전거도로를 벗어나기 전에 꼭 전화라도 해서 화해하고 출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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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결산
























10월 결산
1. 총거리 : 1373 킬로미터
2. 평속 : 25 킬로미터
3. 자출일 : 20/23  (23일 출근에 20일 자출)

지난 달 평속 27 킬로미터 보다 페이스가 점점 더 늦어지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자출하면 슈퍼맨이 되는 게 아니고 점점 약아져서 어떻하면 힘을 덜 들일까 몸이 스스로 터득하나 봅니다. 운동 능력을 향상시키려면 중간중간 아주 강하게 밀어붙이기도 하고 (인터벌 훈련), 아주 길게 타기도 하고, 중간에 충분히 쉬어주기도 해야하는 데, 매일 일하는 생활잔차인은 그런거 못하죠.^^   북아메리카대륙 횡단 대회에서 대단한 기록을 세운 사람들 중에는 출퇴근을 하면서 대단한 트레이닝을 하기도 했던데 저는 도저히 트레이닝까지는 아직 멀었습니다. 그저 하루하루 버텨내는게 기특할 따름입니다.^^

하루는 안개가 무척 많이 끼어서 신경이 곤두선 아침이었는데, 차 한대가 옆으로 다가오더니 빵빵거립니다. 슬쩍 쳐다봤는데 모르는 차라서 무시하고 그냥 계속 달렸지요. 2-3킬로 더 달려서 88도로와 48번 도로가 만나는 지점이라 뒤에서 오는 차, 오른쪽에서 진입하는 차들때문에 조심스럽게 통과는 구간에서 그 차가 제 오른쪽으로 와서 창문을 내리더니 진한 경상도 사투리로 "죽을라고 환장했어요" 하고는 휙 지나가 버리는 겁니다. 여유가 있었으면 가운데 손가락이라도 들어서 걱정에 대답을 해주는 건데 그러지도 못하고 순식간에 지나가 버렸습니다. 그동안 워낙에 많은 욕을 먹어서 왠만해서는 끄덕없었는데 그날은 이상하게도 굉장히 우울해지는 겁니다. 정말 너무나도 무모한 짓일까? 나혼자 이런다고 북극곰이 죽어가는 속도에는 아무 영양도 없을 텐데, 죽을라꼬 환장하는 것 같은 이 짓을 계속해야하는 것일까? 하는 자괴감이 며칠을 괴롭혔습니다. 그래도 단순한 제 뇌세포는 며칠 지나니 까먹고 또 계속 달리고 있지만요.^^

이제 슬슬 몸도 구석구석 아프기 시작하고 날씨도 점점 추워지고 그나마 평일에 하루씩 쉬던 것도 신종플루의 공세에 계속 근무하기로 해서 좀 더 많이 달릴수 있겠습니다.^^


사진은 계속 찍기는 했는데 괜히 바쁘기만해서 암실작업을 거의 못했네요. 이번에는 사람들 위주로.




김포 장기동, Fuji 645







김포, 마송, Fuji 645















김포, 전류리, Fuji 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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