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보고서^^

휴가 1일차 : 일요일날 속초로 떠나는데 비가 어찌나 억수로 퍼붓는 지 앞날이 걱정스럽더군요. 그나마 서울-경기도를 벗어나면서 날씨가 좋아져서 다행이었습니다.

예전에 삼척시절 친하게 지냈던 친구가 속초에 있어서 전화한통하고 무작정 떠났습니다. 그집 큰 딸하고 지관이하고 초딩6학년 동기인데 유치원부터 같이 다녔지만 오랜만에 만나니 처녀-총각 티가 팍팍 나네요. 속초 등대를 새로 고쳐서 전시관을 만들었습니다..


연희-은영-재관-지관








휴가 2일차 : 어느 해수욕장으로 갈까 물어봐서 무조건 비키니 제일 많은 곳으로 가자고 했건만... 오로지 주차하기 좋다는 이유로만 간 하일라 비치 해수욕장은.... 모두들 가족단위 피서객들만 있어서 정말 영양가 없었습니다. 파도가 어찌나 센지 파도에 휩쓸려 넘어져서 척추 압박골절환자까지 있었다고 합니다.









휴가 3일차 : 비키니가 많다는 해수욕장 정보를 입수하여 다른 곳으로 가자고 했는데 아이들이 계곡에서 놀고 싶다고 성화를 해서 미시령 정상 근처의 작은 계곡으로 갔는데.... 물이 너무나 차서 물놀이는 커녕 발을 담그기도 힘들었습니다. 얼마나 차가왔으면 누가누가 발 담그고 오래 버티나 시합을 했는데 5분이 지나니 통증이 심해서 버틸 수가 없더군요.^^










휴가 4일차 : 처음 계획은 친구집에서 일주일 내내 기생생활을 하는 거였는데 얼굴 가죽이 두껍지 못해서 속초를 떠나 강릉으로 갔습니다.^^ 사실은 경포대에 엄청난 비키니인파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해수욕장으로 가면 아이들이 세상살이를 너무 쉽게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가볍게 대관령 옛길을 오르기로 했습니다. 관동대에서 출발해서 정상 휴게소까지 18km 언덕길. 재관이하고 함께 올랐는데 1시간 40분 동안 한번도 페달에서 발을 떼지 않고 완주했습니다. 물론 정상까지 완주하면 모종의 상금을 준다고 꼬시기는 했지만 대단한 성취감을 맛보았을 겁니다.


김여사 - 서포트카 운전, 임지관 - 사진촬영 및 물통공급







재관이 표정이 상당히 힘들어 보이네요.



정상까지 18km를 한번도 내리지 않고 정상까지 오르면 10만원 상금을 준다고 했더니 아무생각없이 덥석 물었는데 출발하고 나서 10분이 지나자 바로 후회하기 시작하더군요. 하지만 10킬로미터쯤 오르니 그동안 고생한게 아까와서 이를 악물고 오르더군요. 땅만보고 오르다가 중간에...

"아빠! 오백원짜리 떨어져 있어요! 주으면 안될까요?"

"내리면 무효!"

뒤에 따라오는 와이프한테 꼭 동전 주우라고 하고 계속 올랐습니다.^^











대관령 정상에 경포대 해수욕장으로 갔더니 천국이 따로 없었습니다. 올해는 비키니가 유행이라 젊은 차자들은 거의 100% 비키니였습니다. 엉덩이 바로 위에 앙증맞은 문신을 한 아가씨들을 구경하니 눈이 시원해졌습니다.















휴가 5일째 : 지관이가 이번에는 제발좀 텐트나 민박 말고 '모텔'에서 자고 싶다고 해서 강릉시내에 있는 러브호텔로 가서 소원을 풀어주고 다음날 내내 해수욕하다 책보다 맥주먹고 잠자다 사진찍고 그러면서 하루를 보냈습니다. 요새 해수욕장에는 피자, 통닭, 아이스티, 생맥주, 팥빙수 등등 벼라별 음식을 팔러 다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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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marius.net

October 31, 2004

내가 눈을 감는 것은
눈을 떴을 때 내 앞에 있을
너의 모습을 보고 행복해하기 위해서다.
(강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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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회사원/철학자인 강유원씨의 소굴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arimarius.net)

헤겔철학으로 박사논문을 썼다고 하는데 나는 헤겔의 ㅎ도 모른다. 다만 최근에 그가 쓴 '공산당 선언 공부하기'라는 책을 읽었을 뿐이다. 내가 어떤 일/사람/물건에 빠졌을 때 시작하는 건 그것에 대한 책을 사거나 스토킹을 하거나 그것을 닳도록 써보는 것인데 이번에는 엄청나게 긴 게시판을 처음부터 읽어보고 있다. 거기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참 아는 것도 많고 글도 논리적으로 잘 쓴다. 심지어는 겸손하기까지 하다. 물론 때로는 지나치게 예민해서 쓸데없이 소모전을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수유+너머의 고미숙과 이진경을 아주 싫어한다. 그건 아마도 그들이 노마디즘을 논하고 마르크스를 주무르면서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일거다. 수유+너머에 한번 밖에 가보지 못했지만 강유원씨의 지적이 상당부분 이해가 된다. 하지만 그래도 나는 수유+너머의 공동체가 잘 되었으면 좋겠다)

이 사람은 안경알을 갈아서 끼니를 때우며 철학을 연구한 스피노자와 제일 가까운 사람일 것이다. 최소한 자신의 공부에 타협하지 않는 자존심으로 공부하고 있으니까. 그래서 더욱 맘에 든다. (교수짓 하지 않고 동막에서 시쓰고 사는 함민복 시인하고 비슷하다.)

게시판을 탐독하다 오늘 주은 한마디를 보니 더더욱 맘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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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marius.net에 가면 강유원씨의 강의가 mp3로 올라와 있다. 그중에서 제일 만만한 '공산당 선언'을 들어보니 꽤 재미도 있고 잘 하면 세계사를 비롯한 몇가지 과목을 함께 공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번 여름 방학때 저녁먹고 나서 한시간씩 식탁에 둘러앉아 공산당선언을 식구들과 공부하기로 했다. 사십대 아줌마,아저씨,중딩,초딩이 mp3앞에 둘러앉아 공산당선언 강의를 듣고 있는 장면을 상상해보면 좀 웃기기는 하다. 사회적 생산도구를 가지고 있으니 그 이름도 거룩한 브루조아가 제 자식에게 의식화 교육을 시키냐고 말하면 '내 새끼 교육이니 내맘'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설마 중딩과 초딩이 공산당선언을 공부한다고 해서 장래 뛰어난 좌파 혁명가가 되거나 맹렬좌익분자가 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이 공부를 통해서 내가 살고있는 이 세계가 어떻에 이루어져 있으며 어떤 역사적 사건들의 산물이고 이 세계를 움직이는 것이 어떤 것들인가에 대해서 함께 공부해 보고 싶다. 그래야만 최소한 '살아있는 시체'가 되어 이리저리 휩쓸리며 마지막 한방울까지 쪽쪽 빨리지는 않을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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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를 죽이다







그린이 : 천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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