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장



요리 시작한지 어언 7개월

수능 100일을 앞두고 큰아이에게 백일기도 대신에 '아빠의 백일 아침밥 프로젝트'로 매일 아침상을 차려주고 있습니다. (오늘이 D -79일)
대단한 아침상은 아니고 거의 매일 알리오 올리오 하고 간단한 샐러드가 주종목인데 가끔은 변화를 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주로 샐러드에 두부를 올리거나 감자, 버섯을 올리고 소스를 바꿔 보기도 하구요.

마늘 소비량이 상당해서 봄에 산 마늘 한접을 다먹고 또 한접을 구입했습니다.
통마늘을 사서 시간 날때 마늘을 까는데 이게 처음에는 귀찮고 힘들더니 이제는 중요한 여가활동이 되었습니다.^^  집에 테레비가 없으니 저녁 먹고 나면 식탁에서 마늘을 까면서 그날 있었던 일을 두런두런 수다를 떠는거지요.

그러던중 드디어 손가락에 주부습진이 생겼습니다.^^

가끔 아주 심한 주부습진 환자들을 봤기에 이정도는 별로 아프지도 않고 그저 뻣뻣한 느낌만 있네요.

이정도면 거의 주부된거 아니냐고 했더니 김여사는 열손가락 생겨서 몇년은 고생해서 인정해주겠다고 합니다.

주부의 길은 멀고도 험합니다.^^



아래는 오늘 아침의 알리오 올리오, 특별한 건 없구요 사진에서는 모르겠지만 알 덴테로 스파게티가 아주 잘 삶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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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법


콩나물처럼 끝까지 익힌 마음일 것
쌀알빛 고요 한 톨도 흘리지 말 것
인내 속 아무 설탕의 경지 없어도 묵묵히 다 먹을 것
고통, 식빵처럼 가장자리 떼어버리지 말 것
성실의 딱 한 가지 반찬만일 것

새삼 괜한 짓을 하는 건 아닌지
제명에나 못 죽는 건 아닌지
두려움과 후회의 돌들이 우두둑 깨물리곤 해도
그깟것 마저 다 낭비해버리고 큰 멸치똥 같은 날들이어도
야채처럼 유순한 눈빛을 보다 많이 섭취할 것
생의 규칙적인 좌절에도 생선처럼 미끈하게 빠져나와
한 벌의 수저처럼 몸과 마음을 가지런히 할 것

한 모금 식후 물처럼 또 한번의 삶,을
잘 넘길 것

(김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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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에게 가는 길

2009. 12 서울 개화, Fuji 645 wide, NP400

그대에게 가는 길은
발자국의 온기가 남아있어
때늦은 눈에도
모습을 감추지 않았으면 좋겠다

애써만든 가시덤불이 무릎뼈를 스치고
가끔은 발목을 휘감는 풀에 휘청거려도
결국에는 그대에게 이르는 길이었으면 좋겠다

그 길엔 나무들이 가지를 벌려 기뻐하고
가끔 까치들도 소리질러 손님 온다고 알려주면 좋겠다

그대에게 가는 그 길이
끊임없이 이어져 있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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