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을린 사랑

주말에 시네 큐브 광화문에서 '인 어 베러 월드'와 '그을린 사랑'을 연속으로 봤다.
둘다 지인들에게 좋은 영화라고 추천받아서 별생각없이 선택했다가 영화를 보고나서 엄청난 충격에 원-투 펀치를 맞은 듯 그대로 그로키 상태가 되고 말았다. 마음의 준비라도 했으면 덜 했을텐데.

영화가 끝나고 눈물을 닦고 일어나 아무말 없이 30분쯤 걸었다.
광화문 일대는 노동자대회가 열리고 있어서 경찰이 깔려있었고 간간히 성난 목소리가 확성기로 들려왔다.

그냥 먹먹했다.

두 영화가 우연하게도 폭력의 악순환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끝임없이 반복되는 폭력의 역사를 어떻게하면 끊을 수 있을까 고민한다. 예수도 부처도 폭력에 폭력으로 맞서지 말라고 하였지만 그게 쉬운가? 고리를 끊을 생각보다 당장의 주먹이 먼저 나가지 않는가?

상상하기조차 힘든 일을 당한 나왈 마르완은 자신의 자식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남긴다.




너희 이야기의 시작은 약속이란다.

분노의 흐름을 끊어내는 약속. 덕분에 마침내 약속을 지켜냈구나.

흐름은 끊어진 거야. 너희를 달랠 시간을 드디어 갖게 됐어.

자장가를 부르며 위로해줄 시간을. 함께 있다는 건 멋진 일이란다.

너희를 사랑한다.


http://today.movie.naver.com/t​oday/today.nhn?sectionId=1032






About this ent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