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 후기 - 1부

휴가 다녀온지 일주일이 다되어 가는 데도 후기를 쓰지 못하니 자꾸 조바심이 납니다. 어떤 여행이던 후기를 쓰지 않으면 끝낸게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기에 빨리 써보려고 했지만 이번 여행은 후기를 쓰기가 어렵습니다.(대부분 바디 랭귀지로 이루어진 여행이라 글로 옮기기도 힘들고.....^^, 그동안 저질러 온 휴가에 비하면 너무 평범해서 쓸 이야기도 없고 해서 안쓰고 버티고 있는데 김여사가 후기 안쓴다고 자꾸 뭐라해서 어쩔수 없이 씁니다. 그러니 재미없어도 이해하시길.)


7월 26일 오후 5시 20분 KTX를 타고 부산으로 출발. 맥주가 없으면 기차를 탄 보람이 없는 지라 캔맥주를 4개 마시니 어느덧 부산 도착.

당연히 택시를 탈것으로 생각했으나 김여사가 고향에 생긴 지하철을 타보고 싶다하여 해운대까지 여행가방 끌고 지하철로 이동했습니다.(뭐 서울하고 다를게 없지요. 부산 2호선도 녹색)

해운대역에서 조선비치호텔까지 솔찬히 멀더군요. 하지만 마당쇠는 군소리 없이 열심히 가방을 끌어야 합니다.^^  어째 해운대 여관뒷골목을 지나가는 데도 아무도 호객을 하지 않더랍니다.



마당쇠 달래기용으로 시켜준 아사이생맥주와 독일식 돼지족발 요리 - 학센,  겁나 비싸서 꼴랑 두개에 8만원이 넘더군요. ㅠ.ㅠ

다음날 더이상 게으름을 피울 수 없을 정도로 빈둥거리다 '초원 복국'집에서 아점을 먹고 해운대에서 사람들 구경을 했습니다. 아이들이 없으니 아침을 안먹어도 되고 바다에 들어갈 이유도 없고 교육적 목적으로 구경을 시켜줄 필요도 없으니 갑자기 여행 주제가 '게으름, 퇴폐, 향락'으로 바뀌더군요.^^

해운대 풍경(비키니 없습니다.^^)


해운대에는 이런 무시무시한 건물들이 들어서고 있었습니다.


특별히 갈 곳도 없고 해서 대연동에 있다는 '대남포장집'(어느분이 추천하시길 이곳하고 한국콘도 옆에 있는 대구탕을 안먹으면 죄악이라고 하셔서....)에 가려고 일찌감치 대연동으로 옮겨서 미리 조사해온 커피볶는 집을 찾아 커피도 마시고 저녁에 식사도 하려고 무작정 택시를 타고 대연동에 여관이 젤로 많은 곳으로 가달라고 했는데....

대연동 여관골목에서 오후 2시에 커다란 여행가방 끌고 들어와서 숙박하려고 한다고 했더니 여관 주인께서 어의가 가출한 표정으로 째려보더니 밤 열시 이후에 오라고 합니다. 당연히 낮에는 쉬어가는(응?) 손님을 받아야 하는데 대낮부터 숙박하겠다고 했으니 그쪽에서도 황당했겠지만 마당쇠 입장에서는 참으로 황당하더군요. 너무 더워서 짐을 끌고 다니다 탈진 직전에 저녁 7시면 방을 내주겠다는 여관이 있어 여관 이름도 기억 못하고 얼씨구나 짐을 버리고 부경대앞 커피집 '빈스'로 갔습니다.







학교앞이라 커피도 싸고 맛도 아주 좋았습니다. 무려 커피를 석잔씩 마시면서 이란옥샘을 기다렸습니다. 이것저것 아는체를 했더니 사장님이 갓볶은 커피까지 선물로 주셨습니다.

이란옥샘을 오랜만에 상봉하여 수다를 떨다가 대남포장집으로 갔는데 슬프게도 일요일이라 쉰다고 합니다. ㅠ.ㅠ  그래서 광안리 세꼬시집으로 가서 저녁먹고 다음날 금정산성 등반을 위해 일찍 취침.(믿거나 말거나^^)

광안리 저녁풍경. 광안대교가 놓이고 나서 야경이 멋있어졌다고 집값이 올랐답니다.



아직은 생생한 마당쇠




월요일 오전(7월28일)에 산성막걸리를 먹기 위해 금정산 공원으로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기로 했습니다. 지도상으로 보니 케이블카에서 내리는 곳하고 산성마을하고 상당한 거리인데 어느분이 케이블카 타고 가서 슬슬 걸어가면 산성마을까지 갈 수 있다고 했기에 일단 믿어 보기로 했습니다. 옛날 모드였으면 당연지사 케이블카도 제끼고 금정산 등반이었겠지만 이번 주제는 퇴폐, 방탕이기 때문에....^^

금정산 공원 입구에 있는 망미루







한참을 헥헥거리며 올라가니 로프웨이 정류장이 보입니다.





로프웨이에는 안내양이 같이 탑승하는데 설명같은 것은 없고 그저 문만 열고 닫습니다.^^


케이블카에는 자연통풍구가 있습니다.^^






5분만에 정상에 오르니 매점 아지매가 이 더위에 산성마을까지 걸어가면 큰일난다고 하셔서 그늘에서 쉬다가 션한 맥주한잔 마시며 노닥거렸습니다.






하도 심심하니 이런 셀카질 하면서 놉니다.




다시 내려가서 택시타고 산성마을로 갔더니 어찌나 심하게 호객행위를 하는지 정말 난감하더군요. 왠만하면 그냥 끌려가고도 싶지만 SOS를 쳤더니 젤 큰집으로 가랍니다.

산성막걸리는 달지않고 묵직한 바디감(응?)이 입안을 채워주는 맛이었습니다. 한모금을 넘기니 바람부는 산성위에서 행주치마를 움켜쥐고 외로이 서있는 여인이 떠올랐습니다.(이건 아닌가? ㅎㅎ)  술을 잘 못마시는 김여사도 맛나다며 홀짝홀짝 한잔을 마시고 다더니...... 잠시후.....



바로 누워버리더군요.^^  저는 염소불고기와 함께 혼자서 자작을 하면서 한 양동이를 다 마시고 났더니.... 이렇게 되었습니다.




시원한 방에서 한잠을 자고 일어나서야 정신을 차렸습니다.^^ 낮술에 취해서 한잠 자고 일어났으니 퇴폐, 방탕 모드에 딱 맞지요?

저녁에는 태극권 시범을 보기로 해서 그동안 다시 광안리에 있는 커피 볶는 집으로 버스타고 지하철 타고 갔습니다.


광안리 해수욕장 4번 구조대 의자 뒤에 위치한 '앨리스 2046', 별다른 정보는 없었고 이곳은 로스터기계가 두 대나 있어서 규모가 큰가 보다하고 갔는데 있곳은 지하에는 커피 아카데미로 바리스타를 양성하고 1층에는 거대한 프로밧 로스터기계로 로스팅을 2층에는 카페가 있는 아주 대단한 곳이었습니다. 사장님은 바리스타 20년 경력으로 어찌나 차근차근 설명해 주시는지 정말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깔끔하고 이쁜 주방.

2층 카페에 있는 태환 로스터기계. 주로 소량으로 볶는 고급 커피에 사용한다고 합니다.


소품 하나하나 신경써서 클래식풍으로 고르셨더군요.


타이머로 시간을 재가며 드립해 주시는 사장님. 과연 감동스런 커피였습니다.


이쁜 바리스타 언니.


1층에 있는 프로밧 로스터기.


그동안 김여사는 우아하게 커피 마시고...


약속장소로 가던중 발견한 목욕탕과 연립주택이 결합된 집입니다.


이란옥샘께서 일부러 주선해 주신 '진가 태극권' 도장에서 한시간 넘게 태극권 수련하는 모습을 참관했습니다. 괜찮은 사진을 몇장 건졌으나 도장측에서 수련하는 모습이 노출되는 게 싫은지 지워달라고 해서 주인공이 나고는 장면만 크롭했습니다.





태극권 참관을 마치고 쭈꾸미집에서 저녁을 먹었는데 쭈꾸미 샤브샤브가 기가막힐정도로 맛있었습니다. 매콤한 육수에 데쳐서 깻잎에 싸서먹는데 셋이서 오인분을 싹 해치웠습니다.




저녁을 먹고 이샘 단골 카페를 가기 위해 황령산으로 올라갔습니다. 바람도 시원하고 부산 야경이 아주 장관이었습니다. 길거리 카페가 몇 곳 있었는데 이 아저씨만 인산인해....




다음날도 느긋하게 일어나 해운대 한국콘도 옆에 있는 '속씨원한 대구탕'에서 아점을 먹고 슬슬 해운대 바닷가를 거닐었습니다.
주로 닭살커플시늉하기, 서로 사진찍어주기, 셀카찍기, 비키니 훔쳐보기 등등을 하다가 다시 광안리로 돌아와서 한적한 카페에 들어가 포도주로 낮술 마시기....^^









광안리 공중전화.





술을 마셨으니 커피도 한잔 해줘야 하기에 다시 '엘리스 2048'로 가서 커피 몇잔 마시고 노닥거리다 레고동호회 회원들과 저녁을 먹기로 한 회집으로 갔습니다. 장장 3박4일간 끌고다닌 위스키 두병과 함께.^^






싱싱한 농어회에다 위스키 두병에 소주 몇병을 마시고 만취.^^

다음날 새벽에 범어사에 가자는 이란옥샘 전화를 받았으나 비몽사몽간에 포기했습니다.^^(미안해요 이샘.)  12시에 부산을 출발하여 3시 도착. 아이들 성화에 교육감 선거했으나 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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