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번개 후기



금요일 아침 아홉시에 약속장소인 안양천 합수부로 나가니 이런 인물들이 서있습니다. 웃으면서 오늘은 슬슬 관광라이딩 맞죠! 하시는데 느낌이 안좋습니다.^^

왼쪽 김수호님 : 지난번 송추CC때 업힐에서 휙하고 올라가셔서 제가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때는 까만 나이키 신발이었는데 이번에는 빨간 SIDI 신발을 신고 오셨더군요.  

오른쪽 김대경님 : 터미네이터풍으로 분위기 심상치 않군요.

잠시후에 브리님, 고기님오셔서 출발. 주인공인 코피님을 비롯해서 7명이면 평일 번개치고는 흥행성공입니다.

제 자출길을 그룹 라이딩으로 달리니 기분이 좋았습니다.(처음에는) 48번도로를 따라 달리다 얼마전에 새로 생긴 김포 우회도로에 접어드니 멤버들이 본성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평소에는 엄청나게 차들이 과속하는 길이라 언감생심 꿈도꾸지 못하는 길이었으나 이번에 처음으로 신나게 달렸습니다.........만, 제가 앞장서다 뒤로 빠지자마자 마구 달리기 시작하는데 교통사고 후 2주간 공백기간이 있어서 그랬는지(희망사항) 도저히 따라가지 못하겠습니다.

"강화도 반도 못왔는데 가이드를 죽일셈이냣!" 외치면서 죽어라 따라갔습니다. 아무래도 이때 오버페이스를 한게 라이딩 내내 고생하는 원인이 된거 같습니다. (물론 다른 분들은 뭐 이정도 가지고 그러냐고 하시겠지만요.)




1시간 20분만에 강화도착. 그동안 제가 세웠던 자출 기록은 1시간 26분이었는데 과연 그룹의 힘이 세군요. 타이어 공기압이 부족한 코피님을 위해 잠시 중간보급처인 '인성의원'에 들어 바람넣고 고기님은 그 와중에 체인에 기름칠하고.... 여기서 제일 큰 실수는 이 JS들에게 병원 접대용 드링크 '홍삼 꿀 드링크'를 공급한 일이었습니다. 가뜩이나 펄펄나는데 홍삼까지 공급했으니....^^












검문소를 우회하기 위해 마을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나중에 나갈때 검문소에서 마을로 돌아가는 샛길을 비밀해달라는 병사들의 애절한 소원수리를 받기도 했습니다.(제 생각엔 그냥 통과시키면 다니는 사람들이 알아서 거수자들을 신고해 줄텐데 이상합니다. 조만간 철책과 민통선은 없어지리라 기대합니다.)

저멀리 보이는 산이 북한입니다. - 가이드답게 설명하는데...다들... '에이 설마' 하네요.^^



평일에, 시골에, 심지어 민통선 안이니 얼마나 한적하겠습니까?  지금부터는 마구 오르고, 달리고, 놀기도 하면서 달리고 달리는데 역시나 슬슬 언덕만 나오면 흐르기 시작합니다. 흑흑... 이때부터 가이드가 아니라 짐이 되기 시작.












차가 너무 없으니 이런 짓까지 합니다.









석모도 가는 외포리 선착장 가기전에 나오는 업힐. 친절하게 천천히 가라고 하지만 듣지 않네요.



예전에 점심 먹었던 음식점까지 가려면 언덕 두개를 또 넘어야 했기에 나름 꽃게탕으로 유명한 외포리 '충남 서산 꽃게탕'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습니다. 계속 가다가는 양다리에 쥐가나는 불상사가 일어날 지경이었습니다. ㅠ.ㅠ



















등딱지 득템! 고기님.





선수리에서 석모도를 바라보며 지나간 옛 여자를 생각하는 아토미님!, 제가 석모도 마지막배는 저녁 6시30분이라는 정보를 알려드렸습니다.^^

강화도 남쪽 해안선을 따라 달려서 마니산과 동막해수욕장, 분오리 돈대에서 갯벌 구경을 했습니다.







오후 3시정도에 동막에서 출발해서 초지대교에서 저는 일행과 헤어져 강화읍으로 가고 나머지 일행은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저는 저녁에 병원에서 회식이 있었거든요.

병원에 도착해서 샤워하고 회복드링크 마시고 잠시 기절했다가 코피님한테 전화를 했더니 200km 채우느라 선유도까지 갔다왔다는....^^

저녁먹는데 직원들이, "원장님! 오늘은 어째 어디다 혼을 빼먹고 오신거 같아요" 그럽니다. 혼은 동막쯤에서 흘리고 왔는데 맥주한잔 마시니 좀 돌아왔습니다. 가이드가 부실해서 - 맨 뒤로 흐르는 가이드처럼 비참한게 없습니다.ㅠ.ㅠ

여섯 야생마들이 뛰노는 틈에 뜬금없는 노새가 끼어서 무지하게 고생한 하루였습니다.^^  하지만 사람들도 좋고, 날씨도 좋고, 점심도 맛나게 먹은 기억에 길이길이 남을 하루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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