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




올해 처음 본 제비.

어렸을적 고향집 처마에는 여름마다 제비가 집을 지었습니다. 논흙을 물어다 집을 짓고 새끼를 낳아 짹짹거리는 그 작고 빨간 입에 먹이를 물어주는 어미들을 보고 자랐습니다. 참새는 알곡을 먹는다고 쫒느라 여념이 없었지만 제비는 벌레는 먹어준다고 집도 애지중지하고 그랬죠. 지금은 제비도 참새도 참으로 귀한 세상을 만들어버렸습니다. 사람이 저만 잘 살겠다고 그리 세상을 만들었는데 결국엔 자신도 제대로 살지 못하는 땅을 만들고 말았어요.

어느덧 저도 어미가 되어 짹짹거리는 새끼입에 밥들어가는 게 흐믓한 나이가 되었습니다. 내입과 내새끼한테만 좋은 거 먹이려고 누구한테 피눈물나게 하는 건 아닌지 불편할 따름입니다. — 강화읍 봉성천 뚝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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