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가 애를 낳고....^^
일년전에 고2 여학생이 소화가 안되고 속이 더부룩하다고 온 일이 있었습니다. 처음 위염 정도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느낌 안좋아서 검사를 해보니 임신이더군요. 황당하지만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일이라...
"어쩌나...... 임신이네...."
".............................."
"............................."
"네"
그 여학생은 너무나 담담히 대답하고는 돌아갔습니다. 그리고나서 얼마전에 그 여학생이 다시 왔는데 놀랍게도 이번에는 아기를 안고 앳된 남학생하고 왔더군요. 솜털이 보송보송한 두 아그들이 아기를 안고 오니 참 보기 좋았습니다.^^ 얼마전 '리틀맘'이라는 다큐를 보니까 어린나이에 애낳고 키우느라 무진고생하던데 양쪽 집에서 인정해주고 결혼시켜서 알콩달콩 고딩 시절을 보내고 있는 모습을 보니.... 엄청 부럽더군요.^^
올해 고등학교 갓 졸업하고 들어온 조무사가 일도 잘하고 성격도 좋아서 오랫동안 일해줬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야기해보니 아버지가 68년생이랍니다.(저보다 두살 어린데 스무살짜리 딸이 있으니....) '첫사랑에 실패 안했으면 너만한 딸이 있다'는 말이 농담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는데.... 몇 달간 일 잘하고 지내다가 며칠전부터 밥을 못먹고 비실거리길래,
"몸이 안 좋은 거 같네. 어디 아픈지 말해봐. 처방해줄께"
"에휴~~ 원장님이 해결해 주실 수 없는 거예요."
"그럼 오빠한테 전화해서 맛난 거 사달라고하던지"(남친은 군입대 예정인 대학생)
"에휴~~~~~"
결국엔 도저히 힘들어서 일 못하겠다고 하는데 이유는 뭐 그 이유죠. ㅠ.ㅠ
친정(?)에서 난리가 났는데 남자 쪽에서 유산은 안된다고 꼭 나아야한다고 해서 짐싸서 남친집으로 들어갔다네요.^^ 고생길이야 훤히 열렸겠지만 둘의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인생 별거 있나요. 살고 싶은 사람하고 지지고 볶고 살면 그만이죠.^^
올해 말이면 저보다 두살 어린 아버지는 이제 할아버지가 되는 거군요. 자기도 그래서 애낳고 살고 있으니 딸네미한테 할 말이 별로 없을 거라 생각이 듭니다.^^
저는 앞으로 몇년쯤 지나면 손주를 안아볼 수 있을까요? 재관, 지관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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