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휴가 보고서 2부

여행 2일째(8월10일)

효월님집에서 첫날 신세를 지고 아침에 일어나니 효월님께서 부지런히 아침밥을 하고 계시더군요. 손수 꺽어서 덖어놓으신 고사리로 끓은 국에 정갈한 반찬이 참 맛있었습니다. 아침을 먹으니 자꾸만 늘어지는 지관이를 재촉해서 집을 나섰습니다. 처음 생각은 올레길 12코스 시작지점인 무릉2리에 있는 무릉생태골게스트하우스에 베이스캠프를 치고(아주 무겁지는 않지만 배낭을 메고 타기가 싫어서요) 여기저기 돌아다니려고 했는데 피로가 풀리지를 않아서 일단 가까운 해수욕장으로 가서 하루를 푹쉬기로 했습니다. 어디로 갈까 고민을 하다가 3년전에 첫날 묵었던 협재해수욕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깔끔해진 지관.





뭐 계속 내리막입니다. 17km를 35분만에 주파하니 예전에 묵었던 협재해수욕장앞의 하얀집민박으로 바로 직행해서 예전에 묵었던 같은 방을 잡았습니다. 그때는 에어콘이 없었는데 에어콘 설치해서 하루에 4만원. 조금 비싼감이 있지만 제주도주민들에게 가는 돈은 한푼도 아깝지 않았습니다.

협재해수욕장은 제주도에서 물이 제일 얕고 풍광이 좋아 가족단위 피서객이 제일 많이 몰리는 곳이라죠. 네... 그렇습니다. 남주둘이서 오니 가족단위 피서객들이 득시글 거리는 곳에서는 정말 재미가 없더라구요. 비키니는 아동 및 유아들 밖에 없고...ㅠ.ㅠ  







물만보면 정신을 못차리고 무조건 뛰어들던 지관이도 이제는 늙었는지 재미가 없다고 하네요. 해수욕장 한바퀴돌아서 맥주몇병하고 과자 한보따리 사들고 들어가서 늘어지게 잠만 잤습니다. 자다자다 일어나 저녁먹고 또 다시 쿨쿨...

아빠! 왜 그렇게 잠만 주무세요?
- 굉장히 피곤했나봐. 휴가 간다고 일주일전부터 두배로 일하느라 무리했지, 여행간다고 전날에 잠을 잘 못잤거든.

여행가기 전날인데 왜 잠을 못자요?
-너는 소풍가기 전날이나 시험 전날에 떨리지 않아?

그런날은 전혀 떨린적이 없구요 다만....  여친하고 데이트하기 전날에는 좀 떨렸어요. 히히
-이구 역시나 굵은 신경줄은 외탁했나보다. 소심쟁이 아빠는 상상도 못할일.^^

총정리 : 주행거리 8km, 주행시간  35분
획득 마일리지 = 8 * 500원 = 4000점,






여행3일째(8월11일)
아침부터 비, 바람




3년전 사진





다음날 아침 민박집 앞에서. 밤새 비가 내렸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땅만 조금 젖어있고 비는 그친상태. 다만 겁나게 바람이 붑니다. 제주도에 왔으니 바람을 각오하긴 했지만 맞바람을 맞으며 서귀포까지 가려니 보통일이 아니네요. 다만 서풍이 부는 거니까 짧은 생각엔 모슬포를 지나면 뒤바람으로 바뀔거라는 희망을 가지고서....출발^^



지난 여행때 아이들 잃어버렸던 곳.


(3년전) 모슬포항에서 다시 찾은 아이들.


아침을 대충 파워바로 때우고 출발해서 아점을 먹기위해 모슬포항으로 가던중에 점점 비가 굵어지기 시작합니다. 휴식도 취할겸 버스정류장 옆 정자나무로 들어갔는데 자전거 여행중인 부자를 만났습니다. 대전에서 오신 분인데 저처럼 아들 자전거 빌리셨더군요. 일정이 우리보다 짧아서 좀 빡빡하던데 여행을 잘 마쳤나 모르겠네요. 이 친구도 지관이랑 동갑으로 중2였는데 엄청 후회하고 있는 표정이 역력했습니다.^^ 


모슬포항 항구식당. 돔매운탕 7000원.








송악산 오르는 길.





산방산이 구름에 가려 잘 안보이네요.




길거리를 보니 중문에 들어섰네요. 괜히 언더바잡고 폼잡는 지관.



중간에 길을 잘못들어가서 만난 이쁜 오솔길. 소낭팬션이라고 쓴 푯말을 소낭게스트하우스라고 착각하여 들어갔네요.







우는거니? 지관? 
서귀포 다왔으니 좀만 참거라. ^^



3년전 지관이 모습과 비교해보니 이런 걸 '환골탈태'라고 하는 거 같습니다.^^   3년전에 업힐 못하겠다고 자전거 내팽겨쳐서 달래서 올라오는 못습입니다.




중문에서 서귀포까지 짤막하지만 짭짤한 업힐이 몇개 있었는데 지관이 스스로도 놀라면서 가볍게 올라갔습니다. 체력도 좋아졌지만 워낙 자전거가 가벼워서....^^

학교동기가 개업하고 있는 재활의학과. 잠깐 들려서 서귀포 입성 신고를 하고 저녁 같이 먹기로하고 숙소를 잡았습니다. 올레꾼들이 많이 가는 민중각이라는 여관을 가려고 했는데 빈방이 없다고 하여 근처 동성모텔에 3만원짜리 방에 들어갔습니다. 샤워하고나니 딩굴딩굴 테레비만 보는 꼴이 보기 싫어서 서귀포 천지연폭포쪽으로 산책을 나갔습니다.




걷다보니 올레 표지인 파란색 화살표가 보입니다. 30분쯤 걸었으니 올레길도 걸은걸로 치자구.^^



총정리 : 주행거리 67km, 주행시간  4시간
획득 마일리지 = 67 * 500 = 33500점,  
-  총합 92500점




About this ent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