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2월 ~ 2010. 4월 결산
2009. 12월 : 701 Km
2010. 3월 : 92 km
2010. 4월 : 474 km
총 1267 km x 200원 : 253400원
새삼스레 뒤늦은 결산을 하니 참 겨울이 길고도 지긋지긋했군요. 작년 12월 23일 동짓날까지 자전거를 탔는데 그후로는 추위도 추위지만 눈이 여러차례 내려서 가늘고 미끄러운 도로 자전거로는 주행이 불가능한 상태였습니다. 물론 불굴의 의지를 발휘하여 바퀴를 싸이클 크로스 바퀴로 바꾸면 다닐 수도 있었겠으나.... 그러다가는 명을 재촉할거 같아서 지하철과 버스를 갈아타며 출퇴근을 했습니다.
참 간사한 사람의 몸이여서 따뜻한 히터가 나오는 버스에 앉아서 한시간 반을 졸다가 책보다 음악들으며 보내는 시간이 너무나 달콤하고 행복했습니다. 누구는 왕복 4시간의 출퇴근이 힘들어서 어떻하냐고 하지만 처자식딸린 중년 남자가 어디서 이런 개인적인 시간을 가질 수 있겠습니까? (이기간 버스에서 읽은 책이 무려 스무권이 넘네요. 책들은 나중에 따로 간단한 리뷰라도 올려야 되겠습니다.) 얼마나 좋았던지 폭설로 4-5시간씩 버스에 갇혀있으면서도 지겹기는 커녕 오히려 눈이 오기를 기다리기까지 했다니까요.^^
어쨌거나 아무리 몸부림쳐도 겨울은 가고 감질나는 봄도 가버리고 이제 성큼 여름이 다가왔습니다. 봄,가을로 일년중 몇 안되는 좋은 시절이니 아무생각말고 열심히 자전거 타고 다니렵니다.
작년에 자전거 출퇴근 거리 1 km당 200원씩 기부하겠다고 말해놓고 이제서야 약속을 지키게되었네요. 총 거리 1267 km에 253400원을 "고래가 그랬어"에 기부했습니다. 어린이 잡지인 고래가 그랬어를 전국의 공부방에 보내는 운동에 작은 힘이나마 보태게 되어서 뿌듯하기도 하지만 얼마 안되는 돈을 으시대며 내는 것 같아 부끄럽고 미안하기도 합니다.
그저 덜 미안하려면 더 열심히 달려서 더 많이 보내는 거 밖에는 답이 없군요.^^
추신 : http://www.goraeya.co.kr/new3/ 여기에 가시면 고래를 보실 수 있습니다.
강화터미널에서 버스를 내리면 바로 뒤는 당연하게도 논,밭,산입니다. 이런 풍경이죠.^^ 좀 일찍 도착한 날은 뒤쪽 논두렁을 걸어서 흥얼흥얼 노래를 부르면서 걸어가면 날에 따라 진진한 풍경들이 펼쳐집니다.
그리고 버스나 전철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보는 것도 재미납니다. 피로에 졸고 있는 비행소녀나, 책읽는 재미에 푹빠진 아가씨 - 지하철에서 보면 뭔가 들여다 보고있는 사람들의 80%는 핸드폰을 비롯한 전자기기이고 책을 읽는 사람은 이제는 아주 적어요. 송정역에서 무가지를 돌리는 아주머니, 토스트 포장마차 아줌마 등등을 보는 것도 전혀 모르던 풍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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