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꾼의 닭요리
사냥꾼의 닭요리라는 이름의 유래는 사냥꾼이 사냥하러 나갔다가 꿩이나 토끼를 못잡고 허탕을 친 날에 닭을 사가지고 집에가서 요리한다는데서 비롯된 이름이라는데 그럴듯합니다. 낚시꾼이 잔챙이만 잡다가 생선 사가지고 들어가는 거하고 비슷하군요.
아무래도 사냥꾼이 하는 요리니까 좀 터프합니다. 그러니까 굉장히 간단하고 솔직한 요리라는 거지요. 이태리 요리는 대부분 이런 방식의 요리가 많지만 돈이 많은 북부 보다는 가난한 남부쪽 요리가 더 그렇겠죠. 아무래도 배에 기름낀 사람들은 먹는 거 가지고 요리조리 장난치기 시작할 테니까요. 미식가를 싫어하는 요리사라 좀 까칠합니다.^^
먼저 닭고기에 소금과 후추로 간하고 버무려 놓습니다. 오랜시간 재워놓을 필요도 없어요. 그냥 10분 이상. 사냥꾼이 닭구어 먹는데 몇시간씩 마리네이드 하고 이러면 곤란하겠죠.

배울때는 뼈를 바른 닭다리 살로 했는데 무항생제 닭고기 중에는 뼈바른 닭다리가 없어서 닭다리를 사다가 직접 뼈를 발랐습니다. 4개 정도 하고나니 도저히 못하겠어요. 그래서 그냥 칼집만 넣었습니다. 물론 다리살이 아니고 닭볶음용으로 나오는 토막친 닭으로 해도 됩니다.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4등분한 마늘을 볶다가 사방 1cm크기로 자른 파프리카, 양파를 볶습니다. 적당히 볶아지면 다른 그릇에 덜어놓습니다.
야채를 볶은 팬에 닭고기를 올려서 겉면이 노릇하게 구워줍니다. 나중에 토마토 소스를 넣고 한참을 끓일거니까 다 익히지 않아도 됩니다.
노릇하게 구워지면 화이트와인을 넣어 잡냄새를 날려주고 토마토 소스를 넣고 약한 불에 뚜껑을 덮고 끓입니다.
토마토 소스 : 홀토마토, 뻬뻬론치노 3개, 칠리소스 2T, 설탕 1t, 발사믹 비네거 1T, 로즈마리, 소금, 후추
국물이 자작해지면 뒤집어 줍니다. 가끔 뒤집어주지 않으면 바닥이 타버리니 주의.
소스가 거의 졸아들때까지 끓여서 파슬리를 뿌려서 내면 끝!

마트에서 만원주고 산 스파클링 와인을 마시면서 김여사와 잡담. 요리의 참맛은 바로 이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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