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cid fall - 국경의 밤




























1. 마음은 노을이 되어 (Feat. 전제덕)    
2. 무지개    
3. 국경의 밤 (Feat. 김정범)    
4. 가을 인사 (Feat. 이적)    
5. 노래할게    
6. 빛    
7. 날개    
8. 바람, 어디에서 부는지    
9. Kid    
10. 라오스에서 온 편지 (Feat. My Aunt Mary)    
11. 사람이었네    
12. 당신 얼굴, 당신 얼굴 (Feat, 정수욱)  

대부분의 의사들이 많은 제약회사 직원들을 만나겠지만 제가 일하고 있는 강화에서 '인성의원'은 나름 인지도가 있어서^^  하루에도 여러명의 직원들을 만나게 됩니다. 눈치빠른 사람들은 약 이야기(디테일이라고 하더군요)는 조금만 하고 후딱 나가주는데 이들도 맨날 성질더러운 의사들 만나서 아쉬운 소리를 해야하는 일이 보통일이 아닐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화이자 같은 다국적 제약회사들은 젊은 여자들을 마케팅직원으로 많이 채용해서 씽씽한 여자의 목소리 한번 들어보기 힘든 농촌지역에서는 은근히 기분이 좋기도 하답니다.

우연히 술자리에서 민노당 당원임을 알게된 모 제약회사 직원이 오랜만에 찾아와서는 대선 끝나고 어떻게 지내셨냐고 한숨섞인 인사를 하더군요.(공산당선언을 필사하며 공부한다고 이야기하다가 알게되었는데 저는 사실 민노당 당원은 아닙니다. 경로당당원이지요.^^)  저는 요새 안듣던 음악을 열심히 들으며 마음을 다스리고 있다고 하며 웃었습니다.

요새 듣고 있는 음반은 Lucid fall의 국경의 밤, 김두수의 열흘나비, 영화 Once 의 OST, 담다디 이상은의 13집 The 3rd place 등등입니다. 루시드 폴은 신문기사에서 듣고 구입했는데 서울대 공대를 나와서 스위스에서 유학하고 있는 과학도라고 합니다. 공부도 잘하고 노래까지 잘 하는 게 딱 "엄마친구아들"인데 처음 들어보니 너무나 잔잔한 음악에 목소리가 낮아서 가사가 안들려서 당황스럽더군요.(집으로 가는 차에서 틀었는데 가사가 안들리니 울화가 치밀더군요. 나중에 들은 김두수도 마찬가지....)

나중에  볼륨을 키우고 찬찬히 들어보니 가슴이메어 옵니다.

사람이었네

어느 문닫은 상점
길게 늘어진 카페트
갑자기 말을 거네

난 중동의 소녀
방안에 갇힌 14살
하루 1달라를 버는

난 푸른 빛 커피
향을 자세히 맡으니
익숙한 땀, 흙의 냄새

난 아프리카의 신
열매의 주인
땡의 주인

문득, 어제산 외투
내 가슴팍에 기대
눈물 을리며 하소연하네
내 말 좀 들어달라고

난 사람이었네
어느날 문득 이 옷이 되어 팔려왔지만

난 사람이었네
공장 속에서 이 옷이 되어 팔려왔지만


페르시아 양탄자와 아프리카산 커피를 생산하는 어린 노동자들의 고단한 현실을 낮은 목소리로 노래를 부릅니다. 이 친구가 스위스 로잔에서 이란 출신 친구와 양탄자 가게를 지나가는데 양탄자 가격을 보고 놀라는 그의 모습을 보고 이걸 만드는 여자 아이들은 하루에 1달러도 벌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노래를 만들었다고 하네요.

세상을 따뜻하고도 살만하게 만드는 건 목에 핏줄 세우며 소리치는 사람들이 아니라 낮지만 꾸준한 목소리로 올바른 길을 이야기하며 묵묵히 걸어가는 이들에 의해 만들어 진다고 믿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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