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흉국인


상상동물 이야기 15

- 관흉국인(貫胸國人)


해외(海外)의 동남쪽에 관흉국이 있다 이 나라 사람들은 가슴에 구멍이 뚫려 있어서, 귀한 사람을 모셔 갈 때, 앞뒤에 선 사람들이 긴 장대를 가슴에 꽂고 그걸로 귀인을 꿰어 간다

상처 받은 사람을 곧장 떠올린다면
당신도 한때는 관흉국에 살았다
그 사람이 오래된 타일처럼 떨어져 나갔다
대신에 그곳을 바람이 들고 난다

(권혁웅, 그 얼굴에 입술을 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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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겅퀴를 떠올렸다면 당신도 많이 아팠구나
가끔씩 찾아오는 가슴 언저리의 뻐근한 느낌
끊어진 줄이 바람에 흔들리며 상처를 덧내고 있어
그래 상처가 큰 건 잘못이 아니야
큰 상처에 큰 흉터
그래야 그대를 기억속에 가둘수 있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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