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百)의 그림자

평론가 신형철 추천작중 하나로 큰 기대없이 집어들었다가 뭉클한 마음으로 책을 덮게 되더군요. 다소 애매한 환상소설인줄 알았는데 신형철의 해설을 보니 어쩔수없는 선택이라는 거 이해가 됩니다. 신형철은 '이 소설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이렇다. 이 소설은 사려 깊은 상징들과 잊을 수 없는 문장들이 만들어 낸, 일곱 개의 절(癤)로 된 장시(長詩)다. 이 소설은 한 단어로 정리하면 이렇다. 고맙다. 이 소설이 나온 것이 그냥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라고 썼네요. 참 평론가가 쓴 글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렵게 귀엽습니다. 노골적인 주례평론이나 빨아주는 그런 글 하고는 다르지요. 신형철이 고맙다고 한 이 소설을 찬찬히 반복해서 읽어 보세요.

주인공이라 할수 있는 은교와 무재의 대화에는 뭔가 어색한게 있는데 그 이유가 그들의 대화에는 '독단적인 판단이 없고 그 판단의 강요가 없으며 효율을 위한 과속이 없다. 그대신 어떤 윤리적인 거리가 있다. 그 거리가 대화를 느리고 조심스럽고 겸손하게 만든다' 라고 해설을 하네요. 사랑한다면서도 내 판단을 은연중에 강요하고 결론을 빨리 내리는 무의식의 폭력의 행하는 그동안의 대화가 부끄러워졌습니다.

특히 사랑에 대해서 희망이 희미해 지셨거나 우리의 세상이 과연 살만한 곳인가 의문이 드시는 분들에게 추천. 건물입대업이 희망이신분들에게는 비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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